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야구장에서 배팅볼 투수는 ‘과거의 추억’으로만 남을지 모른다. 투수의 공을 120% 재현하는 첨단 피칭머신이 개발된 까닭이다. 마법처럼 인간의 투구를 그대로 재현하는 이 피칭머신의 이름은 ‘매직 20’이다. 중요한 건 이 제품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탄생됐다는 것이다.[엠스플뉴스]투수의 공을 120% 재현하는 피칭머신이 한국에서 개발됐다. 스포츠버추얼 서석호 대표가 개발한 피칭머신 ‘매직 20’이다.대구 시연장에서 만난 한 야구인은 ‘매직 20’을 가리켜 “세계 피칭머신사(史)의 한 획을 그을 만한 수작”이라고 평가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시장에서도 공전의 히트를 칠 것”으로 예상했다.실제로 시연장에서 지켜본 ‘매직 20’은 최고 구속 170km/h의 강속구를 구현하는 첨단 피칭머신이었다. 릴리스 포인트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여기다 투수가 던지는 거의 모든 변화구를 구현한다는 큰 장점이 있었다. 타자들에겐 ‘최고의 배팅볼 투수’인 셈.서 대표는 “‘매직 20’의 성능을 알아본 국내 프로 2개 구단과 이미 납품 계약을 마쳤다”며 “미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도 계약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한국보다 미국, 일본에서 더 높은 관심을 두는 ‘매직 20’을 엠스플뉴스가 현장 취재했다.“오타니의 공을 미리 체험해봤으면 어땠을까”, 신개념 피칭머신 ‘매직 20’ 탄생 비화
‘매직 20’을 개발한 스포츠버추얼 서석호 대표는 소문난 야구광이다. 2015년 ‘제1회 WBSC 프리미어 12’를 TV 중계로 보던 서 대표는 큰 충격에 빠졌다. 이유는 간명했다.“한국 대표팀 타자들이 일본 투수 한 명에게 맥을 못추더라고요.그 일본 투수가 바로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였습니다. 뛰어난 신체조건과 빠른 속구를 자랑한 오타니에게 한국 타자들이 아웃카운트를 헌납하는 걸 보고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서 대표의 회상이다.서 대표는 ‘어째서 오타니의 공을 공략하지 못하는 것일까’란 궁금증에 빠졌다가 ‘우리 타자들이 오타니의 공을 미리 체험했다면 어땠을까’하는 호기심에 휩싸였다. 그리고 그 길로 피칭머신 제작에 착수했다.“오타니의 투구를 그대로 구현하는 피칭머신을 개발하면 어떨까 싶더군요. 만약 잘 완성되면 우리 타자들이 더는 오타니의 공을 생소하게 느끼지 않을 거로 생각했어요.“ 서 대표의 말이다.서 대표는 야구인들을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했다. 가장 인간의 투구와 가까운 피칭머신을 개발하려면 야구인들의 현장감 넘치는 조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까닭이었다.결국 서 대표는 각고의 노력 끝에 ‘신체조건이 우수하고,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와 가장 가까운 피칭머신 개발에 성공했다. 바로 ‘매직 20’이다.“‘매직 20’은 전자동 일체형 피칭머신이에요. 미국, 일본에서도 전자동 일체형 피칭머신은 거의 볼 수 없습니다. 특히나 ‘매직 20’은 릴리스 포인트 조절이 가능하단 장점이 있어요. 한국에선 높은 타점에서 던지는 공을 타자들이 접할 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이 머신이 많이 보급되면 프로뿐 아니라 아마추어에서도 ‘신체조건이 우수하고,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에 익숙해질 기회가 많아지리라 봅니다.”오타니를 데려오지 않아도 오타니를 경험할 수 있다.
대구에서 ‘야구교실’을 운영하는 전 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재호 원장은 “다양한 구종을 실제 투수가 던지는 것처럼 체험할 수 있다”며 ‘매직 20’ 성능에 엄지를 치켜세웠다.“‘매직 20’에서 나오는 공은 속구와 변화구 모두 안정적으로 홈플레이트를 통과해요. 공이 떨어지거나 휘는 각도도 실제 투수가 던지는 공과 매우 흡사합니다. 선수들의 훈련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적의 피칭머신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 원장의 평가다.실제로 ‘매직 20’은 속구, 슬라이더, 커브는 물론이고 스플리터, 포크볼, 체인지업 등 실제 투수들이 던지는 모든 구종을 그대로 구현한다. 서 대표는 “오타니를 데려오지 않아도 오타니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매직 20’을 개발한 뒤에도 “지금보다 더 진화한 최첨단 피칭머신을 개발하겠다”는 서 대표의 열정은 여전하다. 이제 서 대표의 시선은 피칭머신 단가를 낮추는 기술개발로 향해 있다.“제 꿈은 하나에요. 제가 만든 피칭머신이 한국야구 저변 확대에 쓰이고, ‘야구 최강국 한국’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겁니다.” 서 대표의 소망이다.이제 ‘4차 혁명의 시대’다. 과연 서 대표의 혼이 담겨 있는 피칭머신 ‘매직 20’이 타격 훈련의 ‘4차 산업 혁명’을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이동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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