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슈퍼 리그, 전년 대비 올겨울 이적시장 적자 90% 감소
[골닷컴] 한만성 기자 = 거대한 자본으로 유럽 빅리그를 위협하던 중국 슈퍼 리그가 자세를 바꿔 튼튼한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작년 겨울 이적시장에서 슈퍼 리그를 구성하는 16팀이 선수를 이적과 영입을 통해 기록한 수입과 지출을 합산한 '넷 스펜딩(net spending)'을 계산해보면 적자가 무려 3억3천2백만 파운드(작년 2월 8일 기준, 한화 약 4716억)에 달했다. 이 액수에는 가장 대표적으로 작년 겨울 이적료 5천4백만 파운드에 상하이 SIPG로 이적한 前 첼시 미드필더 오스카(25)도 포함된다.
그러나 올해 슈퍼 리그의 투자는 예전만큼 무모해 보일 정도로 과감한 수준이 아니다. 물론 아직 중국 축구계 이적시장이 닫히지 않았지만, 변화의 조짐은 분명하다. 올겨울 슈퍼 리그 16팀이 현재 기록 중인 이적시장 '넷 스펜딩'은 3천6백만 파운드(현재 환율 기준, 한화 약 545억 원). 이를 작년과 비교하면 슈퍼 리그 16팀의 총 넷 스펜딩은 무려 90%가량이 줄어든 셈이다.
슈퍼 리그의 지난 2013년 이적시장 넷 스펜딩은 2천5백만 파운드. 이후 슈퍼 리그는 2014년 5천8백만 파운드, 2015년 1억3백만 파운드, 2016년 2억9천5백만 파운드, 작년에는 무려 3억3천2백만 파운드의 넷스펜딩을 기록했다. 그러나 슈퍼 리그의 올해 현재 넷 스펜딩은 2013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예전처럼 선수 영입이 활발하지 않다.
이를 두고 영국 공영방송 'BBC' 등 작년까지 중국 자본의 막강한 힘을 실감한 유럽 주요 리그를 보유한 국가의 언론은 엇갈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축구 시장에서 거품이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중국 축구계가 큰돈을 주고 영입한 카를로스 테베스 등 몇몇 유럽 빅리그 출신 스타 선수들이 현지 적응에 실패해 큰 회의감을 느꼈다는 소식도 있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중국 축구 시장의 움직임이 예전보다 더디다. 그러나 여전히 유럽의 수많은 구단이 중국이 선수를 빼앗을까봐 서둘러 거액 영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개월간 중국 축구 시장의 현상을 보면 그들의 투자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중국은 유럽에서 선수를 영입하려고 큰돈을 들이는 데 훨씬 더 신중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축구계 내부에서는 올해 들어 줄어든 적자율은 곧 슈퍼 리그가 그동안 쌓인 거품을 빼고 내실을 다지는 데 충실하고 있다는 희망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슈퍼 리그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각 구단의 이적료 투자를 제한하기 위해 외국인 선수 영입 이적료 세율을 100%로 대폭 인상했고, 아시아쿼터제를 폐지했다.
이뿐만 아니라 슈퍼 리그는 기존에는 비아시아인 선수를 4명까지 동시에 중용할 수 있게 한 외국인 선수 출전 규정을 3명으로 변경했다.
중국 신화통신 왕지장 기자는 'BBC'를 통해 "과거에는 23세 이하 선수를 경기당 한 명씩 출전시켜야 했으나 수많은 팀이 경기 시작 15분 만에 선수를 교체하는 편법을 쓰는 바람에 규정이 무용지물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가뜩이나 기량이 출중한 외국인 선수와 경쟁해야 하는 중국 선수들은 이러한 편법 탓에 자신감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왕지장 기자는 "그러나 이제 슈퍼 리그 구단은 경기당 출전시키는 외국인 선수 인원만큼 중국인 23세 이하 선수를 중용해야 한다. 외국인 선수 3명이 선발 출전하면, 같은 팀에 나이가 23세 이하인 중국인 선수도 3명이 출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슈퍼 리그는 중국 선수들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이러한 규정을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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