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뉴스=국회]"한 경기만 따로 보는 것보다, 요새는 집에서 TV로 다섯 경기 중계 다 보고 확인하는 게 낫습니다.""프로와 아마추어의 실력차가 큽니다. 아마추어 선수를 뽑았으면 오히려 더 심한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습니다."체육인 최초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선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답변이 또 다른 논란을 예고했다. 연봉 2억원을 받는 전임 감독이면서도 TV 중계를 통해 선수를 체크한다는 대목과, 아마추어 선수를 뽑지 않은 이유로 '실력차'를 거론했다는 게 문제다.10월 10일 국회 본관 5층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018 정기국회 국정감사. 이날 국감은 '선동열 국감'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선 감독의 증인 출석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3개 정당 의원들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야구 대표팀을 둘러싼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명목으로 선 감독의 국감 증인 채택을 이끌어 냈다.아쉽게도 높은 관심도에 비해 질의 응답 내용엔 크게 새로운 것이 없었다. 일부 의원은 사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채 본질과 동떨어진 질문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선 감독의 답변도 이미 기자회견과 의견서에서 이야기한 "실력대로 뽑았다" 수준을 되풀이하는 데서 벗어나지 않았다.하지만 질의 과정에서 일부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선 감독의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추궁하는 과정에 '연봉 얼마를 받느냐'고 질문해 "2억 원을 받는다"는 답변을 이끌어 냈다. 선 감독은 "판공비가 다 포함됐다"고 밝힌 뒤 손 의원이 '판공비가 무제한이란 얘기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자 상기된 표정으로 "전혀 아닙니다"라고 항변했다.문제는 그 다음이다. 손 의원이 최초 대표팀 전임 감독의 '출근 시간'을 묻자 선 감독은 "출근이 아니고 일이 있을 때마다 왔다 갔다 하고 있다"며 "집에 가서 5개 경기 다 보고 확인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경기장에서 선수를 직접 확인하는 대신, 주로 TV 중계를 통해 체크한다고 밝힌 셈이다.이에 손 의원은 일본 사례와 비교하며 "일본은 전임 감독이 한달에 10회 이상 현장에 나가는 규칙이 있다. 우리 전임감독은 너무 편하게 일하는 게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선 감독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한 경기만 보는 것보다 다섯 구장을 다 봐야 하기 때문에 TV로 보는 것이 낫다"고 답변했다.연봉 2억 원을 받는 전임 감독이 TV 중계로 선수를 체크한다는 답변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전임 감독 선임 이후 경기장에서 선 감독을 봤다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경기장에 자주 나와서 현장과도 교류하고,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들으면서 선수를 선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다른 원로 야구인도 "대표팀 감독이 TV 중계로 선수를 본다는 건 자랑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물론 최근엔 중계방송 기술이 워낙 발달해 경기장보다 TV를 통해 더 많은 걸 볼 수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대표팀 감독이라면 경기장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이번 대표팀 논란도 결국 여론에 귀를 막고 '마이웨이'로 선수를 선발한 게 발단 아닌가." 이 야구인의 지적이다.아마추어 선수를 뽑지 않은 이유로 '프로와 실력차'를 언급한 것도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선 감독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실력차가 크다"며 "아마추어 선수를 뽑았으면 오히려 더 심한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고 답변했다. "실력만 보고 뽑았다"는 게 선 감독의 항변이다.이 역시 문제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답변이다. 프로 선수가 아마추어보다 실력이 낫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아시아경기대회에 타이완, 일본 등 '라이벌' 국가들은 프로가 아닌 사회인, 실업 선수로 구성한 대표팀이 나온다는 점이다. 프로 선수로만 대표팀을 구성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아마추어 대회에 프로 선수로 구성한 대표팀이 금메달을 차지하는 건 당연한 결과다. 아시아경기대회 야구 대표팀을 둘러싼 논란은 프로 선수 위주로 구성돼 손쉽게 금메달을 따고 병역 혜택을 얻을 수 있는 대표팀이라는 데서 출발했다.여기에 대해 "실력대로 뽑았다"고 항변하는 건, 선 감독 스스로 뭐가 문제인지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국감에 나선 일부 의원의 질의도 문제였지만, 선 감독의 답변 역시 지켜보는 국민들의 눈높이를 충족하기엔 한참 부족했다. 오히려 새로운 논란의 불씨만 당겼다.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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