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서울/강현지 기자] “할머니가 지켜보신다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고, 그럴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상명대 졸업을 앞둔 김한솔(197.cm)은 한 번의 아픔 경험이 있는 선수다. 현재 서울 SK에서 뛰고 있는 안영준과 연세대 동기지만, 쟁쟁한 선수들의 실력에 가렸던 그는 2015년 2학년을 끝으로 농구부를 떠났다. 하지만 농구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한 그는 3x3 농구를 경험했고, 상명대 이상윤 감독의 부름을 받아 편입했다. 2017년 후반기 들어 대학리그에서 복귀전을 가진 그는 리바운드, 궂은일 등 강점을 보이면서 상명대를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로 만들게 했다.
서울 삼성은 2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8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7순위로 김한솔을 선발했다. 참가자 중 유일한 센터이기도 했고, 그의 장점을 높이 샀기 때문.
“원래 동기들보다 조금 늦게 프로에 가게 됐지만, 감회보다 늦었다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프로 입단 소감을 전한 김한솔. 골밑 보강이 시급한 삼성에 합류하면서 “부족하지만, 도움이 된다면 빨리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드래프트 무대를 내려오자 상명대 선수들이 김한솔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를 키웠다. 곽정훈은 “형 때문에 엔트라인에서 사이드까지 뛴 게 얼마냐”며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드래프트 지명 소감에서 후배들의 이름을 빼먹었기 때문. “나도 너무 정신이 없어서 빼먹었다. 인터뷰를 다시 한다면 말하려고 했다”고 머쓱하게 웃은 김한솔은 “동생들이 나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한솔은 할머니에게 감사한 마음을 한 번 더 전했다. “부모님이 맞벌이하셔서 할머니가 절 키워주셨다. 2015년도에 돌아가셨는데, 내 인생에 있어서 정말 감사한 분이다. 하늘에서 보고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지켜보실 거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한솔의 오른쪽 팔등에 새겨진 ‘기억을 위하여’를 뜻하는 타투는 할머니를 기리는 마음이다.
김한솔은 26일 오전 신인선수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뒤 삼성 소속으로 본격적인 훈련에 나선다. 신인 선수들이 3라운드부터 출전할 수 있는 가운데 12월 8일, 김한솔은 홈에서 열리는 원주 DB와의 경기부터 뛸 수 있다.
# 사진_ 홍기웅 기자
2018-11-26 강현지([email protected])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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