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꼴찌팀' 맡은 정상일 감독 "명가 자존심 회복하겠다"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에 이어 또 최하위 팀 지휘봉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그거 하라고 저를 택하신 거 아니겠어요?"
3일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 지휘봉을 잡은 정상일(52) 전 OK저축은행 감독의 말이다.
정상일 감독은 2017-2018시즌을 앞두고도 팀이 해체돼 주인을 잃은 KDB생명 사령탑에 선임됐다.
2017-2018시즌 4승 31패의 처참한 성적을 낸 KDB생명은 팀이 해체되면서 주인을 잃었고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위탁 관리하는 신세가 됐다.
희망이 없었던 팀을 맡은 정상일 감독은 비시즌 선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2018-2019시즌을 준비했고, 시즌 개막에 앞서 OK저축은행이 네이밍 스폰서로 나서는 호재도 생겼다.
결국 정상일 감독이 이끈 OK저축은행은 13승 22패를 기록하며 지난 시즌에 비해 9승을 더하며 순위도 4위로 올라섰다.
OK저축은행은 BNK캐피탈이 인수 후 재창단하는 과정을 밟게 돼 정상일 감독이 '해체돼 갈 곳 없던 팀'을 살려놓은 셈이 됐다.
이번에 정 감독이 맡은 신한은행 역시 비슷한 처지다.
지난 시즌 6승 29패, 최하위로 추락하며 2011-2012시즌까지 6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위용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신기성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신한은행은 OK저축은행을 중위권으로 올려놓은 정 감독을 택했다.
정 감독은 "부족한 저를 선임해준 행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명가의 자존심을 찾으라는 것이 저를 택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OK저축은행 감독이 될 때도 공개 모집에 응해 지휘봉을 잡았던 그는 이번에도 신한은행의 1, 2차 면접 등의 절차를 가장 좋은 성적으로 통과했다.
"공모 체질인가보다"라고 웃어 보인 그는 "어려운 팀을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며 "이른 시일 내에 신한은행을 다시 정상에 올리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 감독이 이끈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신한은행을 상대로 6승 1패, 절대 우위를 보였다.
정 감독은 "지난 시즌 신한은행은 외국인 선수 선발 실패가 가장 큰 실패 요인이었다"며 "그 여파가 국내 선수들에게도 미쳤고, 자꾸 지다 보니 팀 분위기도 안 좋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단 외국인 선수 선발을 잘 해야 하고, 가용 인원도 10명 정도로 늘리겠다"며 "비시즌에 열심히 준비해 달라진 신한은행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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