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한국전력 외국인선수 아텀이 좀처럼 고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18일 수원체육관에서 삼성화재에 2-3으로 패하며 시즌 10연패에 빠졌다. 승리 없이 열 경기 전패. 암담한 상황에 놓인 한국전력이다.
이날 한국전력에겐 모처럼 기회가 왔다. 상대 삼성화재가 자랑하는 좌우 날개 중 박철우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 그러나 한국전력은 마지막 한 끝 차이로 무너졌다. 5세트 13-15. 너무도 아쉬운 점수였다.
외국인선수간 화력 차이가 두드러졌다. 삼성화재는 V-리그 3년차 외인 타이스가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다. 타이스는 블로킹 1개를 포함한 46득점, 공격성공률 64.29%, 점유율 52.63%로 맹공을 펼쳤다.
반면 한국전력 외인 아텀은 14점, 공격성공률 50%, 점유율은 13.70%에 그쳤다. 아텀이 부진한 가운데 서재덕과 최홍석이 분투했지만 막판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시즌 초반 급하게 합류한 아텀은 도중 부상이 겹치면서 더딘 적응속도를 보이고 있다. 김철수 한국전력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연습 때는 분명 좋다. 타점도 살아있고 공격도 힘이 실린다. 그런데 실전만 들어서면 못 보여준다”라며 아쉬워했다. 이어 “그래도 연습 때 3분의 1은 보여줬다”라는 농담 섞인 말을 한 김철수 감독이다.
적응이 느린 것은 여러 이유를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8월부터 합류하는 다른 외인들과 달리 아텀은 10월, 시즌이 시작된 이후 선수단에 합류했다.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온 OK저축은행 요스바니의 경우는 9월 제천·KAL컵까지 뛰면서 적응력을 키웠다. 아텀에겐 사전 무대 없이 곧바로 실전 투입이 있을 뿐이었다.
이전까지와는 다른 포지션도 어려움이 있는 부분. 아텀은 원래 윙스파이커로 뛰던 선수다. 공격도 주로 오른쪽이 아닌 왼쪽에서 때렸다. 그 때문에 현재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며 오른쪽에서 공격할 때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타이밍 맞추는 데에도 익숙하지 않고 범실이 많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재덕이 오른쪽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소극적인 성격도 이유가 된다. 아텀은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뭔가 요구하거나 하지 않는다. 실수를 할 경우 크게 주눅이 드는 모습도 보인다. 환경 적응력도 약해 ‘경기장 분위기’를 많이 탄다는 것이 한국전력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외인에게는 ‘중요할 때 한 방’을 맡긴다. 높은 타점을 활용해 결정적인 득점을 내주길 원한다. 그러나 이날 한국전력은 5세트 상대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좌우 에이스를 활용한 공격이 아닌 중앙 속공을 썼다. 이것이 상대 타이스 블로킹에 걸리면서 경기는 삼성화재에게 넘어갔다.
경기 후 김철수 감독은 “내가 지시한 것”이라고 이에 대해 밝혔다. 다른 팀이었다면 이는 분명 외국인선수에게 가야 맞는 상황. 그러나 오른쪽 후위를 준비하던 아텀에게 공은 가지 않았다.
실은 5세트 중반부터 투입된 아텀은 공 한 번 받지 못했다. 팀 내 서재덕이 워낙 막판 컨디션이 좋았던 것도 있지만 그만큼 아텀이 팀 내에서 신뢰를 받지 못한다고 풀이할 수 있다. 본인이 잘 풀리면서 경기를 뛰어야 그만큼 적응도 빨라지는 법. 그러나 계속된 연패로 아텀이 실전서 오히려 위축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한국전력은 이미 시즌 중 외인 교체카드를 사용한 상태. 올 시즌은 아텀으로 쭉 밀고가야 한다. 그렇지만 승리 한 번 없이 연패만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아텀이 적응할 때까지 무한정 시간을 주기도 어렵다.
하루빨리 아텀이 한국무대에 적응해 본 모습을 보여줘야 한국전력도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언제쯤 아텀이 타는 김철수 감독의 속을 달래줄 수 있을까. 그 기간이 늦어지는 만큼 김철수 감독 속도 함께 타들어간다.
사진/ 더스파이크 DB(홍기웅 기자)
2018-11-19 이광준([email protected])저작권자 ⓒ 더스파이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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