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역사를 쓴 코리안 빅리거들
류현진, 개막전 선발·올스타전·아시아 투수 최초 ERA '왕관'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우뚝 선 최지만, '가을야구' 초대장
추신수,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 신기록 작성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인 메이저리거에게 2019년은 잊지 못할 한 해가 됐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가 모인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획득했다.
2016년 빅리그 데뷔 후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른 최지만(28·탬파베이 레이스)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며 홈런·타점에서 한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을 세웠다.
'맏형' 추신수(32·텍사스 레인저스)는 지난해 아드리안 벨트레가 은퇴한 뒤 텍사스 클럽하우스의 리더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올 시즌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182⅔이닝을 던져 완봉승 한 차례를 포함해 14승(5패)을 따내고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2.43)을 따돌리고 내셔널리그 1위이자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출신 투수가 메이저리그 주요 타이틀을 따낸 건 류현진이 다섯 번째다.
탈삼진 부문에서 노모 히데오(일본)가 두 차례(1995년 236개, 2001년 220개), 다르빗슈 유(일본)가 한 차례(2013년 277개) 1위를 기록했다.
왕젠밍(대만)은 다승 1위(2006년 19승)를 차지했다.
아시아 출신 선수의 평균자책점 1위도, 한국인 메이저리그 타이틀도 류현진이 처음이다.
류현진은 노모가 보유하고 있던 아시아 투수 최저 평균자책점(1995년 2.54) 기록도 갈아치웠다.
류현진의 2019년은 이보다 더 화려할 수 없었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를 제치고 다저스의 개막전 선발의 영예를 안았다.
5월에는 6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59라는 믿기지 않는 성적으로 한국인 투수로는 두 번째로 메이저리그 '이달의 투수상'을 받았다.
'별들의 축제' 올스타전에선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지난해부터 부활 기미를 보인 류현진은 8월 중반 이후 슬럼프가 찾아오기 전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메이저리그 역사를 뒤흔들었다.
류현진은 2014년 이후 5년 만에 자신의 메이저리그 최다 승수 타이를 기록했다.
180이닝을 넘긴 것은 데뷔 첫 시즌이었던 2013년(192이닝) 이후 처음이다.
2014년 152이닝을 마지막으로 2015년 어깨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그 해를 통째로 날렸다.
이후 팔꿈치, 허벅지 부상 등이 이어지면서 2016년 4⅔이닝, 2017년 126⅔이닝, 2018년 82⅓이닝에 그쳤다.
설령 류현진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타지 못한다고 해도 그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시즌이었던 셈이다.
올 시즌을 마치고 다시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류현진은 건강을 입증하며 대박 계약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최지만은 올 시즌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1(410타수 107안타) 19홈런, 63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타율은 지난해(0.263)보다 낮지만, 빅리그 무대를 밟은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다.
홈런과 타점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고, 출루율과 장타율은 각각 0.363, 0.459를 기록했다.
최지만은 시즌 내내 빅리그 25인 로스터에 머물면서 10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거듭났다.
최지만은 지난해 61경기가 빅리그 한 시즌 최다 출전이었다.
최지만은 탬파베이가 치열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을 펼치던 시즌 막판, 팀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탬파베이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를 유지하고 있던 24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0-4로 뒤진 4회 추격의 3점포를 때려내 팀 역전의 발판을 놨고, 팀이 6-4로 승부를 뒤집은 6회 2루타를 때린 후 쐐기 득점을 올렸다.
이튿날인 25일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서는 1-1로 팽팽히 맞선 연장 12회 끝내기 홈런을 터트렸다.
최지만의 막판 활약 속에 탬파베이는 28일 와일드카드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인천 동산고 재학 시절인 2009년 7월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한 최지만은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다가 미국에 온 지 7년 만인 2016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뉴욕 양키스(2017년), 밀워키 브루어스(2018년)에서 뛴 뒤 2018년 6월 탬파베이로 이적했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의 믿음 속에 꾸준히 기회를 얻은 최지만은 올해 팀의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고, 마침내 가을 잔치 초대장을 거머쥐었다.
추신수는 타율 0.265(563타수 149안타), 홈런 24개, 타점 61개, 출루율 0.371로 텍사스에서의 6번째 시즌을 마쳤다.
15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미국에서 외로이 머물며 성공 스토리를 써온 추신수는 올 시즌도 나이가 무색한 활약을 펼쳤다.
6월 5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200홈런을 돌파했고, 이에 앞서 4월 5일 에인절스전에서는 통산 1천500안타를 넘겼다.
2017년 22개, 2018년 21개의 홈런을 날린 추신수는 올해 24홈런을 치며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썼다.
전반기 올스타, 후반기 부진으로 요약되는 지난 시즌처럼 올해도 전반기(0.288), 후반기(0.234)의 성적 차이가 극명했던 점은 아쉽지만, 추신수는 출루율과 홈런 기록에서 엿보이듯 자기 몫은 해냈다.
또한 올해 텍사스의 최고참이자 클럽하우스 리더로서 후배들을 도우며 팀을 위해 헌신한 추신수의 가치는 단순한 개인 성적만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돌부처' 오승환은 6년 만에 KBO 리그로 돌아왔다.
오승환은 2018년 콜로라도 로키스로 이적한 뒤 25경기에 등판해 2승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2.53으로 호투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공헌했다.
하지만 올해는 21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9.33으로 부진했고, 팔꿈치 통증 탓에 시즌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방출됐다.
오승환은 8월 6일 KBO 리그 원소속구단인 삼성 라이온즈와 2019년 잔여 연봉 6억원에 계약했다.
오승환은 해외 불법 도박으로 2016년 KBO 사무국으로부터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내년 4∼5월에 등판이 가능하다.
그는 그동안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할 예정이다.
강정호(32)는 올해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8월 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방출됐다.
이후 밀워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에 합류해 훈련을 이어갔으나 비자 문제에 발목이 잡혀 계약이 완료되지 않았다.
음주운전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강정호는 개인 훈련을 소화하며 미국 무대 재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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