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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에서 동료로' 1순위가 1순위에게… 허훈이 박준영에게 전한 진심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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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3 (월) 06:26

                           

'라이벌에서 동료로' 1순위가 1순위에게… 허훈이 박준영에게 전한 진심



[점프볼=강현지 기자] “재간이 좋은 선수라 프로에 와서도 잘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2017년 1순위 허훈(23, 180cm)이 2018년 1순위 박준영(22, 195.3cm)에게 건넨 말이다.

 

대학시절 연세대와 고려대, 라이벌 매치를 펼치던 허훈과 박준영이 부산 KT에서 만났다. 2017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1순위로 허훈이 먼저 KT에 입단한 후 올해는 박준영이 1순위로 KT의 유니폼을 입었다. KT가 2년 연속으로 1순위 신인선수들을 뽑은 건 처음이다.

 

게다가 두 선수 모두 대학리그에서 팀 내 주축으로 뛰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허훈은 2017년 대학리그 플레이오프에서 MVP를 거머쥐며 연세대를 2년 연속 챔프전 우승으로 이끌었고, 박준영은 그해 정규리그 득점 1위를 기록하며 고려대를 4년 연속 정규리그 1위로 이끌었다. 허훈이 졸업, 박준영이 4학년이었던 올해 대학리그는 고려대의 정규리그 5년 연속 1위, 연세대의 플레이오프 3년 연속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박준영을 팀 후배로 맞이한 허훈은 “(박)준영이가 재간이 좋고, 포스트 기술이 좋았던 선수라 막기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준영이를 막으려고 준비를 많이 했었는데, 프로에 와서 열심히 한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될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박준영은 “(허)훈이 형을 상대로 만났을 땐 정말 얄미운 선수였다. 농구를 너무 재치 있게 잘했다. 지금은 같은 팀이라 믿음직스럽다”라고 덧붙이며 연세대 시절 허훈을 회상했다.

 

'라이벌에서 동료로' 1순위가 1순위에게… 허훈이 박준영에게 전한 진심 

허훈은 프로 데뷔 첫 해 32경기에 출전해 10.6득점 2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양홍석과 주축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팀 순위는 10위, 플레이오프까지 탈락하며 신인상은 서울 SK 안영준에게 넘어갔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서동철 감독 부임 이후 KT는 지난 시즌과는 완전히 다른 팀으로 탈바꿈했고, 3점슛 1위를 거머쥐며 현재 울산 현대모비스의 뒤를 이어 단독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발목 부상으로 잠시 쉼표를 찍고 온 허훈, 복귀 후 그 또한 경기 감각을 되찾기에 한창. 허훈은 “지난 시즌에는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지다가 뒤집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강팀이 된 것 같다”며 달라진 팀의 모습을 실감하고는 “외국선수가 바뀐 팀도 있고, 부상 선수가 돌아오면서 3라운드부터가 진짜일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3라운드부터 합류할 박준영에게 조언의 말도 건넸다. “준영이가 대학 때는 4번(파워포워드)으로 뛰었는데, 프로에서 4번으로 뛰기에는 신장이 작고, 3번(스몰포워드)을 보려면 발이 느린 편이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보완이 필요하고, 3점슛도 자신있게 던져야 한다. 연습만 한다면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1순위’에 대한 의미부여 보다 ‘팀 내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순위 타이틀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1순위에 대한 기쁨은 잠시다. 순위보다 중요한 것이 팀에 빨리 적응을 하는 것인데, 프로에서 살아남으려면 팀에서 어떻게 해야 하고, 보여줄 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라이벌에서 동료로' 1순위가 1순위에게… 허훈이 박준영에게 전한 진심 

박준영은 “어렸을 때부터 남들보다 주목받지 못한 것도 있었는데, 지금까지 살아남아 1순위로 프로에 진출했다. 여태껏 그래왔던 것처럼 프로에 와서도 부족한 점을 충족시켜서 끝까지 살아남는 선수가 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박준영은 신인선수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지난 28일부터 KT에 합류해 팀 훈련을 소화 중이다. “성실한 모습을 보여 꾸준하게 기복 없는 모습을 보여서 시즌 막판에는 신인상을 거머쥐고 싶다”며 프로 데뷔를 앞두고 당찬 각오를 밝힌 박준영.

 

허훈 역시도 “준영이가 욕심을 가지고 하고, 시즌 후반기에 팀 성적까지 받쳐준다면 신인상은 준영이의 것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박준영을 응원하며 “프로는 냉정한 곳이다. 프로로서 경쟁력을 살려야 하고, 못한다면 출전 시간도 줄어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상없이 경기를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심어린 격려까지 함께했다.

 

한편 박준영이 택한 프로 데뷔 시즌 첫 등번호는 23번. 고려대 시절 달던 번호이긴 하지만, 지난 시즌 허훈이 “KBL 판도를 뒤집겠다. 르브론 제임스가 되겠다”며 정한 번호를 올 시즌에는 박준영이 물려받았다.

 

2018년 신인선수들은 오는 6일부터 시작되는 정규리그 3라운드부터 출전할 수 있다. 허훈과 박준영이 속한 KT는 7일 홈에서 현대모비스와 3라운드를 시작하는 가운데, 박준영이 빠르게 팀에 적응을 마친다면 이 경기부터 ‘1순위 콤비’의 경기를 살펴볼 수 있을 전망이다.

 

#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홍기웅, 유용우 기자)



  2018-12-02   강현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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