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울산/강현지 기자] 모처럼만에 팬들을 만나러 가는데, 더위가 무슨 소용일까. 현대모비스 선수단이 울산을 찾았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2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연고지 행사를 치르고 있다. 시즌 동안 현대모비스를 응원해준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보답하는 취지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협찬사 방문, 유소년 클리닉도 함께 진행됐다.
26일은 그중 메인이벤트인 울산 시민들과 함께하는 행사. 울산 태화강체육공원에서 500여 명과 함께한 이번 행사에는 양동근, 함지훈 등은 물론 남자농구국가대표에 합류해 훈련 중인 이대성, 전준범, 리카르도 라틀리프도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행사 첫 순서는 4km 걷기대회. 여름을 방불케 하는 날씨였지만 모처럼 만난 선수들과 팬들은 그간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긴 산책코스에 선봉은 함지훈이 끌었고, 중간 대열은 캡틴 양동근과 이대성, 리카르도 라틀리프, 마지막은 전준범이 열을 이뤄 곳곳에 정체 현상이 일어났다. “사진 찍어주세요”라는 팬들의 요청 덕분.
삼삼오오 모인 팬들, 가족, 연인 등 다양한 소그룹이 긴 줄을 이뤘다. 양성호(25), 금민주(28) 커플은 걷기대회를 알아보다 이번 이벤트에 참가했다고 한다. “걷기대회를 찾아보다가 현대모비스 농구단의 행사를 알게 됐다. 평소 농구는 잘 모르지만, 농구에 흥미를 가져보려고 한다”라고 소감을 전하며 가까이에서 보는 농구 선수들에 대해 “(운동선수다 보니) 골격이 남자다운 것 같다. 너무 멋있으시다”고 덧붙였다.
평소 틈나는 시간마다 경기장을 찾았다는 제진한(42), 제정우(12) 부자도 선수들과 함께했다. “경기장에서 보던 선수들을 좀 더 가까이 보고 싶어 찾게 됐다”고 말한 아버지 제진한 씨는 “주말에 열린 행사다 보니 가족들이 함께 왔다. 선수들과 걷기 대회를 하며 사진을 찍고 했는데, 더 응원하게 되고, 다음 시즌에는 더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한다”고 곧 비시즌 훈련에 돌입하는 선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전준범을 응원한다는 제정우 군은 “평소 슛을 잘 던져 전준범 선수를 좋아하는데, (가까이에서 보니)정말 키가 큰 것 같다. 그리고 장난기도 많은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한 시간가량 걷기 대회를 마친 후 손홍준, 이민영, 김윤, 남영길이 무대에 올랐다. 팬들을 위해 준비한 신인 선수 장기자랑 때문. 센터는 2017-2018 올스타전 신인선수 신고식에서 춤을 춘 바 있는 손홍준이 맡았다. 김영철의 <따르릉>, 선미의 <가시나>, 모모랜드의 <뿜뿜> 등 신나는 곡에 맞춰 준비한 춤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어진 토크콘서트는 팬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선수별로 진행됐다. 환호성을 받으며 마이크를 잡은 라틀리프에게 던져진 질문은 “최고의 선수는 누구냐”는 질문. 그는 손가락을 본인에게 가리키며 “나다”라고 답했다.
최고 이슈는 국가대표 슈터 전준범. “상무와 관련된 이야기는 최종 결과가 나온 후에 하고 싶다”며 공식 인터뷰는 미뤘지만, 팬들의 날카로운 질문은 피해갈 수 없었다. 익명의 팬으로부터 “국가대표팀에서는 잘하고, 왜 현대모비스에서는 슛 성공률이 높지 않냐”는 질문에 “나도 잘 모르겠다”라고 진땀을 뺀 전준범은 “마음이 편해진다”,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등의 이유를 들며 질문에 답했다.
동시에 “상무에 안 가면 안돼요?”라고 아쉬운 목소리를 내는 팬들도 있었다. 현재 국가대표팀 강화훈련 14인에 포함돼 진천선수촌에 있는 그는 주말 외박을 받아 울산 팬들과 만날 수 있었다. 행사를 즐기며 전준범은 “대표팀에서 (구단 행사를 한다는) 연락을 받고 나왔는데, 날씨가 더워서 팬분들이 많이 안 오실 줄 알았는데 많이 오셨다. 매년 행사를 하고 있는데, 팬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행사에 많이들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행사의 마지막 순서는 경품대잔치과 선수단 사인회. 이정우 사진기자의 선수 사진 액자 전달식부터 걷기대회에서 팬들로 가장 많은 스티커를 받은 박경상이 캠핑 용품을 받아 팬들에게 전달해 훈훈함이 더해졌다.
대망의 현대모비스 일본 전지훈련 참가권의 주인공은 이문희(38) 씨가 됐다. 그는 비시즌 일본으로 떠나는 현대모비스의 일본 전지훈련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전한 이 씨는 “지인이 권유해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됐는데, 아이들이 농구를 좋아한다. 아이들과 함께 같이 간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하며 기쁨을 표했다.
울산 팬들과 함께한 현대모비스는 27일, 현대모비스 유소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농구 클리닉을 한 후 연고지 행사를 마친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8일, 두 달간 공식 휴가를 마치고 비시즌 훈련에 돌입한다.
# 사진_울산 현대모비스 제공, 강현지 기자
2018-05-26 강현지([email protected])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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