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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은 나의 힘'…머리 기른 후 '삼손 효과' 보는 투수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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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6 (화) 10:22

                           


'장발은 나의 힘'…머리 기른 후 '삼손 효과' 보는 투수들

롯데 김원중·KIA 전상현·NC 배재환, 긴머리 변신 후 맹활약



'장발은 나의 힘'…머리 기른 후 '삼손 효과' 보는 투수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020년 프로야구 KBO리그에는 유독 장발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많다.

지난해에도 LG 트윈스 이형종, 키움 히어로즈 조상우 등 일부 선수가 머리를 길러 화제가 됐다. 올해는 유행처럼 각 팀에 한 명씩은 머리를 기른 선수들을 발견할 수 있다.

타자보다는 투수 중에 장발로 변신한 선수들이 많은데, 단순히 뒷머리를 기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본격적으로 장발 스타일에 안착한 선수들도 보인다.

그중에는 머리를 기르고서 성적이 부쩍 좋아진 선수들도 있다. 쇼트커트에서 단발, 단발에서 긴 머리로 넘어갈 때 상당한 인내가 필요한데, 그 시간을 견딘 선수들이다.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은 올해 선발투수에서 마무리투수로 변신하면서 스타일도 바꿨다. 어깨에 닿을 정도로 머리를 기르는 데 성공했다.

그러면서 리그 정상급 마무리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15일 기준으로 올해 14경기 2승 6세이브, 평균 자책점 0.63을 기록 중인데, 세이브는 선수 원종현(NC 다이노스·9세이브)보다 부족하지만, 평균자책점은 마무리투수 중 가장 낮다. 이닝당출루허용률(WHIP)도 0점대(0.77)고 피안타율은 0.163에 불과하다.

작년까지 롯데의 뒷문을 지키다가 은퇴한 손승락의 공백을 완전히 잊게 해주는 활약이다. 점차 마무리라는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면서 투구 스타일도 예전보다 대범하고 강인하게 바뀌었다는 평가도 듣는다.

KIA 타이거즈 전상현과 NC 다이노스 배재환도 올해 머리를 기르면서 더욱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치고 있다.



'장발은 나의 힘'…머리 기른 후 '삼손 효과' 보는 투수들



전상현은 1승 1세이브 6홀드, 배재환은 1승 1패 4홀드로 각 팀의 필승조 투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전상현은 특히 지난 6일까지 13경기 15⅓이닝 동안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9일 kt wiz전에서 유한준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1점을 잃었는데, 이는 전상현의 올 시즌 유일한 자책점이다. 13일 SK 와이번스전에서도 1실점을 했지만, 야수 실책으로 출루한 주자의 득점이어서 전상현의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전상현은 평균자책점 0.50으로 같은 팀의 박준표(0.63)와 함께 0점대 평균자책점을 자랑하고 있다.

배재환도 올해 '배동열' 모드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배동열은 선동열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닮은 외모로 얻은 별명이다.

지난 시즌에도 염색이나 파마로 헤어 스타일 변신을 시도했던 배재환은 올해는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많이 기르는데 다 멋있어 보인다"며 장발에 도전했다.

장발에 정착하면서 안정감도 좋아졌다. 특히 지난 1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5-1로 추격당하는 6회 초 무사 만루에 등판해 삼진 3개로 이닝을 끝내는 압도적인 피칭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20홀드로 활약하면서도 시즌 막바지 체력 문제로 부진을 겪었던 배재환은 올해 '제대로 된 첫 풀시즌'을 목표로 내걸고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수들은 머리 스타일과 성적과의 관계를 의식하면서도 징크스에 사로잡히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전상현은 '삼손 효과'에 대해 "생각은 하고 있었다. 제가 머리카락을 자른다고 하니 주변에서 '그랬다가 못하면 어떡하느냐'고 걱정하더라"라면서도 "이 이상으로 기르지는 않을 것 같다. 더 길면 답답해서 자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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