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민 '헌신' 전광인 '적응'…현대캐피탈 살린 날개 공격수
문성민, 정규리그에서는 자존심 내려놓고 백업 멤버로
전광인, 이적 후 크게 늘어난 수비 부담 극복
(천안=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문성민(33)과 전광인(28·이상 현대캐피탈)은 2018-2019시즌 정규리그에서 개인 최소 득점을 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 내부에서는 두 선수를 향한 칭찬만 들린다.
현대캐피탈은 26일 천안 유관순 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1(25-20 30-32 25-19 25-20)로 꺾고 우승을 확정했다.
문성민과 전광인은 단연 승리의 주역이었다. 문성민은 챔피언결정전 3경기에서 39점, 전광인은 55점을 올렸다.
문성민은 자존심을 내려놓고 팀에 헌신했다. 전광인은 크게 늘어난 수비 부담을 극복하고, '만능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문성민과 전광인 모두 무릎 통증을 안고 뛰면서도 공수에도 맹활약했다.
문성민의 헌신과 전광인의 적응 덕에 현대캐피탈은 '크리스티안 파다르, 문성민, 전광인이 공존하는 법'을 찾았다.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개막전인 열린 2018년 10월 13일 인천 계양체육관. 문성민은 경기 내내 웜업존만 지켰다.
문성민은 2016-2017, 2017-2018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다. 그동안 현대캐피탈은 수비 능력이 있는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며 문성민을 공격에 전념하는 라이트로 기용했다.
문성민의 공격력은 줄지 않았다. 하지만 팀 상황이 달라졌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개막 직전 "문성민이 일단 라이트로 돌아간다. 외국인 라이트 파다르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소방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 감독은 베테랑의 자존심을 지켜주고자 '소방수'라는 표현을 썼지만, 냉정하게 살피면 문성민의 자리는 백업이었다.
달라진 자리 탓에 개인 성적도 떨어졌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문성민은 163득점에 그쳤다. 문성민은 2016-2017시즌에 V리그 토종 선수 중 최초로 700득점(739점)을 넘어서고, 2017-2018 시즌에도 585점을 올렸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공을 때릴 기회가 없었다. 여기에 1월 31일 삼성화재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마지막 6라운드에서는 단 한 경기만 출전했다.
그러나 최 감독이 시즌 초반부터 예고했던 '문성민이 필요한 때'가 왔다.
외국인 주포 파다르가 플레이오프부터 허리 통증으로 정상적인 화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최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공격력 강화를 위해 문성민을 중용했다.
문성민은 특유의 공격력을 유지하면서 후위에서는 몸을 던지는 수비까지 펼치며 올해 드러낼 기회가 적었던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현대캐피탈로 둥지를 옮긴 전광인은 한껏 늘어난 수비 부담에 고전했다.
올 시즌 전광인의 득점은 466개로 개인 최소다. 반면 전광인은 생애 처음으로 1천개가 넘는 서브(1천10개)를 받았다.
전 소속팀 한국전력에서도 리시브 가담은 했지만, 공격 비중이 훨씬 컸던 전광인에게 자신을 향하는 서브 폭탄과 구단의 기대는 큰 부담이었다.
전광인은 수비 훈련을 거듭했고, 실력을 키웠다. 그는 올 시즌 서브 리시브 효율 49.31%로 이 부문 5위에 올랐다
정규리그 내내 공수에서 맹활약한 전광인은 플레이오프부터 무릎 통증을 느꼈다. 그러나 생애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향한 의지는 무엇보다 강력한 진통제였다.
현대캐피탈에서 전광인을 영입했을 때 대다수가 "현대캐피탈이 막강 화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정규리그 때까지만 해도 평가와 실제는 달랐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에서 '문성민과 전광인이 한 팀에서 뛸 때의 효과'가 극적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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