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축구교수' 크로스, 로 셀소에게 한 수 가르치다
크로스의 PSG전 스탯: 볼터치 88회(최다), 패스 65회(최다), 패스 성공률 98.5%(최고), 키패스 3회(최다), 슈팅 1회(유효 슈팅), 태클 성공 2회, 가로채기 2회. 전반 종료 직전 로 셀소에게 파울 유도해 페널티 킥 동점골에 기여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레알 마드리드 핵심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가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 신예 미드필더 지오반니 로 셀소를 상대로 클래스 차이를 보여주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레알이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PSG와의 2017/18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 홈경기에서 3-1 대역전승을 거두었다. 이 경기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챔피언스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100호골 고지를 넘어선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교체 투입되어 2골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며 역전승을 견인한 마르코 아센시오였으나 숨은 공신은 바로 크로스였다.
크로스는 경기 내내 안정적인 볼배급을 바탕으로 레알의 패스 플레이를 이끌었다. 레알이 PSG를 상대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중심엔 바로 크로스가 있었다.
이는 세부 스탯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이 경기에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볼터치(88회)와 패스(65회)를 가져갔다. 패스 성공률은 무려 98.5%로 패스 실패는 후반 4분경에 시도한 롱패스 한 번이 전부였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단순히 무의미한 패스 돌리기만 한 것도 아니다. 그는 정교한 코너킥으로 2차례 세르히오 라모스의 헤딩 슈팅을 만들어 주었다(22분경 슈팅은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77분경 슈팅은 상대 수비수 맞고 나갔다). 총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는 3회로 레알 선수들 중 최다이자 PSG 선수들까지 합치더라도 네이마르와 함께 공동 1위였다.
게다가 크로스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5분경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PSG 골키퍼 알폰소 아레올라의 선방에 막혔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크로스는 태클 3회를 시도해 2회를 성공시켰고, 가로채기도 2회 기록하며 수비적으로도 높은 공헌도를 보여주었다.
반면 수비형 미드필더로 깜짝 선발 출전한 PSG 신예 미드필더 로 셀소는 악몽과도 같은 하루를 보냈다. 패스 성공률 자체는 96.4%로 PSG 선수들 중에선 가장 높았다. 하지만 키 패스는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영양가가 전혀 없는 패스들이었다. 심지어 후반 6분경엔 위험 지역에서 패스를 시도하다 크로스에게 가로채기를 당하는 우를 범했다.
더 큰 문제는 위험 지역에서 실수들을 연발했다는 데에 있다. 25분경 마르코 베라티의 전진 패스를 받은 로 셀소는 이스코 앞에서 무의미한 힐 패스를 시도했다. 이를 눈치 챈 이스코가 베라티에게 가로채기를 성공시켰고, 뒤늦게 커버를 들어온 로 셀소가 위험 지역에서 파울을 범했다. 다행히 호날두의 프리킥이 골대를 크게 넘어갔기에 실점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으나 로 셀소의 힐패스가 자초한 위험 장면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수비적으로 공헌도를 보여준 것도 크게 없었다. 수비 지역에서 태클 2회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그 중 하나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였다)로 돌아가면서 위험천만한 장면들을 연출했다. 파울도 4회로 동료 미드필더 아드리앙 라비오와 함께 가장 많았는데 그 중 3회가 모두 수비 진영에서의 파울이었다. 크로스가 기록한 파울 3회 중 2회가 공격 진영에서 사전 차단하는 의미의 파울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고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도 로 셀소의 볼경합 승률은 25%에 불과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낙제점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결국 전반 종료 직전 로 셀소는 대형 실수를 저질렀다. 크로스가 짧은 코너킥 공격 찬스에서 영리하게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들어가자 이미 자리를 내주었음에도 무리하게 뒤에서 파울을 범한 것. 이에 심판은 지체없이 페널티 킥을 선언했고, 이를 호날두가 차분하게 성공시키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짧은 코너킥에 전혀 대비하지 못했던 데다가 크로스의 영리한 침투에 속절없이 당한 로 셀소이다.
이렇듯 크로스는 로 셀소보다 클래스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축구 교수'다운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로 셀소에게 한 수 가르침을 준 크로스이다. 반면 로 셀소는 크로스 앞에서 미숙한 모습을 보이며 대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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