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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선동열 “판사는 판결로 말하고, 감독은 결과로 증명한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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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3 (수) 11:22

                           
-1일 선동열 감독이 국회에 제출한 ‘선동열의 의견’ 입수
-“현장 스포츠인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 채택은 위험”
-“야구는 철저히 통계와 포지션이 최적화된 독특한 스포츠. 그 기준과 통계에 따라 대표팀 선수 선발했다”
-“아시안게임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일본 이겼고, 국민 여러분들께 금메달과 함께 즐거움을 선사했다”
-“정치가 스포츠에 개입할 땐 평등해야. 다른 종목에도 유사한 문제 제기 있는데…”
-“난 국회가 정한 법과 제도에 충실했을 뿐 오로지 야구만을 위한 병역 특례제도를 설계하지 않았다.”
 
[단독] 선동열 “판사는 판결로 말하고, 감독은 결과로 증명한다”

 
[엠스플뉴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야구대표팀을 이끈 선동열 감독이 공식 입장을 밝힌다. 
 
10월 2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선 감독이 4일 KBO 회관에서 대표팀 선수 선발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아시아경기대회 야구대표팀은 대회 전부터 선수 선발로 큰 논란에 휩싸였다. ‘실력이 되지 않는 선수를 합당한 이유없이 선발했다’는 게 논란의 이유였다. 아시아경기대회 때마다 아마추어 선수를 뽑았던 관례를 뒤로하고, 전체 대표팀 멤버를 프로선수로만 뽑은 것도 반발을 불렀다. 
 
한 야구인은 야구대표팀 선수 선발 문제로 촉발된 병역특례 논란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했음에도 지금껏 ‘이것이 진실’이라고 말한 이가 단 한 명도 없다 특히나 대표팀 구성에 전권을 행사한 선 감독이 입을 ‘꽉’ 다문 통에 조기 진화가 가능했던 논란이 국감장으로까지 번지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10일부터 시작하는 정기국회 국정감사에 선동열, 양해영 KBSA(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도 야구대표팀 선수 선발 논란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까닭이다.
 
여기서 두 가지 의문이 생긴다. 어째서 선 감독이 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난 지 한 달여가 지난 지금, 갑자기 입장 표명에 나서냐는 것이다. 두 번째는 ‘선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무슨 말을 할 것인가’이다. 
 
엠스플뉴스는 선 감독이 1일 국회에 보낸 입장문을 입수했다. 국정감사 증인 채택 여부에 대한 국가대표 야구 감독 선동열의 의견이란 제목의 입장문은 A-4 용지 5장 분량의 장문이다. 기자회견에 앞서 선 감독의 입장이 무엇이고, 그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엠스플뉴스가 ‘선동열의 의견’을 통해 살펴봤다.
 
“선수 선발은 감독 고유 권한, 부정한 청탁 운운은 명예훼손. 비공개를 전제로 선수 선발 기준 제출할 수 있다.”
 
[단독] 선동열 “판사는 판결로 말하고, 감독은 결과로 증명한다”

 
야구대표팀 선동열 감독이 ‘선동열의 의견’이란 제목의 입장문을 국회에 보낸 이유는 간명했다. 
 
언론을 통해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저에 대한 증인 채부를 논의 중이라는 보도를 접했습니다…현장 스포츠인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 채택의 위험성 등 몇가지 사항에 대해 진솔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자신의 국감 증인 채택이 부당함을 역설하기 위해 입장문을 작성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선 선 감독은 ‘국가대표 선발 행위는 감독의 고유 권한’임을 명확히 했다. 선 감독은 야구는 철저히 통계의 스포츠이자, 포지션이 최적화되어 있는 독특한 스포츠라며 저는 그 기준과 통계에 따랐고, 저를 비롯한 7명의 코칭스탭이 치열한 토론을 벌였으며 그 결과에 바탕을 두고 감독인 제가 최종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고자 선 감독은 국감 증인 채택 목적이 선수 선발 과정의 적절성 여부라고 한다면 ‘비공개를 전제로’ KBO를 통해 선발 기준 및 통계 등 근거자료를 언제라도 제출하거나 설명하겠다고 했다.
 
한 야구인은 선 감독의 주장을 듣고서 “대표팀 선수 관련 기록과 통계는 인터넷 검색만으로 충분히 파악 가능한 내용인데 굳이 ‘비공개’란 전제를 달 이유가 있을지 모르겠다. KBO에 선수 선발 기준이 따로 있다는 얘기도 처음 듣는다”며 “만약 선수 선발 기준이 있다면 처음부터 공개를 하지, 왜 지금 공개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고갤 갸웃했다.
 
[단독] 선동열 “판사는 판결로 말하고, 감독은 결과로 증명한다”

 
주목할 발언은 다음이었다. 선 감독은 판사는 판결로 말해야 한다고들 한다 국가대표 야구감독이라면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통해야 하고, 결과로 책임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이 말을 꺼낸 건 다음에 이어질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아시안게임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있었습니다만, 저와 국가대표 야구팀은 최종적으로 일본을 이겼고, 국민 여러분들께 금메달과 함께 즐거움을 선사해드린 데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일본전에서 승리하고, 금메달을 따는 게 감독의 가장 큰 임무라 판단해 거기에만 올인했다’는 것이고, 부정적으로 해석한다면 ‘따라는 금메달 따줬고, 일본전까지 이겼는데 왜들 난리냐’는 말로도 들릴 수 있는 대목이다.
 
