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했던 샘슨과 헤일, 과감하게 포기하고 서폴드-채드 벨 영입한 한화-위력적인 커터 던지는 서폴드, 이닝 소화 능력이 관건-최고 150km/h 던지는 채드 벨, 한화 좌완 선발 기근 해소할까-리그 적응이 관건, 디트로이트 팀메이트 출신으로 서로 의지될 듯
[엠스플뉴스]더 좋은 외국인 투수를 찾으려는 한화 이글스의 모험은 멈추지 않는다.한화는 거의 매년마다 외국인 투수를 갈아치운 팀이다. 한화 소속으로 2년 연속 풀시즌을 소화한 외인투수는 데니 바티스타(2011~13)가 마지막이다. 이후론 매년 새로운 외국인 투수와 함께 개막전을 맞이했다.2016시즌까지는 너무 못해서 교체된 경우가 많았다. 부에노, 션헨, 연지, 타투스코, 카스티요 등 이름만 들어도 혈압이 오르는 투수들이 한화를 거쳐갔다.2017시즌부터는 조금 양상이 달라졌다. 썩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음에도 더 좋은 투수 영입을 위해 교체되는 사례가 나왔다. 2017시즌 오간도-비야누에바 듀오는 성적은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재계약하지 않았다. 2018시즌 활약한 키버스 샘슨-데이비드 헤일 듀오도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2년 연속 한화 유니폼을 입을 순 없었다.한화는 11월 15일 “새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Warwick Saupold)와 채드 벨(Chad Bell)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샘슨과 무난하지만 압도적이진 않았던 헤일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함께 활약한 우완 커터 투수-좌완 강속구 투수 듀오를 데려왔다.2019시즌 더 높은 곳으로 도약을 위한 한화의 승부수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위력적 커터 던지는 서폴드, 제 2의 후랭코프 될까
워윅 서폴드는 호주 출신으로 1990년생 우완투수다. 20대 젊은 나이에 키 188cm의 좋은 신체조건을 갖췄고, 한국야구에서는 필살기에 가까운 커터를 주무기로 던지는 그라운드볼 비율 높은 투수다.호주리그에서는 상당히 좋은 활약을 펼쳤다. 크리스 옥스프링, 브래드 토마스와 같은 팀에서 뛴 적도 있고, 2011시즌엔 리그 ‘올해의 투수’ 상을 받기도 했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호주 대표로도 두 차례나 출전했다. 호주에서 활약을 발판으로 2012년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계약을 맺고 MLB로 무대를 옮겼다.착실히 마이너리그 단계를 밟은 서폴드는 2016시즌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빅리그 마운드를 경험했다. 3시즌 통산 기록은 82경기(선발등판 0) 106.2이닝 동안 평균자책 4.98로 크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주무기가 말을 듣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차이가 컸다. 9이닝당 볼넷(3.41개)에서 드러나듯 제구 불안도 발목을 잡았다.비록 빅리그에선 자리잡는데 실패했지만, 서폴드는 한국 무대에서 성공할 만한 여러 장점을 갖춘 투수다. 2018시즌 서폴드는 평균 148.8km/h 패스트볼과 평균 143km/h에 달하는 커터를 구사했다.최근 KBO리그에 커터를 던지는 투수가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리그 타자들에게 커터는 생소하고 까다로운 구종이다. 게다가 한국 공인구는 미국보다 공이 작고, 실밥이 높아 커터의 위력이 배가되는 측면이 있다.서폴드는 전체 투구 가운데 30%가 커터일 정도로 자신있게 커터를 주무기로 던졌다. 팬그래프 기준 커터의 구종가치도 3년 평균 1.37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두산 베어스에서 성공을 거둔 세스 후랭코프의 기록(2017년 커터 구종가치 0.4)보다 뛰어난 기록이다. 이런 커터를 바탕으로 43.7%의 높은 그라운드볼 비율을 기록했다.다만 최근 3년간 거의 불펜으로만 등판했기 때문에 선발투수로서 얼마나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2016년말 술집에서 싸움을 해 경찰에 체포된 경력이 있다는 것도 걸리는 대목이다. 물론 10대 시절 총기사고로 퇴학당한 경험이 있는 전임자 샘슨에 비하면 이 정도는 ‘해프닝’ 수준이다.‘좌완 강속구 투수’ 채드 벨, 한화 좌완 선발 갈증 해소할까
서폴드에 비하면 채드 벨의 미국 무대 경력은 다소 떨어진다. 2010년부터 9년 동안 채드 벨은 빅리그에서도, 마이너에서도 크게 인상적인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이런 차이가 몸값 총액 100만 달러(서폴드)와 60만 달러(채드 벨)의 차이로 이어졌다.아마추어 시절만 해도 채드 벨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메이저리그 구단에 세 차례나 지명될 정도로 기대주였다. 두 차례 지명을 건너뛴 채드 벨은 2009 신인드래프트 14라운드에서 자신을 선택한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해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그러나 계약이 늦어져 2009년 바로 합류하지 못했고, 2010년 1년 늦게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3년간 고생해 2012년 트리플 A에 올라갔지만, 이번엔 팔꿈치 인대파열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1년을 날렸다. 2014년 다시 싱글 A부터 단계를 밟은 채드 벨은 신인 지명 9년 만인 2017년에야 뒤늦게 빅리그를 밟을 수 있었다.빅리그 통산 성적(31경기 69.2이닝 평균자책 7.11)이 말해주듯 채드 벨은 구위나 구종 면에서 빅리그 타자들 상대로 큰 경쟁력이 있는 투수는 아니었다. 평균시속 90마일 안팎의 패스트볼과 ‘평범한’ 슬라이더, 커브 조합은 빅리그 타자들에겐 좋은 먹잇감이었다. 그렇다고 특이한 투구폼이나 디셉션으로 타자를 현혹하는 유형도 아니다.하지만 KBO리그 무대에서는 장점이 될 만한 부분이 있다. 채드 벨은 키 190cm의 좋은 신체조건에 좌완이란 이점을 지녔다. 여기에 2018시즌 기존 최고 150km/h에 달하는 빠른 볼을 구사한다. 프로 경력 초반만 해도 140km/h 초반대에 그치던 구속이 토미존 수술 이후 향상되면서 140km/h 후반을 던지는 투수가 됐다.물론 불펜에서 기록한 구속임을 감안하면, 선발로 등판해선 구속이 다소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평균 90마일(145km/h)도 KBO리그에선 좌완 전체 2위에 해당하는 빠른 구속이다. 여기에 비슷한 구속의 투심도 던진다는 점이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최근 KBO리그 좌타자들의 좌투수 공략 능력이 크게 좋아졌지만, 여전히 역회전성 공을 던지는 좌완 상대로는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채드 벨은 미국 무대에서 많은 볼넷과 피홈런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빅리그 타자를 압도할 만큼 구위가 뛰어나지 않은 투수들이 빅리그에 올라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빅리그 기준에서 그렇다는 것이지, KBO리그 기준으로 채드 벨의 구속이나 구위는 좌완투수로는 리그 상위권에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커맨드와 피홈런 문제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서폴드와 채드 벨 둘 다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춘 투수들인 만큼, 결국 관건은 리그 적응력이다. 두 선수가 같은 팀(디트로이트) 소속으로 뛰면서 잘 아는 사이라는 게 리그 적응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서폴드의 경우엔 호주 출신 선배들에게 KBO리그 적응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과연 서폴드-채드 벨 듀오는 오간도-비야누에바도, 샘슨-헤일도 못한 한화 외국인 투수 재계약을 이룰 수 있을까.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 <엠스플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