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김용호 기자] DB 팬들에게 수많은 추억을 안긴 로드 벤슨. 원주에서만 5시즌을 보낸 그가 정규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그동안의 여정을 되돌아봤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한국 무대에 더 이상 설 수 없는 그는 남은 시간 최선을 다해 다시 한 번 챔피언 결정전 무대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벤슨에게 지난 11일 정규리그 1위 확정의 순간에 대해 되묻자 그는 “경기는 졌지만 1위를 하게 되어 정말 기뻤다. 당연히 2011-2012시즌 정규리그 1위를 했을 때 생각이 났었다”라며 추억을 회상했다.
이번 시즌 DB가 조던 워싱턴을 교체하기로 결정하면서 벤슨은 자신의 선수 생활을 한국 무대 첫 팀이었던 원주에서 마무리하게 됐다. 팀 합류와 동시에 동부산성 트리오를 함께한 김주성과 윤호영을 만난 것에 대해 그는 “참 감회가 새로웠다. 예전에는 우리가 최고 전성기였을 때 만났는데 지금은 김주성이나 나나 은퇴를 앞두고 있다”며 싱숭생숭한 반응을 보였다.
최근 확정된 외국선수 제도와 상관없이 벤슨은 개막 전부터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선수로서의 여정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왔다. 그런 상황에서 그에게 또 한 번 챔피언결정전의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이에 벤슨은 “이번이 정말 마지막 플레이오프 무대다. 정말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서 챔피언결정전에 꼭 올라가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DB가 이번 시즌 정규리그 1위라는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는 어마어마한 디온테 버튼의 폭발력이었다. 하지만 벤슨이 코트 안팎에서 버튼을 뒷받쳐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결과는 없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이상범 감독이 매번 고마움을 표할 정도로 벤슨은 자신이 제 2옵션임을 받아들이고 버튼의 한국 무대 적응을 위해 힘써왔다.
“내가 예전에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빅터 토마스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아 무사히 적응할 수 있었다. 그래서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딛은 버튼에게 이번에는 내가 그런 역할을 해주고 싶었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이기 때문에 버튼이 성공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다.”
과거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던 벤슨. 하지만 아직까지 원주에서는 준우승에 머물러 있다. DB에서의 우승을 위해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에게 원주는 어떤 의미인지를 물었다.
“원주에 정말 오래있었다. 올 시즌까지 5번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정말 이제는 미국 집 다음으로 편안하게 느껴진다. 나에게는 제 2의 고향 같은 곳이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벤슨의 원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에게 원주에 대한 기억 중 가장 좋은 기억과 아쉬운 기억을 꼽아달라고 하자 좋은 기억으로는 망설임 없이 “6년 전과 올해 모두 김주성, 윤호영과 함께 정규리그 1위를 이룬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어 아쉬운 기억으로는 “외국선수 제도가 변경되면서 원주를 떠나야 했을 때 너무 아쉬웠다”며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벤슨에게 가장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김주성과 윤호영. 그는 이 둘에게 진심을 담아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주성은 정말 대단한 선수이자 원주의 전설이다. 존경받을만한 선수다. 긴 선수생활 정말 수고했고 마지막 시즌도 잘 마무리해서 기분 좋게 은퇴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혼자 남을 윤호영이 다음 시즌 팀을 잘 이끌 거라 믿는다. 다음 시즌에도 좋은 성적 거두길 바라고 부상 없이 건강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벤슨은 애정이 많았던 만큼 DB의 팬들도 잊지 않으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오랜 시간동안 원주에서 수많은 팬분들의 성원을 받았다. 정말 최고의 팬들이었다. 은퇴를 해서 한국을 떠나더라도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
# 사진_점프볼 DB(이선영 기자)



  2018-03-13   김용호([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