선 감독은 선수 선발과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거나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등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평생 스포츠인으로 살아왔고, 현재 국가대표 감독으로 나라에 봉사하고 있는 저에게는 분명한 모욕이자 명예훼손이라며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기에 국회의원님 여러분들께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확고한 믿음을 가져주시기를 한 인간으로서, 신앙인으로서,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호소했다.
 
“정치가 스포츠에 개입할 땐 평등해야. 다른 종목에도 유사한 문제 제기 있는데…”
 
[단독] 선동열 “판사는 판결로 말하고, 감독은 결과로 증명한다”

 
선동열 감독은 그간 논란에 침묵했던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원칙적으로 야구행정과 행정은 구분되어야 합니다. 저는 땀과 먼지로 범벅된 현장의 책임자입니다. 그래서 저는 관련한 논란에 대해 야구행정 파트에서 대응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작전과 훈련, 경기를 제외한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언급을 자제해 왔습니다. 
 
이어 선 감독은 근거없는 일부의 의혹에 대하여 지금까지 대외적 입장표명을 자제하는 것이 현장 스포츠인의 도리라고 생각해왔습니다만, 필요하다면 국민과 언론을 상대로 입장을 밝히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선 감독의 ‘검토’는 결국 4일 기자회견으로 현실화됐다.
 
선 감독은 자신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는 것에 대한 부당함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놀랍게도 프로야구 37년 역사상, 그리고 과문한 탓입니다만, 한국 국회와 스포츠의 역사상, 감독의 고유 권한 자체가 국정감사 등에서 정치 문제화된 사례는 일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포츠는 철저히 스포츠 고유의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거나 평가받아야 마땅합니다. 정치나 법이 개입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선 감독은 (정치가) 개입하고자 하더라도 그 개입은 평등해야 한다…또 다른 일부 종목에서도 유사한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말로 대표팀 감독 가운데 유독 자신만 국감 증인으로 채택한 것에 대해 국회에 강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단독] 선동열 “판사는 판결로 말하고, 감독은 결과로 증명한다”

 
‘논란에 대해 야구행정 파트에서 대응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는 선 감독에 주장해 모 구단 고위 관계자는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이 고위 관계자는 “선수 선발 전권을 행사한 사람이 누군가? 바로 선 감독 자신이다. 야구행정 파트에서 할 일을 선 감독이 전부 행사해놓고 지금 와 ‘난 모른다’고 하는 게 말이 되나. 야구행정 파트에서 대응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했다면 왜 진작 그런 의견을 KBO와 KBSA에 전달하지 않은 것이냐”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 ‘짖다 말겠지’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대처하다가 막상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니 야구행정 파트 운운하는 게 아니냐고 일갈했다.
 
“난 국회가 정한 법과 제도에 충실했을 뿐 오로지 야구만을 위한 병역 특례제도를 설계하지 않았다.”
 
[단독] 선동열 “판사는 판결로 말하고, 감독은 결과로 증명한다”

 
선동열 감독은 ‘반성’과 관련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선 감독은 평생 스포츠인으로 살아오다 보니 여론의 흐름이나 결에 간혹 둔감하지 않나, 그런 염려를 하며 살아간다. 이번에도 역시 우리 청년들의 고통, 병역 특례제도의 문제점 등을 비롯한 사회적 아픔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돌이켜 반성하게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선 감독은 이어진 문장에서 금메달리스트들에 대한 병역 특례제도는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에 근거한다. 저는 국회가 정한 법과 제도에 충실했을 뿐 오로지 야구만을 위한 병역 특례제도를 설계하지 않았다 국회가 법을 바꿔주신다면 저희 야구인들은 꼭 지키도록 하겠다는 말로 이번 논란의 본질적인 책임과 자신이 무관함을 강조했다.
 
선 감독은 ‘선동열의 의견’ 말미에 “다시 한번 강조드리고 싶은 것은 법과 스포츠는 분리되어야 한다. 그리고 국가대표 야구감독으로서의 명예와 고유 권한은 존중돼야 한다”며 “이런 성찰의 기회를 만들어주신 여러 의원님들께 조용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선 감독은 저에게는 맡겨진 의무가 있습니다. 2020년 도쿄올림픽 금메달 획득입니다. 책임과 의무를 위해 저는 오늘도 선수들과 성실히 나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저에게 맡겨진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것을 호소드립니다라며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정치가 스포츠에 개입되선 안 된다’는 선 감독의 호소와 일부 의원들의 막후 로비에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선 감독을 국감 증인으로 확정했다. 선 감독은 10일 문체부 국감에서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선 감독의 ‘의견’이 국감장에서도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박찬웅 기자, 엠스플뉴스 취재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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