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로 이적한 이태양 "짐 싸는데 눈물이…이 악물고 던지겠다"
"코치님이었던 정민철 단장님께 직접 연락받아…뭔가 보여드릴 것"
(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하루아침에 유니폼을 바꿔 입은 SK 와이번스 우완투수 이태양(30)은 인터뷰를 위해 자리에 앉자마자 손으로 머리를 털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인터뷰한다는 게 어색한 듯했다.
2010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한화에 입단해 10년 동안 한 팀에서 뛰었던 이태양은 18일 오전 SK에서 뛰던 외야수 노수광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했다.
그는 퓨처스리그 SK와 원정 경기를 위해 한화 2군 선수단과 인천 강화도 숙소에 머물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이적 통보를 받고 곧바로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으로 이동했다.
이태양은 이날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KBO리그 kt wiz와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아직도 믿어지지 않고 얼떨떨하다"며 "짐을 싸서 선수들과 인사하는데 눈물이 나더라. 그래도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다음은 이태양과 일문일답.
-- 이적 소감은.
▲ 종일 정신없었다. 경기장에서 운동하니 좀 괜찮아졌다. 일단 팀 분위기에 적응해야 할 것 같다.
-- SK에 아는 선수가 있나.
▲ 대표팀 시절 배터리를 했던 이재원 선배와 한화에서 함께 뛰었던 오준혁, 조영우와 안다. 나머지 선수들과는 친분이 없다. 선수들과 친해져야 할 것 같다.
-- 트레이드됐다는 연락을 받고 어떤 기분이 들었나.
▲ 한화에서 데뷔했다. 한화를 떠난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은퇴할 때나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 어떻게 연락받았나.
▲ 아침에 워밍업 훈련을 하는데 정민철 단장님의 전화를 받으라고 하더라. 느낌이 이상하더라. 정민철 단장님이 SK로 가게 됐다고 했다.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시더라. 같은 팀에 있지 않으니 앞으로 더 편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 정민철 단장은 한화 소속 시절 스승과 제자 사이기도 했다.
▲ 배신감 느꼈다. (웃음) 정민철 단장님은 공과 사가 확실하신 분이다.
-- 눈물 나지 않았나.
▲ 울었다. 코치님, 선수들과 인사한 뒤 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자 발길이 떨어지지 않더라. 1군에 있는 동료, 형들과는 인사도 못 했다. 기사가 나오고 전화가 빗발쳤다. 마음을 잡아야 할 것 같다.
-- 인천에 연고가 없는데.
▲ 아내가 대전에 있는데, 인천으로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일단 혼자 인천에서 지내야 할 것 같다. 집부터 구해야 한다. 다행히 내일부터 서울 원정 경기인데, 빨리 집을 구할 생각이다.
-- 앞으로 각오는.
▲ 잘할 자신 있다. SK에서 저를 필요로 해서 트레이드가 됐다고 생각한다.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 밖에서 본 SK는 어떤 팀이었나.
▲ 꾸준히 상위권에 있던 팀이었다. 올 시즌엔 주춤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올라갈 수 있는 팀이다. 오늘 잠시 훈련했는데, 팀 분위기가 좋더라.
-- 다음 달에 대전 원정 경기가 있다.
▲ 출전 기회를 주시면 이 악물고 공을 던지겠다. 더 잘 던지겠다. 안타 1개도 내주지 않겠다.
-- 선발 욕심은 없나.
▲ 투수라면 누구나 선발을 꿈꾼다. 그러나 현재 SK 선발 전력이 좋다. 일단 팀에서 시키는 보직을 충실하게 소화해야 한다.
-- 트레이드 발표 후 한화가 이익을 봤다는 여론이 많은데.
▲ 내게 달린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겠다.
-- 등 번호는 17번을 달았는데.
▲ 원래 달던 22번은 서진용이 달고 있더라.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낼 순 없지 않나. 노수광이 달았던 17번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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