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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훈의 골프확대경] 무관중에 경기 진행 빨라진 KLPGA투어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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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0 (수) 06:22

                           


[권훈의 골프확대경] 무관중에 경기 진행 빨라진 KLPGA투어





[권훈의 골프확대경] 무관중에 경기 진행 빨라진 KLPGA투어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경기 진행이 빨라졌다.

5시간 넘기기는 기본이고 걸핏하면 6시간까지 넘어가던 경기 시간이 5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최근 끝난 E1 채리티오픈은 날짜와 장소, 출전 선수 수가 작년과 똑같았는데 경기위원회가 정한 경기 시간보다 더 빨리 끝났다.

2018년에는 지정 시간을 34분 초과했고, 작년에도 15분을 넘겼지만, 올해는 달랐다.

무려 150명의 선수가 출전한 KLPGA 챔피언십은 우려와 달리 한 번도 잔여 경기 없이 4라운드를 순조롭게 마쳤다.

3, 4라운드 경기는 예정된 시간에 딱 맞춰 끝냈다.

작년까지 흔하던 최종 라운드에서 챔피언조 선수들이 경기위원의 독려를 받아 마구 뛰던 광경은 사라졌다.

오죽하면 중계방송 PD가 챔피언조 경기가 너무 빠르다며 '천천히'를 주문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종목을 불문하고 프로 스포츠는 경기 시간 단축에 목에 맨다. 긴 경기 시간은 TV 중계 시청률에 독약이기 때문이다. 프로 스포츠의 돈줄은 중계권이다.

TV든 인터넷 중계든 늘어지는 경기를 참고 보는 팬은 없다.

속도감 있는 경기 진행은 박진감도 더해진다. 빠르게 진행되는 경기를 보노라면 채널을 돌리는 걸 잊는 법이다.

KLPGA투어 대회가 올해 들어 대회를 할 때마다 중계방송 시청률에서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왜 이렇게 KLPGA투어가 빨라졌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경기가 갤러리 없이 치러진다는 사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선수들은 갤러리의 움직임이나 소음 등으로 방해를 받으면 어드레스를 풀곤 했지만, 무관중이니 그런 일이 아예 없어졌다.

KLPGA투어 대회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선수 갤러리에 선수 부모가 있다는 점이다. 상당수 선수는 부모의 시선을 의식해 '신중한 플레이'를 한다.

SBS 골프 고덕호 해설위원은 "부모님 앞에서 신중하게 경기한다는 걸 보여주려고 그린에서 시간을 끄는 선수가 적지 않았다"면서 "짧은 퍼트도 마크하고 이리저리 라인을 살피던 모습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KLPGA투어 최진하 경기위원장은 "경기위원이 더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어 애매한 상황에서 경기위원을 기다리느라 경기가 중단되는 시간도 단축됐다"면서 "무관중으로 인한 경기 시간 단축은 5∼8분 정도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기 시간이 빨라진 진짜 이유에는 KLPGA투어의 치밀한 전략이 숨어있다.

KLPGA투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동안 중단됐던 투어를 재개하면서 빠른 경기 속도에 초점을 맞췄다.

갤러리 입장이 허용되지 않아 오로지 TV 중계로만 경기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골프 팬들의 시선을 붙잡아둘 묘책이라고 판단했다.

국제 경쟁력을 키우려고 그동안 코스 세팅을 어렵게 했던 정책을 잠시 접었다.

핀은 작년보다 더 쉬운 곳에 꽂아 버디를 노리는 플레이를 유도했다.

경기 진행 속도에 핀 위치만큼 큰 영향을 주는 파 3홀 난도 역시 낮췄다. 파3홀이 170야드가 넘어가면 진행 지체를 피하기 어렵다. 가능하면 160야드 이내로 길이를 줄였다.

최진하 경기위원장은 "그동안 골프 경기 관전에 목말랐던 팬들의 갈증을 씻어주려면 시원시원한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코스 난도를 낮추자 경기 진행은 당연히 빨라지고, 선수들은 공격적으로 경기했다.

3차례 대회 우승 스코어가 17∼18언더파에 이르렀고, 버디 파티가 벌어진 까닭이다.

KLPGA투어 경기위원회가 지난 2년 동안 경기 지연 요소를 분석한 끝에 올해부터 채택한 티타임 간격 유연제도 경기 속도를 끌어올리는데 한몫했다.

1, 2라운드 때 오전 티오프와 오후 티오프에 3시간 이상 간격을 두면 진행이 빨라진다는 분석에 따라 과감하게 3시간 20분이라는 간격을 줬다.

티타임 간격도 조 편성에 따라 10분 넘게 조정하는 방안도 시행했다. 티타임 조정으로 챔피언조 경기가 한결 진행이 순조로워졌다는 분석이다.

다행히 3차례 대회 내내 날씨도 도왔다.

KLPGA 챔피언십 2라운드 때 많은 비가 내렸지만, 미리 준비한 스펀지로 그린에 고인 물을 제거해가며 경기를 진행하는 정성으로 극복했다.

KLPGA투어는 갤러리 입장이 허용돼 투어가 정상화되면 코스 난도를 점차 높여서 변별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지만, 경기 속도 역시 작년만큼 느려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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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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