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도 천천히 앞으로…7년 연속 10승 달성한 유희관
"부진했던 지난해, 10승 채운 게 지나고 보니 정말 다행"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지독하게 부진했던 2018년에도 유희관(33·두산 베어스)은 10승을 채웠다.
그는 "2018년은 아쉬운 기억뿐인데 그래도 10승을 채운 게 정말 다행이었다"라고 했다.
지난해 유희관은 10월 12일 시즌 마지막 등판(잠실 NC 다이노스전) 때 10승(10패)을 채웠다.
2018년 그는 평균자책점 6.70으로 부진했다.
유희관은 "10승을 채운 건, 참 다행이다. 하지만 세부 성적이 나빴다"며 "정말 부진했던 시즌"이라고 곱씹었다.
유희관은 2013시즌 중반부터 두산 선발로 활약했다. 이후 큰 기복 없이 선발 자리를 지켰다.
힘겹게 6시즌 연속 10승을 채운 유희관은 "올해도 목표는 10승 이상이다.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팀 우승에 공헌하고 싶다"며 2019시즌을 시작했다.
목표는 달성했다.
유희관은 20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7⅔이닝을 5피안타 1실점으로 막고 시즌 10승(8패)째를 올렸다.
8회 마운드를 내려가며 그는 모자를 벗어 팬들에게 인사했다. 자신도 모르게 나온 세리머니였다.
2009년 두산에 입단한 유희관은 2013년 처음으로 10승을 채웠고, 올해까지 7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올렸다.
이강철(1989∼1998년, 10년 연속) kt wiz 감독과 정민철(1992∼1999년, 8년 연속)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장원준(2008∼2017년, 8년 연속, 2012·2013년은 군 복무)에 이은 KBO리그 역대 네 번째 기록이다.
유희관은 '느린 공'으로 주목받는 특이한 유형의 투수다.
유희관의 올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29㎞다. KBO리그 평균인 시속 143㎞에 한참 부족한 수치다.
구속 상승은 노력만으로 이룰 수 없다. 대신 유희관은 '더 느린 공을 던져, 상대적으로 직구가 빠르게 보이는 방법'을 택했다.
유희관은 시속 120㎞대 싱커와 슬라이더를 섞고, 구속을 시속 100㎞ 이하로 낮춘 커브를 간간이 던진다. 더 느린 공을 보던 타자에게 날아가는 시속 120㎞대 후반의 직구는 '빠르게 느껴질 때'가 있다.
유희관은 느린 직구와 더 느린 변화구의 조합으로 7년 연속 10승에 성공했다.
올해 유희관은 "그동안 너무 많이 던졌다"는 우려를 씻어내고 싶어했다.
유희관은 "지난해 내가 좋은 성적을 올렸다면 '장기간 많은 투구를 한 후유증'이란 말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올해는 누구도 나를 걱정하지 않게 기복 없이 던지고 싶었다"고 했다.
유희관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3.37로 이 부문 10위다. 유희관을 걱정하던 말들은 이제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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