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맨' 이동현의 현역 마지막 인사…"원클럽맨, 행복했습니다"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지낸 19년 행복…우승하지 못해 죄송"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울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했지만, 자꾸만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동현은 29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여러 번 울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부모님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고, 경기 중 투수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올라온 팀 선배 박용택과 포옹하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경기 뒤 팬, 부모, 구단 관계자 등과 인사하는 '공식 은퇴식'에서는 이동현의 눈가가 계속 젖어 있었다.
LG 트윈스는 2001년부터 올해까지 한 팀에서만 뛴 이동현을 위해 은퇴식을 마련했다.
이동현은 경기 전 팬들과 취재진을 만났고, 경기 중에는 7회 등판해서 마지막 공을 던졌다.
박세혁(두산)에게 던진 6구째 시속 139㎞ 직구는 개인 통산 687개째 삼진으로 이어졌다.
이동현은 손을 번쩍 들며 '마지막 탈삼진'을 자축했다.
경기 뒤, LG는 '이동현만을 위한 시간'을 마련했다.
이동현은 인터뷰 영상에서 "팀 후배들이 성장하고 있었다. 내가 떠나줘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다행히 부모님과 가족들이 '그동안 고생했다'며 내 뜻을 받아주셨다"라고 말했다.
이동현의 말에 LG 팬들 몇몇은 눈물을 흘렸다.
차명석 LG 단장도 유니폼이 담긴 액자를 이동현에게 선물하며 펑펑 울었다.
동료, 가족 등의 영상 메시지를 보며 여러 차례 눈가를 훔친 이동현은 단상에 올라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그는 "19년 동안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행복하게 지냈다. 부모님, 동료 등 감사 인사를 하고 싶은 분이 많다"며 "특히 팬들은 제게 늘 감동을 안겨주셨다. 다만 19년 동안 선수로 뛰면서 우승을 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동현은 "LG 18번 이동현은 그라운드를 떠난다. 그러나 어디선가, LG를 항상 응원하고 있을 것"이라며 허리를 깊이 숙여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LG는 은퇴식 종료 직전, 이동현이 마운드에 오를 기회를 한 번 더 줬다. 만루 상황을 만들고, 이병규 타격 코치가 타석에 들어서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병규 코치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LG 선수단은 마운드에서 이동현을 둘러싸고 은퇴를 축하하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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