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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이슈] ‘불혹택’ 박용택의 FA, 왜 계약기간이 중요한가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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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3 (월) 10:04

                           
| 내년 40세부터 시작gk는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앞둔 LG 트윈스 박용택. 앞서 이병규에게 3년 계약을 선물했던 LG가 박용택과는 2년 계약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엠스플 이슈] ‘불혹택’ 박용택의 FA, 왜 계약기간이 중요한가

 
[엠스플뉴스]
 
LG 트윈스 박용택은 내년 시즌 ‘불혹택’이 된다. 2019시즌, 박용택은 개인 통산 18번째 시즌이자 40세 시즌을 맞이한다.
 
선수 수명이 길어진 최근에도 40세 현역 선수는 흔치 않다. KBO리그 사상 40세 이후 1군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야수 18명, 투수 15명 등 총 33명 뿐이다. 더구나 40세부터 시작하는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체결한다는 건 더 흔치 않다. 40세까지 다른 구단 이적이나 국외 진출 없이 한 팀 유니폼만 입고 뛴다는 건 더더욱 흔치 않다.
 
LG는 박용택과의 FA 계약 협상에서 2년의 계약기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차명석 단장은 "처음부터 기간은 구단 방침이 정해져 있었다"고 했다. 박용택도 기간에 대해선 큰 이견이 없다는 전언이다.
 
2년과 3년을 놓고 줄다리기를 할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 달리, 구단과 선수 모두 2년 계약에 원칙적으로 동의한 셈이다. 2년 계약은 박용택의 40, 41세 시즌을 커버하는 계약이다. 
 
역대 ‘불혹’ 선수들의 40세, 41세, 42세 시즌은 어땠나
 
[엠스플 이슈] ‘불혹택’ 박용택의 FA, 왜 계약기간이 중요한가

 
40세 FA 선수의 계약기간은 사실 꽤 중요한 문제다. 41살까지 보장하느냐, 42살까지 보장하느냐에 따라 계약의 성패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KBO리그 사상 야수가 42세 이후 1군 경기에서 활약한 사례가 거의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40세 시즌에 좋은 활약을 펼친 사례는 많다. 삼성 라이온즈 양준혁은 2009시즌 불혹의 나이에 82경기에서 타율 0.329, 11홈런, 장타율 0.526을 기록하며 여전한 타격 능력을 자랑했다. 삼성 이승엽도 2016년 마흔에 142경기 타율 0.303, 27홈런, 118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NC 다이노스 이호준도 마흔에 21홈런, 87타점을 기록했고, 최동수는 3할을 쳤다.
 
KBO 역대 40세 시즌 WAR 5걸
양준혁 2.71승 / 이승엽 2.62승 / 이호준 1.71승 / 김동수 0.69승 / 최동수 0.32승
 
41세 시즌에도 활약한 사례가 있다. 롯데 자이언츠 펠릭스 호세는 41세 시즌에 122경기에 출전해 22홈런, 78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886을 기록했다. 2017시즌 41세 이승엽은 135경기 타율 0.280, 24홈런, 87타점으로 역대 가장 환상적인 은퇴 시즌을 보내고 유니폼을 벗었다. 
 
다만 대부분의 선수는 41세 시즌에 예전만큼 많은 경기에 나오지 못했거나, 나오더라도 불만족스러운 성적만 남겼다. 이호준은 41세에 타율 0.299, OPS 0.853으로 기록은 나쁘지 않았지만 77경기, 187타석 출전에 그쳤다. 
 
40세에 쌩쌩했던 양준혁도 41세 시즌앤 64경기 타율 0.239를 기록하고서 아쉽게 옷을 벗었다. 박경완과 조인성은 41세 시즌에 1할대 타율에 그쳤고, 이병규는 타율 0.219 OPS 0.578에 그쳤다. 
 
KBO 역대 41세 시즌 WAR 5걸
호세 4.47승 / 이승엽 1.16승 / 김동수 1.01승 / 이종범 0.69승 / 이호준 0.63승
 
많은 스타 선수에게 41세 시즌은 마지막 시즌이 됐다. 이승엽은 스스로 커리어를 마쳤고, 그 외엔 자의반 타의반 옷을 벗었다. 
 
LG의 2년 계약 제안, 박용택에게도 나쁘지 않다
 
[엠스플 이슈] ‘불혹택’ 박용택의 FA, 왜 계약기간이 중요한가

 
KBO리그 사상 42세 이후 1군 경기에 출전한 야수는 단 4명 뿐이다. 이 가운데 의미있는 성적을 남긴 선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호세조차 42세엔 23경기 타율 0.256에 그치고서 시즌 중 퇴출당했다. 조인성은 16경기 타율 0.138을 기록했다. 최동수는 2경기 2타수 무안타, 이병규는 1경기 1타수 1안타에 그쳤다.
 
40세 이후까지 1군 무대에 살아남아 기록을 남겼다는 건 KBO리그 역사에 남을 '레전드 선수'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승엽, 양준혁, 호세, 이병규, 이종범 등 쟁쟁한 역사적 선수들 가운데서도 아직 42세 시즌의 한계를 깨뜨린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21세기 메이저리그를 봐도 42세 이후 빅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는 훌리오 프랑코, 배리 본즈*, 리키 헨더슨, 스즈키 이치로 등 극소수다. 
 
물론 박용택의 42세 시즌이 앞서 거쳐간 선배들과 똑같다는 법은 없다. 지금껏 몸 관리도 프로페셔널하게 잘 해왔고, 젊을 때보다 야구 시야가 더 넓어진 박용택이다. 2018시즌을 앞두고는 “FA는 원래 4년 계약 아니냐”는 농담으로 강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박용택을 소중한 자산으로 아끼는 LG도 KBO리그 37년 사상 아직 이뤄지지 않은 가능성 -42세 선수의 활약- 에 베팅하긴 쉽지 않다. 앞서 이병규 3년 계약 실패 사례 때문에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LG다. 2년은 구단이 박용택에게 최상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고, 박용택도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적절한 기간이다. 
 
만약, 41세 시즌을 성공적으로 끝마치고,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달릴 힘이 남아 있다면? 그때 일은 그때 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다. 만약 '42세의 벽'을 뛰어넘는다면 그 최초의 주인공은 박용택이 될 것이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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