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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종군' 문성민 "평생 에이스일 순 없어…모두에게 감사"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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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7 (수) 09:24

                           


'백의종군' 문성민 "평생 에이스일 순 없어…모두에게 감사"

"야식의 유혹은 먹방으로 견디죠"…술, 담배, 커피도 피하는 철저한 자기 관리





'백의종군' 문성민 평생 에이스일 순 없어…모두에게 감사



(천안=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문성민(33·현대캐피탈)이 웜업존에 머무는 모습에 꽤 많은 사람이 미안해하고 걱정했다.

동갑내기 친구 신영석(33)은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에 감동했다. 그리고 '말 없는 저 친구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라고 걱정했다"고 했다.

후배 전광인(28)은 "내가 서브 리시브 범위를 더 넓혔으면 문성민 선배가 더 편하게 공격할 수 있었을 텐데…. 정말 죄송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성민은 담담했다. 달라진 위치를 받아들였고, 팀을 위해 헌신했다.

결과는 달콤했다. 현대캐피탈은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었고, 정규리그에서 궂은일을 하던 문성민은 챔프전에서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았다.

현대캐피탈은 2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1(25-20 30-32 25-19 25-20)로 꺾고, 우승을 확정했다.

문성민은 3차전에서 66.67%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13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수비 때 몸을 던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문성민은 "공격에서는 전광인(20점), 크리스티안 파다르(23점)가 더 잘했고, 세터 이승원, 리베로 여오현 플레잉 코치님 등이 팀이 꼭 필요한 역할을 해줬다. 나는 그냥 열심히 뛰었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나 최태웅 감독은 "성민이가 있을 때와 없을 때 분위기 차이가 크다. 팀의 정신적인 지주"라고 문성민에게 고마워했다.

문성민은 한국 남자배구를 대표하는 공격수다. 2016-2017시즌에 V리그 토종 선수 중 최초로 700득점(739점)을 넘어서고, 2017-2018 시즌에도 585점을 올렸다. 두 시즌 연속(2015-2016, 2016-2017)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문성민은 163득점에 그쳤다. 개인 한 시즌 최소 득점(종전 168점)이다.





'백의종군' 문성민 평생 에이스일 순 없어…모두에게 감사



지난해 10월 1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개막전부터 변화가 감지됐다.

최태웅 감독은 개막 직전 "문성민이 일단 라이트로 돌아간다. 외국인 라이트 파다르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소방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 감독은 베테랑의 자존심을 지켜주고자 '소방수'라는 표현을 썼지만, 냉정하게 살피면 문성민의 자리는 백업이었다.

문성민은 개막전 내내 웜업존만 지켰다.

팬들도 충격을 받았지만, 문성민은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개막전에서 팀이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그건, 당시 경기는 내가 뛰지 않을 때 팀이 더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다는 의미였다"며 "당연히 그 상황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에 대한 서운함도 없었다"고 했다. 문성민은 "최태웅 감독님의 배구 철학, 팀을 위한 신념을 이해하고 있다. 다른 선수도 그렇지만, 나와 감독님 사이에는 깊은 신뢰가 있다"고 설명하며 "평생 에이스일 수는 없다. 팀이 변할 때는 나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감독이 시즌 초반에 예고했던 '문성민이 필요한 때'가 왔다. 문성민은 플레이오프 2경기 22점, 챔프전에서 39점을 올리며 '공격수 문성민'의 가치를 증명했다.





'백의종군' 문성민 평생 에이스일 순 없어…모두에게 감사



아주 잠시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었다. 신영석은 "정규리그 중에 성민이가 '경기에 자주 나가는 선수가 주장 완장을 차는 게 맞지 않나'라며 내게 주장 자리를 넘기려고 했다"며 "나는 성민이처럼 묵묵히 팀을 이끌 자신이 없었다. 아니, 성민이보다 현대캐피탈 주장에 잘 어울리는 선수가 없었다. 그래서 '네가 끝까지 해야 해'라고 말했다"고 떠올렸다.

문성민은 "영석이가 왜 그런 말까지 했나"라고 웃으며 "감독님과 코치님, 영석이 등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다. 정말 고맙다"고 했다.

느슨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문성민은 26일 경기 뒤 축승회 때 이번 시즌 처음으로 맥주 한 잔을 했다. 그것도 맥주를 채운 잔에 입을 살짝 대는 수준이었다.

문성민은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커피조차 피한다. 야식의 유혹조차 참으며 "먹방을 보며 버틴다"고 했다.

그는 "배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가진 습관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특히 엄격했던 문성민은 팀원 모두가 인정하는 '진정한 캡틴'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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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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