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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NLCS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류현진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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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2 (금) 17:22

                           
[이현우의 MLB+] NLCS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류현진

 
[엠스플뉴스]
 
류현진(31·LA 다저스)의 다음 등판 일정이 확정됐다.
 
LA 다저스 감독 데이브 로버츠는 12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류현진이 2차전, 워커 뷸러가 3차전, 리치 힐이 4차전에 나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류현진은 14일(일요일) 오전 5시 9분에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리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 2차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이날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 류현진의 선발 등판 일정은 국내뿐만 아니라 현지에서도 관심을 모으던 주제였다. 다저스는 NLCS 1차전 선발 투수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일찌감치 발표했지만, 2차전 선발 투수를 발표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그러면서 다저스 2차전 선발 투수로 누구를 기용할지를 놓고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MLB.com의 켄 거닉 등 일부 현지 기자는 "류현진이 3차전에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 근거는 주로 올 시즌 류현진이 NLDS 1차전을 포함해 홈에서 6승 2패 61.2이닝 평균자책점 1.02으로 강점을 보였다는 데 있었다. 한편, 이는 올 시즌 류현진이 원정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약했던 것을 의식한 발언이기도 했다.
 
LA 다저스의 2018 NLCS 선발 로테이션
 
[10월 13일] 1차전(원정) - 클레이튼 커쇼
[10월 14일] 2차전(원정) - 류현진
[10월 15일] (휴식일)
[10월 16일] 3차전(홈) - 워커 뷸러
[10월 17일] 4차전(홈) - 리치 힐
[10월 18일] 5차전(홈) - 클레이튼 커쇼
[10월 19일] (휴식일)
[10월 20일] 6차전(원정) - 류현진
[10월 21일] 7차전(원정) - 워커 뷸러
 
그러나 필자는 지난 칼럼을 통해 "대부분의 7전 4선승제 시리즈는 5, 6차전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류현진을 3차전에 기용하면 자칫 최근 팀 내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4경기 4승 무패 26.0이닝 평균자책점 0.34)을 보이는 그를 한 번밖에 쓰지 못한 채 시리즈가 끝날 수도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류현진을 3차전에 기용했을 때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한편, 로버츠 감독 역시 지난 12일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그가 원정에서보다 홈에서 더 나은 투구를 펼쳤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러나 류현진은 베테랑이다. 우리는 그가 장소와 관계없이 잘 던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아직 등판 일정을 확정 짓진 않았으나 그가 어디서든 잘 던질 거라고 확신한다"고 류현진에 대한 믿음을 드러낸 바 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류현진을 2차전 선발로 확정 지은 것은 다저스가 류현진을 커쇼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믿음직스러운 투수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봐도 좋다.
 
이번 NLCS에서 2차전 선발 투수가 지닌 중요성
 
 
 
이번 NLCS에서 2차전 선발 투수가 맡은 역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홈 어드벤티지가 96승 67패로 NL 중부지구 1위를 차지한 밀워키에게 있기 때문에 이번 시리즈의 1, 2차전과 6, 7차전은 밀러파크에서 열린다. 이에 따라 2차전 선발 투수는 적진에서만 두 경기(2, 6차전)를 치러야 할 확률이 높다.
 
만약 5차전 내로 시리즈가 끝나지 않으면 2차전 선발 투수는 시리즈 스코어 3승 2패 또는 2승 3패 상황에서 던져야 한다. 3승 2패 상황에서 등판해서 패하기라도 한다면 시리즈는 7차전까지 이어지게 되며, 2승 3패 상황에서 등판하면 일리미네이션 게임(elimination game 지면 탈락하는 경기)을 치르게 된다. 어느쪽이건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2차전 선발 등판 역시 1차전에서 승리한다면 별문제가 안 되겠지만, 자칫 1패를 먼저 안고 경기를 치뤄야 한다면 그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따라서 1차전 선발 투수가 지닌 상징성을 제외하면, 류현진은 실질적으로 이번 시리즈에 임하는 투수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아무리 큰 경기에 강한 류현진이라고 할지라도 부담될 수밖에 없는 역할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2차전 선발 등판은 류현진에게 몇 가지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류현진의 휴식일별 성적
 
