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의 새 공격 옵션으로 자리 잡은 김신욱이 손흥민과 투톱을 본다면?
[골닷컴] 서호정 기자 = 축구 국가대표팀의 터키 전지훈련 최대 성과는 김신욱이다. 김신욱은 몰도바, 자메이카, 라트비아를 상대로 머리로만 4골을 터트렸다. 동아시안컵 한일전부터 A매치 4경기 연속골(6골)의 호조다. 4경기 연속 헤딩 골은 대표팀 역사상 최초다.
신태용 감독도 만족을 표시했다. 그는 5일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자리에서 김신욱을 칭찬했다. 골을 넣었다는 것뿐만 아니라 움직임, 발 기술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것. 러시아 월드컵에 나설 공격의 한 축으로 김신욱이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김신욱의 활약은 공격에서 손흥민 의존도가 너무 큰 게 고민이었던 신태용 감독에게 선택의 가지 수를 넓혀준다. EPL에서도 정상급 골 결정력을 보여주는 손흥민을 여전히 공격의 중심에 두지만 상대에 따라 그 파트너를 다르게 가져갈 수 있다.
손흥민은 신태용 감독 체제의 대표팀에서 이근호, 황희찬도 주로 호흡을 맞췄다. 대표팀의 플랜A가 된 4-4-2 포메이션이 정착한 뒤에는 이근호, 구자철이었다. 아직 김신욱과의 투톱 조합은 실전에서 나오지 않았다. 오는 3월 북아일랜드,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가동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신욱 역시 손흥민과의 조합에 대한 기대가 크다. 두 선수는 ‘톰과 제리’로 불리우며 긴 시간 우정을 나눠 왔다. 그러나 정작 그라운드 위에서 환상의 파트너가 될 기회는 많지 않았다. 김신욱과 손흥민이 선발로 함께 나선 것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전이 마지막이다. 그나마도 당시엔 김신욱이 최전방을, 손흥민은 왼쪽 측면을 봤다.
5일 귀국 후 인터뷰 한 김신욱은 “흥민이와는 늘 함께 뛰고 싶었지만 내가 부족해 그 동안 기회를 얻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브라질 월드컵 이후 김신욱은 아시안게임에서 당한 부상으로 슈틸리케 전 감독 출범 초기 소집되지 못했다. 이후 리그에서 제 기량을 보이며 호출됐지만 주로 후반에 고공 플레이를 위해 나서는 일이 많았다.
유럽파를 소집할 수 없는 동아시안컵, 터키 전지훈련에서 자신이 대표팀에서도 선발용에 어울린다는 것을 증명했다. 김신욱은 “이제는 흥민이와 함께 투톱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라며 밝은 목소리를 냈다. 소속팀에 집중하면서도 대표팀 경기를 챙겨 본 손흥민 역시 김신욱의 최근 활약에 반가움을 표시했다.
4-4-2 포메이션에서 김신욱-손흥민 조합이 가동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김신욱은 그럴 경우 손흥민을 위해 맞춰진 헌신적 플레이를 더 해야 할 거라고 봤다.
“같이 나간다면 내가 전적으로 맞춰야 한다. 기본적으로 흥민이한테 찬스를 밀어줘야 한다. 크로스가 올 때 흥민이 쪽으로 잘 연결하면 확실히 마무리해 줄 것이다. 수비 부담은 내가 더 짊어져야 한다. 활동량도 더 늘리도록 신경 쓰겠다.”
이전과 달리 손흥민과 호흡을 맞추고 컴비네이션을 준비 할 여유가 생겼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김신욱이 신태용호에 적응을 마치고 코칭스태프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신욱 본인도 “팀이 구사하려는 전술적 방향을 이해하고 있다. 그 안에서 흥민이와 호흡을 맞추면 된다”라고 말했다.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어떤 선수보다 좋다. 김진수, 황희찬 등 손흥민과 각별한 선수가 있지만 김신욱은 그 분야의 원조다. 그는 “예전처럼 룸메이트 하기는 어려울 거다. 흥민이도 이젠 대표팀 짬이 차서…”라며 웃으면서도 “축구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건 늘 즐겁고 편하다. 문제 없을 거다”라고 말했다.
최근 대표팀에서의 잇단 활약상의 공은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돌렸다. 김신욱은 “신태용 감독님이 워낙 디테일하게 준비해 주신다. 전경준, 차두리 코치님은 팀 미팅에서 나를 활용하기 위한 크로스 위치나 시도 방식을 일일이 잡아줄 정도였다. 팀이 나를 살렸다”라며 감사를 표시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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