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김용호 기자] 이제는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김주성(38, 205cm)이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은퇴투어를 시작했다.
김주성이 속한 원주 DB는 지난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91-85로 승리했다. DB는 이 승리로 김주성의 은퇴투어 첫 원정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첫 은퇴투어 일정부터 많은 의미들이 남겨졌던 잠실학생체육관. 그 곳에 있었던 김주성의 마지막 발자취를 다시 한 번 돌아보자.
▶GAME STORY : 어김없이 터졌던 그의 3점슛
이날 경기에서 김주성은 14분 42초를 소화하며 6점(3점슛 2개) 1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쿼터 4분 42초를 남기고 코트를 밟은 김주성은 팀이 테리코 화이트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역전을 당하자 곧장 3점슛을 꽂으며 SK의 추격을 저지했다. 격차를 벌려나가다 역전을 당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김주성의 이 3점슛은 팀의 분위기를 추스르는데 그 효과가 탁월했다.
김주성의 외곽포는 4쿼터에도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4쿼터 중반에 접어들면서 SK가 이날 슛감이 좋았던 최준용의 3점슛으로 두 점차까지 바짝 따라붙자 김주성은 윤호영과 함께 연달아 3점슛을 꽂았다. 두 베테랑의 연속 외곽포는 SK가 맹렬히 추격을 해오는 상황에서 DB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김주성은 4쿼터에 3개의 어시스트까지 더하며 팀원들의 찬스도 톡톡히 살리는 모습을 보였다.
▶SK’s PRESENT : 아시안게임 with 문경은, 전희철, 김선형
SK는 이날 경기 시작에 앞서 마지막으로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은 김주성의 떠나는 길을 축하하기 위해 뜻깊은 선물을 준비했다. 그 선물은 바로 김주성과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냈던 SK 소속 선수들이 함께 있는 피규어 모형이었다.
김주성의 커리어 중 가장 빛나는 하나가 바로 2개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SK가 준비했던 피규어에는 2002 부산 아시안게임을 함께했던 문경은 SK 감독, 전희철 SK 코치, 그리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함께했던 김선형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날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실을 찾았던 김주성은 “선물 받을 때 깜짝 놀랐다. 그 선물을 보는데 같이 있는 선수들을 보고 스스로에게 정말 큰 의미로 다가왔다. 은퇴투어라는 자리를 내준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선물까지 주셔서 정말 좋다”며 SK에게 감사를 표했다.
▶LEGEND’s MEMORY : 김주성의 처음이자 마지막 올스타전 MVP
김주성에게 잠실학생체육관은 여러모로 많은 추억이 깃든 곳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굵직한 기억을 떠올려보자면 2007-2008시즌 올스타전일 것이다. 김주성은 당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던 올스타전에서 21점 3어시스트 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자신이 속했던 드림팀의 승리(142-137)를 이끌었던 기억이 있다. 이 올스타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올스타전 MVP를 수상했던 김주성은 통합우승에 이어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휩쓸며 프로농구 사상 최초의 트리플 크리운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런 잠실학생체육관에서의 추억에 대해 김주성은 “이 곳은 추억이 정말 많다. 대학교때 우승도 많이 했었고 올스타전 MVP도 그렇고, 특히 이번 시즌에 말도 안 되는 경기를 했던 곳이지 않나(웃음). 그렇기 때문에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장소인 것 같다”라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한편 김주성은 이번 시즌 올스타전에도 선발되면서 통산 15번의 올스타전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이에 김주성은 “올 시즌은 정말 생각 못했다. 팬분들이 마지막이라고 신경써주신 것 같다. 선수로서는 영광스럽고 즐거운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 비록 나이가 들어 화려한 퍼포먼스는 못 보여주겠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 올스타전 1일차에 참가하는 3X3 대학OB 최강전에 대해서는 “색다른 경험일 것 같다. 더 잘하는 중앙대 후배들이 많은데 내가 왜 들어가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웃음). 한편으론 마지막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즐겁게 생각하고, 우승하면 학교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큰 것 같다. 꼭 1위를 해서 후배들에게 좋은 선물을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주성의 두 번째 은퇴투어 행선지는 부산이다. 오는 24일 부산 KT와의 맞대결에서 김주성은 또 어떤 의미 있는 일기를 쓰게 될까. 남은 기간 팀원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싶다는 김주성의 행보를 지켜보자.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신승규,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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