4일 휴식 후 등판
[통산] 14승 11패 210.2이닝 ERA 3.25
[2018] 3승 1패 33.0이닝 ERA 1.36 
5일 휴식 후 등판
[통산] 16승 11패 203.2이닝 ERA 3.49 
[2018] 3승 2패 33.2이닝 ERA 2.67
6일 이상 휴식 후 등판
[통산] 10승 6패 139.1이닝 ERA 2.78 
[2018] 1승 0패 15.2이닝 ERA 1.72
 
첫째, 류현진에게는 NLDS 1차전 등판 후 14일 열리는 NLCS 2차전까지 8일간의 휴식이 주어진다. 이는 정규 시즌과 NLDS를 치르며 쌓인 피로를 회복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와 동시에 투구 간격이 지나치게 길어짐(NLCS 3차전에 등판했을 경우 류현진은 10일간 휴식을 취해야 했다)으로써 투구 감각을 잃어버리지도 않는 적절한 간격이기도 하다. 이번 기자 회견에서 로버츠 감독이 밝힌 류현진을 2차전 선발 투수로 내정한 이유이기도 했다.
 
둘째, 2차전 등판 후 류현진에겐 다시 5일간의 휴식일이 주어진다. 이는 1차전 선발 등판 이후 5차전까지 4일간의 휴식일이 주어지는 커쇼보다 하루 더 많은 휴식일이다. 2차전 등판까지 8일, 6차전 등판까지 5일이라는 휴식일로 인해 류현진은 정규시즌에서 원정 경기를 치를 때보다 이동 거리에 따른 체력적인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경기가 열리는 밀러파크가 개폐식 돔구장이라는 것도 호재다. 왜냐하면, 류현진의 호투 여부는 당일 패스트볼 구속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밀러파크가 류현진의 투구에 미칠 영향은?
 
[이현우의 MLB+] NLCS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류현진

 
부상 복귀 이후 류현진은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0마일 이상인 경기에서 155.2이닝 평균자책 2.48을, 90마일 이하인 경기에서 53.1이닝 평균자책 4.73을 기록 중이다. NLDS 1차전에서의 호투 역시 평균 92마일(148.1km/h)로 패스트볼 구속이 뒷받침된 영향이 컸다. 이는 부상 복귀 이후 단일 경기 최고 패스트볼 평균구속이기도 했다.
 
그럴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경기가 열린 다저스타디움의 기온이 22도로 따뜻했던 영향이 컸다. 하지만 NLCS 2차전이 열리는 14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최고 기온은 10도에 불과하다. 만약 야외에서 경기가 열렸다면 낮은 기온으로 인해 구속이 느려질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밀러파크는 개폐식 돔구장이며, 따라서 이날은 지붕을 닫고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지붕을 닫으면 외부의 차가운 공기가 차단될 뿐만 아니라, 실내 난방으로 인해 실제 경기가 열리는 구장의 온도는 바깥보다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류현진이 마음 놓고 구속을 끌어올리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그렇게 되면 타자친화구장으로서 밀러파크가 류현진에게 불리한 요소도 상당 부분 완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이번 2, 6차전 등판이 원정이어서 생긴 난점도 있다.
 
 
 
밀러파크는 지난 5년간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가운데 네 번째로 홈런팩터가 높았던 구장이다. 그런데 류현진은 올 시즌 원정 경기에서 9이닝당 1.95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이는 홈 경기에서 9이닝당 0.49개의 홈런을 허용한 것에 비해 거의 4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따라서 이번 NLCS에서 류현진이 호투를 펼치기 위한 제1 조건은 피홈런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될 전망이다.
 
특히 밀워키의 중심타자 크리스티안 옐리치는 요주의 대상이다. 옐리치는 올 시즌 36홈런 가운데 22홈런을 밀러파크에서 쳐냈다. 게다가 옐리치는 좌타자이면서도 우투수(타율 .321 OPS .1007) 못지 않게 좌투수(타율 .337 OPS .983)를 상대로도 잘 치는 타자다. 류현진이 호투를 펼치기 위해선 이런 '홈 깡패' 옐리치를 잘 막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과연 류현진은 자신에게 주어진 막중한 부담을 이겨내고 팀을 월드시리즈에 진출시킬 수 있을까? 만약 그럴 수만 있다면 올 시즌을 마치고 FA가 되는 류현진을 지켜보는 MLB 구단들의 시선도 지금과는 또 달라질 것이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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