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손대범 기자] 전주 KCC가 4강 플레이오프 직행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초반 부진을 극복, 최하위 부산 KT를 92-87로 꺾었다. KCC는 9일 전주실내체육관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KT를 이기며 3위 서울 SK에 1.5게임차로 앞서갔다. 이번에도 역전패를 기록한 KT는 10승 고지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KT에게는 이제 2경기가 남았다.
찰스 로드가 승리 선봉에 섰다. 33득점 10리바운드에 블록슛 3개를 기록했다. 안드레 에밋은 지역방어에 안 풀리던 흐름을 뚫어주는 등 17득점(전반 16점)으로 분투했다. 이정현도 20득점으로 활약했다. KT는 웬델 맥키네스가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는 듯 했다. 1쿼터에만 13득점을 올렸지만, 이후 2~4쿼터에서는 단 10점을 보태는데 그쳤다.
그런가 하면 이날 경기에서는 전태풍이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 이후 복귀전을 가졌다. 2월 9일 서울 삼성전 이후 처음 코트에 나선 전태풍은 17분 10초간 4득점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스피드는 완전치 않았으나 부지런히 움직이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시작은 KT가 좋았다. 1쿼터를 31-17로 앞서갔다. KCC는 1쿼터 5분이 지나도록 5점에 묶인 반면, KT는 김민욱과 맥키네스의 활약에 힘입어 16점을 챙겼다. 초반부터 KT 지역방어가 잘 먹혔다. 추승균 감독이 안드레 에밋을 투입한 뒤에야 공격이 풀리기 시작했다. 에밋은 1쿼터 5분여 동안 9득점을 몰아 넣었다. 문제는 수비는 개선이 안 됐다는 점인데, KCC가 최근 점검 중인 지역방어가 큰 힘을 보지 못했다. 덕분에 KT는 31-17로 앞선 채 2쿼터에 돌입했다.
외국선수 둘 뛸 수 있는 2쿼터가 되자 흐름이 바뀌었다. KT는 실책이 문제였다. 르브라이언 내쉬를 비롯해 무모한 드리블로 좋은 기회를 놓치는 등 실책만 5개 범했다. 반대로 KCC는 이정현과 에밋의 연속 3점슛으로 추격 발판을 마련했다. KT는 리드를 뺏기진 않았지만, 47-40까지 추격을 허용하며 전반을 마쳤다. 14점차로 끝냈던 1쿼터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이정현은 3점슛 2개 포함 12득점을 올렸다.
KCC는 3쿼터 들어 비로소 흐름을 잡았다. 에밋-이정현으로 이어진 주득점원 자리를 로드가 넘겨받았다. 로드는 3쿼터에만 14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고, 팀 플레이에도 적극 가담했다. KT는 내쉬가 파울트러블에 걸린 것이 뼈아팠다. 가뜩이나 높이가 낮은 상황에서 리바운드 경쟁(3쿼터 12-5)도 밀렸고 실책도 3개나 기록하며 빌미를 제공했다.
KCC의 유일한 아쉬움은 빠르게 움직이는 상대 가드진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점이 많진 않았지만, 파울이 누적되면서 불안한 점도 노출했다. 몸이 온전치 못한 전태풍이 허훈을 상대로 내리 파울을 하자, 신명호가 교체 투입됐다. 그 뒤 KT는 혈액순환이 안 되는 것처럼, 공 순환이 더 안 되기 시작했다.
허훈의 3점슛으로 4점차(75-79)까지 쫓았던 KT는 더 이상 점수차를 좁히지 못했다. 좋은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반면 KCC는 찰스 로드, 이정현, 하승진 등의 득점으로 종료 58초 전, 92-82까지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한편 KCC는 이날 승리로 KT전 6연승, KT전 홈 8연승을 기록했다. 전주실내체육관에서는 2015년 12월 19일 이후 한 번도 지지 않은 셈이다. 반면 지난 한 주간 홈에서 고득점 행진을 달린 KT는 원정 7연패를 탈출하는데 실패했다.
#사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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