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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리포트] KIA 조 윌랜드, 헥터급 '노동강도' 버틸 수 있나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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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6 (목) 10:26

                           
-헥터 노에시 떠난 KIA, 일본야구 출신 조 윌랜드 영입
-메이저리그 선발 유망주로 기대 모은 제구력 좋은 투수
-일본야구에서도 시즌 10승 기록, 실력만 보면 최고
-팔꿈치 부상 잦았던 윌랜드, ‘이닝이터’ 헥터 노동량 대신할 수 있을까
 
[외국인 리포트] KIA 조 윌랜드, 헥터급 '노동강도' 버틸 수 있나

 
[엠스플뉴스]
 
헥터 노에시, KIA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사상 최고의 외국인 투수가 한국 무대를 떠났다.
 
그가 떠난 자리엔 무시무시한 노동의 흔적이 남았다. 헥터는 3시즌 동안 연 평균 30경기에 선발 등판했고, 연 평균 192이닝을 던졌다. 3년간 기록한 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WAR)는 15.48승으로, 연 평균 5.16승을 추가로 팀에 가져다준 헥터다. 5번의 완투, 1번의 완봉승도 헥터가 남긴 기록이다.
 
세금 문제로 어쩔 수 없이 헥터와 작별한 KIA는 후임으로 조 윌랜드(Joe Wieland)를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했다. 윌랜드 앞엔 구단 역사에 남을 기록을 남긴 전임자의 뒤를 이어야 할 막중한 책임이 놓였다. 앞으로 윌랜드가 어떤 피칭을 하든, 당분간 전임자 헥터와 비교는 피할 수 없다. 
 
과연 윌랜드는 헥터의 그림자를 지우고, KIA 마운드를 다시 한번 리그 정상으로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 지금부터 알아보자. 
 
메이저리그 선발 유망주에서 일본야구 10승 투수까지
 
[외국인 리포트] KIA 조 윌랜드, 헥터급 '노동강도' 버틸 수 있나

 
조셉 앤드류 윌랜드. 1990년 미국 네바다주 리노 출신이다. 비숍 매노그 가톨릭 고교 졸업하고 2008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지명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비숍 매노그 고교가 배출한 메이저리거는 케빈 젭슨(전 LA 에인절스와) 윌랜드 둘 뿐이다.
 
윌랜드는 고교 투수에게 상위 지명권을 사용한 텍사스의 기대에 초고속 성장으로 부응했다. 2011년 21세 나이로 상위 싱글 A에서 6승 3패 평균자책 2.42를 기록했고, 더블 A에서도 4승 무패 평균자책 1.23 호투 행진을 펼쳤다. 시즌 중 트레이드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옮긴 뒤에도 계속 좋은 투구를 이어갔다.
 
2012년 윌랜드는 입단 5년 만에 빅리그 데뷔를 이뤘다. 출발은 괜찮았다. 5경기에 선발등판해 승리없이 4패만 당하긴 했지만, 평균자책 4.55로 준수한 피칭을 했다. 하지만 5번째 등판 뒤에 팔꿈치 통증이 찾아왔고, 결국 7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대에 올라 기나긴 재활을 시작했다. 
 
이 팔꿈치 통증은 이후 윌랜드를 끈질기게 따라다니며 투수 경력을 갉아먹는 원수가 된다. 당시 샌디에이고는 윌랜드 외에도 코리 룹키, 케이시 켈리(LG가 영입) 등 영건 투수들이 줄줄이 토미존 수술대에 오르며, 미디어로부터 ‘토미존 역병의 희생양’이란 평가를 듣기도 했다. 
 
토미존 수술 뒤에도 윌랜드는 여전히 빅리그의 기대를 받는 유망주였다. 2013년 베이스볼 아메리카(BA) 샌디에이고 팀내 유망주 8위에 올랐고, 2014년에도 13위에 올랐다. LA 다저스로 건너간 뒤에도 팀내 유망주 랭킹 20위 안에 이름을 올릴 만큼 윌랜드에 대한 기대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좀처럼 수술 이전 기대한 만큼의 피칭이 나오질 않았다. 맷 켐프 트레이드에 묶여 LA 다저스로, 다시 2016년엔 시애틀 매리너스로 건너가며 ‘저니맨’ 생활이 계속됐다. 결국 2016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가 된 윌랜드는 빅리그 도전을 멈추고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와 계약, 새로운 무대 도전을 택했다.
 
