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지원 1.25점' 롯데 스트레일리에게 레일리가 보인다
평균자책점 리그 3위에도 승수는 단 1승
지난해 레일리도 득점지원 부족해 5승에 그쳐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레일리'라는 이름이 닮아서일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32)의 불운이 끝날 줄을 모른다.
마치 '평행이론'처럼 롯데의 전 에이스 브룩스 레일리(32)가 걸었던 길을 스트레일리가 똑같이 걷고 있다.
롯데는 지난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2-3으로 패해 6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스트레일리는 이날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을 2안타 2실점(1자책)으로 막았지만,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7회까지는 단 1안타로 막았다. 4회 LG 박용택의 뜬공을 중견수 민병헌이 시야에서 놓치지만 않았더라면 노히트 경기였다.
스트레일리는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하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리그 3위인 2.08까지 떨어트렸지만 5월 10일 SK 와이번스전(7이닝 무실점) 이후 한 달 넘게 승리가 없다.
스트레일리만 등판하면 살아났던 방망이도 다시 숨을 죽였다.
스트레일리는 올 시즌 8경기에서 평균 1.25점의 득점 지원을 받았다.
아무리 잘 던져도 이 정도의 득점 지원으로는 승리하기 어렵다. 스트레일리는 8경기에서 단 1승(2패)만을 챙겼다.
다른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의 2주 자가격리로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을 때 4일 휴식 후 등판을 자청하고, 팀 동료들이 호수비를 펼쳤을 때는 고개를 숙이며 한국식 감사법까지 실천하고 있지만 보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12일 LG전에서 2-1로 앞선 8회 말 1사 1루에서 유강남 타석 때 스트레일리의 원바운드 공을 포수 지성준이 뒤로 흘린 것이 결국 동점으로 이어졌다.
스트레일리는 더그아웃에서 자책하는 지성준을 따뜻한 포옹으로 위로했다.
하지만 지성준을 탓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롯데는 이날 경기에서 잔루를 무려 12개나 남겼다.
롯데가 2-1로 앞선 4회 초 1사 만루에서 3번 안치홍이 희생플라이만 쳤어도, 아니면 4번 이대호가 적시타 한 방만 날렸어도 쉽게 끝날 경기였다.
그나마 지성준이 3회 초 적시타를 날렸기에 2-1로 앞서갈 수 있었다.
스트레일리의 불운은 이름마저 흡사한 지난 시즌의 에이스 레일리를 떠올리게 한다.
레일리는 지난해 30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무려 19차례 달성하고도 단 5승(14패)에 그쳤다.
레일리의 지난해 경기당 득점 지원은 2.73에 그쳤다.
레일리가 다른 팀에서 뛰었다면 15승 투수가 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을 정도로 레일리는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다.
지금은 그 유산이 스트레일리에게 그대로 전가된 모양새다.
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하는 투수를 보유하고도 롯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그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