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18연패 아닌 17연패인 이유는…서스펜디드로 피한 불명예
경기 종료일 기준으로 18연패…하지만 서스펜디드 규정 따라 17연패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화 이글스가 장기간 연패 늪에 빠지면서 역대 한국프로야구 '연패 기록'이 연일 회자하고 있다.
5월 23일 NC 다이노스전부터 한화 발목을 잡은 연패 사슬이, 11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17경기나 이어졌다.
한화는 12일 대전 홈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패하면 삼미 슈퍼스타즈가 1985년 3월 31일부터 4월 29일까지 당한 KBO리그 역대 최장 18연패와 타이를 이룬다.
이 기록을 보며 쌍방울 레이더스에 관심이 컸던 야구 올드팬 중 '1999년 쌍방울도 18연패를 당했는데'라고 떠올리기도 한다.
기억의 왜곡은 아니다. 실제 쌍방울도 '경기 종료일'을 기준으로 하면 1999년에 18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KBO 공식 기록은 '17연패'다.
서스펜디드(일시정지)가 선언된 경기는 '경기 종료 시점'이 아닌, 경기 개시일을 기준으로 기록을 집계하기 때문이다.
쌍방울은 1999년 8월 23일부터 10월 5일까지 17연패(1무)를 당했다.
그리고 10월 6일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이뤘다.
그런데 더블헤더 2차전이 0-0이던 1회 전주구장의 조명 문제로 중단되면서 '서스펜디드'로 선언됐다.
쌍방울은 10월 7일에 현대 유니콘스와의 경기가 예정돼 있었고, LG와의 더블헤더 2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은 10월 8일에 치렀다.
10월 7일 쌍방울은 현대에 2-3으로 패했다. 당시 현대 선발로 등판한 정민태(현 한화 코치)는 시즌 20승째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렇게 '경기 종료 시점'으로 보면, 쌍방울은 8월 23일부터 10월 7일까지 18연패(2승)를 당했다.
하지만, KBO 공식 기록으로는 '10월 6일 더블헤더 2차전 결과'가 비어 있는 상태였다.
쌍방울은 10월 8일 재개된 LG와의 경기에서 7-5로 승리했다. 경기는 10월 8일에 끝났지만, 공식 기록은 10월 6일에 귀속한다.
KBO리그 '2020 공식야구규칙 9.23 누적기록의 규정 (d) 일시정지 경기'는 "일시정지 경기의 잔여분을 치르면서 발생한 모든 기록은 이 규칙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원래의 경기 일에 치러진 것으로 간주한다"고 명시했다.
실제 연패는 10월 8일에 끊었지만, 기록상 연패 탈출은 10월 6일 더블헤더 2차전에서 했다.
이 규정 덕에 쌍방울은 최다 연패 타이기록의 불명예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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