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천재' 나세르, 도핑 소재지 규정 위반…한시적 자격정지
징계 확정되면 도쿄올림픽 포함 2년 동안 대회 출전 금지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단거리 천재' 살와 나세르(22·바레인)가 '불시 검문을 위한 소재지 보고' 규정을 어긴 혐의로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혐의가 확정되면 나세르는 최대 2년 동안 대회에 나설 수 없다. 2021년 도쿄올림픽 출전도 불가능하다.
AP통신은 6일(한국시간) "세계육상연맹 도핑 문제를 다루는 선수 윤리위원회가 소재지 보고 규정을 위반한 나세르의 선수 자격을 일시 정지하기로 했다. 곧 징계 절차를 밟는다"라고 보도했다.
육상 선수들은 자국 연맹에 '소재지'를 보고해야 한다. 불시에 하는 도핑 테스트 등을 위해서다.
소재지 정보를 허위로 기재하거나, 도핑 검시관이 갔을 때 한 시간 내로 선수가 나타나지 않고, 도핑 테스트를 기피하는 행위를 하면 징계 대상이 된다.
나세르가 어떤 식으로 소재지 보고 규정을 어겼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나세르는 20대 초반에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에 오른 육상 스타다.
그는 2019년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400m 결선에서 48초14의 놀라운 기록으로 우승했다.
48초14는 여자 400m 역대 3위 기록이다. 1985년 이후에 나온 최고 기록이기도 했다.
24개월 동안 400m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제왕' 쇼네 밀러-위보(26·바하마)도 48초37로 잘 뛰었지만, 나세르에게 밀렸다.
나세르는 1998년 나이지리아 아남브라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나이지리아인이고 아버지는 바레인 사람이다.
11살 때 나이지리아에서 육상을 시작한 그는 16살이던 2014년 바레인으로 귀화했다.
'에벨레추쿠 아그바푸오누'라는 나이지리아 이름을 버렸고, 이슬람교로 개종도 했다.
나세르는 귀화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이지리아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전혀 없다. 나는 바레인을 사랑하고, 바레인 대표로 뛰는 걸 자랑스러워한다"고 말한다.
바레인은 나세르에게 안정적인 재정 지원을 했고, 나세르는 세계 챔피언에 오르며 화답했다. 나세르는 바레인의 육상 영웅이 됐다.
나세르는 주 종목인 400m뿐 아니라, 100m와 200m에서도 꾸준히 기록을 끌어 올리며 '단거리 천재'로 불렸다.
그러나 도핑 문제가 불거지면서 나세르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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