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이재영이 5세트에 외친 말 "나 줘! 나 줘!"
챔프 3차전서 34득점 폭발…"체력? 밥 많이 먹으면 돼요"
(김천=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흥국생명의 에이스 이재영은 25일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3차전에서 34득점을 폭발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마지막 5세트에서 8득점을 홀로 책임지며 짜릿한 역전승을 마무리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김천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2(25-23 21-25 17-25 25-19 15-21)로 제압, 시리즈 전적 2승 1패를 만들었다.
3세트가 끝났을 때는 도로공사가 승기를 잡은 듯했다.
그러나 이재영을 비롯한 흥국생명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경기 후 이재영은 "3세트 끝나고 4세트에 들어가기 전에 선수들과 감독님이 '우리가 어떻게 여기에 올라왔는데, 서로 믿고 해보자'고 이야기했다. 그런 말들이 동기부여가 됐다"며 역전승 비결을 설명했다.
4세트를 따낸 뒤, 흥국생명의 분위기는 더욱 비장했다. 세터 조송화는 이재영에게 "네가 해줘야 해"라고 당부했다.
이런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이재영은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저는 제가 '용병'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들어간다. 항상 저 자신을 믿고 한다"고 말했다.
이재영은 오히려 5세트에 자신에게 계속 공을 올려달라고 외쳤다.
박미희 감독은 아예 이재영이 편하게 공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재영 주변의 수비를 다른 선수들이 하도록 한 것이다.
박 감독은 "이재영의 자신 있는 눈빛을 봤다. 공격에 집중하게 했다"고 말했다.
5세트 초반에는 베레니카 톰시아도 공격에 가담했지만, 톰시아가 후위로 이동한 이후에는 이재영이 공격을 전담하다시피 했다.
이재영은 자신에게 토스가 몰린 상황에 대해 "제가 계속 '나 줘!, 나 줘!'라고 하면서 달라고 했다. 대신 다른 선수들에게는 수비 커버만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진짜 나만 주더라. 죽을 뻔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체력 걱정은 없다.
이재영은 "밥만 많이 먹으면 된다. 밥 많이 먹고 잠 잘 자면 될 것"이라며 "힘들다고 생각하면 핑계니까, 그런 생각은 안 하고 제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흥국생명은 1승만 더하면 정규리그 우승에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휩쓰는 통합 우승을 달성한다.
우승 세리머니를 생각해봤느냐는 물음에 이재영은 "우승 전에는 그런 생각 안 하고 싶다"며 "우승을 하고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