[점프볼=안양/민준구 기자] 삼성의 펠프스 의존증이 극심해지고 있다.
서울 삼성은 1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 전에서 78-101로 대패했다. 삼성의 12인 엔트리 중 유진 펠프스를 제외하면 모두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KBL에서 특정 외국선수에 의존하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득점 확률이 가장 높은 선수가 공격하는 건 그 누구도 비난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다섯 명이 뛰는 농구에서 한 명만 득점을 몰아넣으면 그 팀은 절대 이길 수 없다.
이날 삼성은 68회의 야투 시도, 22회를 성공했다. 그중 펠프스가 무려 23회, 밀러는 15회 시도했다. 두 선수의 합계는 총 38회로 국내선수들보다 많은 수준이다. 단순 기록만 보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KBL 대부분의 팀들 역시 외국선수의 공격 기회가 전체 국내선수들보다 많은 수준이니까. 그러나 문제는 따로 있다.
KGC인삼공사는 펠프스 봉쇄를 위해 김승원과 레이션 테리의 협력 수비를 준비했다. 오세근이 없는 상황에서 KGC인삼공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삼성 역시 펠프스에 대한 상대의 대응을 모를 리 없었다. 이제껏 펠프스를 막아온 모든 팀들의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기범과 김현수 등 삼성의 포인트가드들은 밀집 수비에 막힌 펠프스만 바라봤다. 2~3명의 선수가 가로막고 있었지만, 삼성은 경기 내내 펠프스를 골밑에 두고 가만히 서 있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2, 3쿼터는 펠프스와 밀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문태영과 이관희가 간간이 득점을 해줬지만, 부족했다. 신인 강바일을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승부에 영향은 없었다.
반면, KGC인삼공사는 테리와 에드워즈 외에도 박형철, 김승원, 최현민 등 국내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극과 극의 모습이 펼쳐진 것이다.
승부가 결정된 4쿼터, 삼성의 국내선수들은 KGC인삼공사의 느슨해진 수비를 이용, 득점을 해냈다. 그러나 영양가는 없었다. 가비지 타임에서 나온 득점은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
삼성의 이런 문제는 한, 두 경기에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시즌 들어, 이관희까지 상대의 집중 수비에 막히며 국내선수 득점은 점점 고갈되어 가고 있다. 주축선수들의 부상 공백도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국내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마땅한 해결책도 없다. 1월 29일 제대 예정인 임동섭과 김준일을 바라보고 있지만, 현재 성적으로는 반등의 기회조차 얻을 수 없다. 결국 국내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펠프스와 밀러에게 더 많은 걸 바랄 수는 없다.
# 사진_박상혁 기자
2018-12-20 민준구([email protected])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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