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 인터뷰] ‘첫 GG 도전’ 최주환 “이대호 선배가 경쟁자라니…”
-생애 첫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른 최주환
-“지명타자 부문 경쟁자 이대호? 함께 있다는 게 안 믿긴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움, 2주 넘게 속앓이했다.”
-“1년 뒤엔 마지막 순간까지 웃으며 인터뷰하고 싶다.”
[엠스플뉴스]
“제가 이대호 선배와 함께 후보에 오른 건가요?”
두산 베어스 내야수 최주환이 믿기지 않는다는 감탄사를 연신 내뱉었다. 나이 30세에 처음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른 최주환은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이대호와 함께 지명타자 부문 수상을 노린다.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를 자격은 충분했다. 올 시즌 최주환은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 173안타/ 26홈런/ 108타점/ 출루율 0.397/ 장타율 0.582의 호성적을 거뒀다. 비록 팀이 아쉬운 준우승을 거뒀지만, 최주환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478/ 11안타/ 1홈런/ 7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시즌 규정타석의 2/3인 297타석 이상을 지명타자로 타석에 들어서야만 골든글러브 후보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지명타자로만 431타석을 소화한 최주환은 롯데 이대호·KIA 타이거즈 나지완·LG 트윈스 박용택과 함께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후보 명단에 올랐다.
사실 이대호가 가장 유력한 골든글러브 수상 후보다. 이대호는 올 시즌 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 181안타/ 37홈런/ 125타점/ 출루율 0.394/ 장타율 0.593를 기록했다. 소위 말하는 ‘클래식 지표’에선 최주환과 비교해 홈런과 타점 숫자에서 앞서는 이대호다.
하지만, ‘세이버메트릭스 지표’에서 최주환의 경쟁력은 충분하다. 최주환의 올 시즌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4.66으로 이대호(3.84)보다 높다. 각 구장 특성을 고려해 득점 생산력을 뜻하는 ‘조정 득점 생산력’인 wRC+ 부문에서도 최주환(148.6)은 이대호(142.3)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뿐만 아니라 중요한 순간(High Leverage Index)에서 평소보다 얼마나 잘했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Clutch 부문에서도 최주환(0.38)은 이대호(-0.47)보다 앞섰다.
“골든글러브 기대보단 KS 준우승의 아쉬움의 크기가 더 크다.”
물론 최주환은 이대호와 함께 골든글러브 수상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고 전했다. 최주환은 12월 3일 엠스플뉴스와의 통화에서 “프로 데뷔 뒤 시상식을 가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나에겐 과분한 일이다. 후보 명단에 이대호 선배와 함께 있다는 것도 믿기지 않는다. 수상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만, 내년 시즌에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부여로 생각하겠다”고 겸손함을 내비쳤다.
사실 골든글러브 후보의 감격보단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미련이 더 컸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최주환은 오랫동안 속앓이를 거듭했다. 최주환은 “한국시리즈에서 유종의 미를 못 거둔 게 가장 아쉽다. 시리즈 MVP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그저 팀 우승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SK가 잘해서 진 거지만, 여전히 마음이 아프다. 그렇게 끝나고 나니 2주가 넘게 제대로 쓴맛을 느꼈다”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희소식 하나는 올 시즌 도중 최주환의 골머리를 앓게 한 스포츠 탈장 증세는 호전 흐름이라는 것이다. 최주환은 “세 번째 MRI 검사를 했을 때 스포츠 탈장보단 치골 부근 염증에 가까운 진단이 나왔다. 푹 쉬면 나을 수 있다는 얘길 들어서 수술은 생각 안 하고 있다. 확실히 시즌 중보단 통증이 가라앉은 상태다. 비시즌 동안 더 철저히 관리해 내년 시즌 준비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다음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공허함은 예상보다 컸다. 1년 뒤엔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탈환과 함께 활짝 웃고 싶은 최주환의 마음이다.
“‘삼세판’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이번 준우승을 계기로 내년 시즌엔 팀 전체가 더 성장한 장면을 팬들께 보여드리고 싶다. 개인적으로도 올 시즌보단 내년 성적이 더 중요하다. 다시 도전자의 초심으로 새롭게 시작하겠다. 진짜 마지막 순간에 웃어야 한다. 1년 뒤엔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탈환하고 다시 인터뷰했으면 좋겠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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