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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도, 다시 서울로…전국체전 성화 채화 기나긴 여정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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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6 (목) 14:50

                           


서울→독도, 다시 서울로…전국체전 성화 채화 기나긴 여정

'KTX→쾌속선→행정선' 밤새워 9시간…동해 태양 기운으로 불꽃 댕겨

독도경비대가 첫 봉송 영광…29일 서울광장서 전국 각지 성화와 합화



서울→독도, 다시 서울로…전국체전 성화 채화 기나긴 여정

(독도=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독도로 가는 길은 멀었다.

26일 우리나라의 동쪽 끝 독도에서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성화를 채화한 김생환 서울시의회 부의장 일행은 전날 새벽 서울역에서 포항행 KTX에 오르는 것으로 여정을 시작했다.

어둠을 뚫고 달려 도착한 포항에서 울릉도로 가는 쾌속선 '썬플라워호'에 탑승했다.

폐쇄형 선박으로 항해 중에는 갑판 등 외부로 나갈 수 없어 바닷바람을 맞을 수는 없었다.

썬플라워호 일반석은 지정석 좌석인데도 복도에 돗자리를 깔고 앉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배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울렁대는 파도 탓에 몰려오는 뱃멀미를 줄이려면 바닥에 눕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썬플라워호 승무원은 "멀미가 심하면 배 앞쪽으로 가지 말고 가운데 있는 것이 낫고, 그마저도 안 되면 복도에 주저앉으라"며 "토할 생각이면 일찍 하는 것이 낫다. 늦게 가면 다른 사람들 토 냄새 때문에 더 힘들 것"이라고 권했다.

배가 나아갈수록 곳곳에 비치된 '위생봉투함'을 찾는 승객들의 비틀대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화장실에 들어가 감감무소식인 가족이나 일행을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배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이 좋을지, 꼿꼿하게 버티는 게 나을지 답 없는 고민을 하는 사이 3시간 45분의 항해가 끝나고 울릉도가 모습을 나타냈다.

서울→독도, 다시 서울로…전국체전 성화 채화 기나긴 여정

하지만 성화 채화 장소인 독도까지는 아직 더 가야 했다. 일출 시간에 맞추기 위해 이날 오전 2시 30분께 울릉도 사동항에서 출발하는 울릉군 행정선 '독도평화호'에 탑승했다.

울릉도에서 독도로 가는 바다는 전날보다 평온한 듯했다. 승객 대부분이 졸음을 이기지 못한 사이 독도는 수평선 너머에서 막 떠오르기 시작한 태양의 붉은 빛을 배경으로 서서히 자태를 드러냈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항해는 2시간 30분가량 걸렸다. 서울에서 이곳까지 기차와 배 탑승에만 9시간 가까이 썼으니 인천에서 러시아 모스크바까지 날아갔을 시간이다.

독도 선착장에서 채화 장소인 헬기장까지는 좁고 가파른 계단 330여개를 올라야 했다.

비탈진 돌산이라고 봐도 무방한 독도를 오르며 가빠진 호흡에 잠시 멈춰 돌아볼 때마다 바다 너머에서 조금씩 떠오르는 태양에 비친 섬의 모습이 시시각각 달라졌다.

서울→독도, 다시 서울로…전국체전 성화 채화 기나긴 여정

곳곳에 내걸린 태극기, '대한민국 동쪽 땅끝'이라고 적힌 표지석, 국토지리정보원이 설치한 '대한민국 국가기준점' 표지 등 독도가 우리 땅임을 보여주는 명확한 상징들은 이 섬을 둘러싼 영토 분쟁을 무색하게 했다.

이날 독도 성화 봉송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선 독도경비대장 허원석 경감은 "국토의 최동단 독도에서 제100회 전국체전의 성화 주자로 뛰게 돼 정말 영광"이라며 "성화가 앞으로 대한민국의 100년을 밝혀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허 경감은 "사나흘에 한 번씩 일본 순시선이 접근해 주시하고 있다"며 "외롭고 힘들지만, 영토를 지킨다는 자부심과 긍지가 있다. 공기가 좋은 데다가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건강도 좋아진다"고 자랑했다.

경비대는 4개 지역대가 돌아가면서 50일씩 독도를 지킨다. 지난 주말 태풍 '타파'가 왔을 때는 파도가 7m 넘는 높이로 들이닥쳤다고 한다.



서울→독도, 다시 서울로…전국체전 성화 채화 기나긴 여정

김생환 부의장과 김병수 울릉군수가 동해에서 떠오른 해의 기운으로 불을 댕긴 성화는 허 경감과 경비대 오요셉 대원의 손을 거쳐 안전 램프에 담겼다.

램프에 담긴 성화는 울릉도에 들렀다가 다시 배에 실려 서울로 향한다.

이어 29일 서울광장에서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 임진각, 마라도 등에서 채화한 성화와 합쳐져 하나의 불꽃으로 타오른다.

그리고 내달 4일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개회식에서 길고 험한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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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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