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민준구 기자] “아직 김민구라는 선수가 있다는 걸 팬들에게 알리고 싶다.”
제 2의 허재, 대한민국 농구를 이끌어 나갈 초특급 인재로 평가됐던 김민구는 2014년 6월 7일, 교통사고를 입으며 팬들에게 잊혀져 갔다. 코트에 돌아온 뒤, 매 시즌 속죄하는 마음으로 뛰었지만 김민구에 대한 팬들의 부정적인 시선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지난해보다 더 나은 나를 위해 뛰겠다”며 절치부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말 자신있다”며 2018-2019시즌을 바라본 김민구는 다시 한 번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6일 용인 마북리 KCC 체육관에서 만난 김민구는 상무를 맞아 내외곽에서 활약하며 88-77 승리를 이끌었다. 전성기 시절의 몸놀림은 아니었지만, 타고난 센스를 발휘하며 프로선수들이 즐비한 상무의 수비를 쉽게 무너뜨렸다.
경기 후 만난 김민구는 “(브랜든)브라운이 짧은 시간 동안 빨리 적응했다. 특히 (하)승진이 형과 함께 뛰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성격도 좋아서 우리 선수들과 잘 어울리려 한다. 아직 시즌 전이지만,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현재 KCC는 버논 해밀턴, 스테이시 오그먼 코치를 영입해 코치진을 탄탄하게 했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선수들에게 그들의 존재는 대단하다. 김민구는 “한국농구와 미국농구는 많은 부분이 다르다. 그러나 코치님들이 말씀하시는 게 우리가 추구하는 농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생각보다 기본적인 부분을 많이 강조하셔서 배우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좋은 코치님들이 있다고 해서 우리 성적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 선수들이 빨리 배워야 한다”고 바라봤다.
현재 김민구의 몸 상태는 크게 나쁘지 않다. 예전처럼 40분 내내 코트를 활보할 수는 없지만, 주어진 시간 동안 100% 전력을 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아진 상태다. 김민구는 “사실 지난해 6월까지는 많이 아팠다. 자고 일어나면 걷지 못할 정도였다. 근데 7월부터는 하나도 안 아프더라. 몸 상태가 좋아지면서 시즌도 크게 다치지 않고 다 뛸 수 있었다. 올해 역시 꾸준히 운동해 왔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 몸도 좋아졌고 수비나 점프할 때도 통증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 SK, 울산 현대모비스와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KCC는 국내외 전력에서 모두 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로 데뷔 이후,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험이 없는 김민구에게 있어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김민구는 “정말 우승하고 싶다. 그리고 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승을 위해 달려왔고 선수라면 그 누가 됐든 우승을 목표로 할 것이다. 팀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팀 목표는 우승, 그러나 김민구는 또 다른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바로 자신의 존재를 팬들에게 다시 한 번 알리고 싶다는 것. 그는 “항상 말씀드리는 부분이지만, 지난 시즌보다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많은 분들이 잊으셨겠지만, 그래도 김민구라는 선수가 아직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간절히 말했다.
# 사진_점프볼 DB(홍기웅 기자)
2018-09-07 민준구([email protected])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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