일본에서 첫 시즌은 완벽했다. 시즌 초반 3연승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뒤 시즌 후반에는 DeNA 외국인 투수 최초 5연승을 달렸고, 완봉승도 한 차례 기록했다. 타석에서도 홈런 3방을 터뜨리며 ‘외국인 이도류’라는 찬사를 들었다. 시즌 성적 10승 2패 평균자책 2.98을 기록한 윌랜드는 1억 3천만 엔에 2018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2018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이 도졌다. 시즌 개막을 2군에서 맞이했고, 뒤늦게 1군에 합류했지만 예년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16경기 4승 9패 평균자책 4.99에 그친 윌랜드는 시즌 뒤 보류선수에서 제외됐고, 헥터의 후임자로 2019시즌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게 됐다. 
 
수준급 제구력과 변화구, 문제는 ‘내구성’이다
 
[외국인 리포트] KIA 조 윌랜드, 헥터급 '노동강도' 버틸 수 있나

 
유망주 시절부터 윌랜드는 ‘커맨드’가 가장 큰 장점이란 평가를 받았다. 빠른 볼 구속은 140km/h 중반, 빨라야 140km/h 후반대로 강속구와는 거리가 있다. 
 
대신 원하는 지점에 의도하는 대로 공을 던지는 능력이 뛰어나 그리 빠르지 않은 구속에도 선발 유망주로 호평을 받았다. 마이너리그 통산 9이닝당 볼넷 1.9개, 메이저리그 통산 3.2개를 기록했고 일본에서 2년간 기록한 9이닝당 볼넷도 2.7개에 불과하다. 수준급 제구력이다. 
 
변화구 구사 능력도 뛰어나다. 각도 큰 커브를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져 타자들의 타이밍을 잘 뺏고, 낮게 가라앉는 체인지업 구사 능력도 수준급이다. 프로에서 장착한 슬라이더도 카운트를 잡는 용도로 잘 활용한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까다로운 일본 타자들 상대로도 경쟁력을 보여준 윌랜드다. 정교한 일본 타자들 상대로 두 자리 승수를 거뒀을 만큼 구위와 제구, 경기 운영 능력을 겸비한 수준 높은 투수라고 볼 수 있다. 
 
그간 KBO리그 외국인 투수 중에 일본야구 경험이 있는 투수들은 한국에서도 성공한 사례가 많았다. 앞서 한국 무대를 밟은 마이클 보우덴은 일본에서 2014년 36경기 40이닝 평균자책 4.50을 기록했고, 제이크 브리검은 11경기 34.1이닝 동안 5.24에 그쳤다. 둘 다 KBO리그에서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윌랜드는 2017시즌 두 자리 승수와 2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하며 에이스로 활약한 투수다.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문제는 부상이다. 윌랜드는 2012년 토미존 수술을 시작으로 해마다 팔꿈치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7시즌에도 한창 잘 나가다 팔꿈치 통증으로 제동이 걸렸고, 2018시즌엔 시즌 시작부터 팔꿈치가 말썽을 부렸다. 시즌 중반엔 허리 부상도 한 차례 겪었다. 일본에서 2년간 던진 이닝이 225이닝, 연 평균 112.5이닝에 불과하다.
 
KIA는 마운드 운영에서 선발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팀이다. 6이닝 100구 던진 투수를 7회에도 올려 120구를 던지게 할 때가 많다. 헥터는 2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던졌고 연 평균 192이닝을 소화했다. 자의든 타의든, 다른 구단 외국인 투수들에 비해 압도적인 노동량을 자랑했다.
 
그간 내구성에 문제를 드러낸 윌랜드가 과연 KIA 특유의 많은 이닝과 투구수를 시즌 내내 버틸 수 있을지는 주의깊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실력만 놓고 보면 충분히 헥터를 대신할 만 하지만, 헥터의 가공할 노동량과 내구성까지 대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KIA 코칭스태프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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