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투수 마이너, 논란의 200탈삼진…기록 밀어주기 눈살
파울 플라이 일부러 놓쳐…양팀 감독 모두 불만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텍사스 레인저스의 왼손 투수 마이크 마이너가 생애 최초로 한 시즌 200탈삼진을 달성했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마이너는 27일(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⅔이닝 동안 삼진 9개를 뽑아내 마침내 200탈삼진을 채웠다.
그러나 기록 달성 과정이 개운치 못했다.
마이너는 8회까지 삼진 8개를 낚아 199개를 잡은 채 7-5로 앞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샌디 리언을 좌익수 뜬공으로 낚은 마이너는 크리스 오잉스를 파울 플라이로 요리하는 듯했다.
오잉스의 타구는 포수나 1루수가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는 뜬공이었다.
하지만 텍사스 1루수 로날드 구스만은 타구를 잡으려고 홈 플레이트 쪽으로 열심히 달려왔다가 마지막 순간 포구를 포기했다.
승리를 위한 아웃카운트가 2개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마이너가 탈삼진 200개를 못 채운 것을 의식한 셈이다. 동료의 기록을 밀어주고자 잡을 수 있는 공도 안 잡았다.
구스만의 눈물겨운 지원에 힘입어 마이너는 볼 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오잉스를 삼진으로 요리하고 마침내 시즌 200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투구 이닝도 208⅓이닝을 던져 200 투구이닝-200탈삼진을 이루고 뜻깊게 올 시즌을 마감했다.
텍사스 벤치는 마이너가 기록을 달성하자 투수를 교체했다.
경기 후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고의로 공을 잡지 않은 구스만의 행동에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도 보기 좋지 않았다고 인정하며 기록 밀어주기에 눈살을 찌푸렸다.
다만, 우드워드 감독은 "보스턴 타자들이 삼진을 안 당하려고 마구잡이로 스윙한 것도 좋은 장면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보스턴 타자 세 명은 8회 초 공격 때 마이너의 초구에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공 3개로 마이너는 이닝을 끝냈다.
마이너에게 삼진 잡을 기회를 안 주고자 타격을 사실상 포기하고 초구를 공략해 맥없이 물러난 장면도 볼썽사나웠다는 게 우드워드 감독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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