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희망은 있다…한화 김태균, 최근 5경기 타율 0.467
팬들의 집중 비난에도 묵묵히 제 몫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화 이글스의 18연패 기간에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선수는 중심 타자 김태균(38)인 것 같다.
과장을 섞으면 한화의 연패 관련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의 절반은 김태균을 겨냥하고 있다.
악플의 종류는 여러 가지다. 연패 기간에 웃으면서 훈련했다는 등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고, 돈값을 못 한다며 연봉 문제를 꼬집는 목소리도 있다.
가족을 비난하는, 감내하기 힘든 악플도 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 몰리면, 팀 대표 선수가 표적이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이치다.
그러나 김태균이 최근 보여준 성적과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들여다보면 비난 수위는 지나친 감이 있다.
김태균은 최근 5경기에서 15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타율은 0.467. 팀 내 1위다. 최근 5경기 OPS(장타율+출루율)는 1.089로 한화 선수 중 유일하게 1점대를 찍었다.
6월 이후로 기간을 확장해도 김태균의 성적은 우수하다. 8경기에서 타율 0.320을 기록했다. 김태균은 자기 몫을 하고 있다.
한화가 18연패 타이기록을 세운 1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김태균은 홀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4회 두 번째 타자로 나서 좌중간 2루타를 만들었고, 9회엔 선두 타자로 출전해 중전안타를 뽑았다.
4회 2루타를 만든 뒤 2루에 몸을 던지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다.
이날 한화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한 이는 김태균이 유일했다.
김태균이 비난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몸값 때문이다.
팬들은 김태균이 고액 연봉을 받고도 제 역할을 못 한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
김태균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친정팀 한화와 1년 총액 1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김태균은 계약금 5억원에 연봉 5억원을 받았다. 올해 그의 연봉은 5억원이다.
단기 계약이 장기 계약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고액을 받는 건 아니다.
김태균의 성적이 크게 떨어진 것도 아니다. 그는 지난해까지 10시즌 연속 타율 3할 이상을 찍었다.
팀 동료 이성열이 2년 총액 14억원, 김태균보다 나이 많은 kt wiz 유한준이 2년 20억원에 계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태균이 좋은 대우를 받았다고는 보기 힘들다.
그래도 김태균은 이를 악물고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팬들의 비난 목소리에 굴하지 않고 오늘도 뛰고 또 뛴다.
한화의 '진성' 팬들은 2013년 13연패를 끊었던 2013년 4월 16일 NC 다이노스전을 기억하며 김태균을 응원한다.
김태균은 당시 0-4로 뒤진 3회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렸고, 5회엔 역전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13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김태균은 팬들을 실망하게 하는 플레이를 한 적이 있다. 그러나 팬들을 열광케 하고 감동을 줬던 플레이를 훨씬 더 많이 펼쳤다.
일부 팬들은 김태균이 2013년 그때처럼 이번 18연패를 끊어내는 해결사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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