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 정정용 감독 "올해는 50점…내년엔 결과로 증명"
"프로 무대 첫해, 녹록지 않았지만 약간의 자신감 생겨"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 서울 이랜드의 정정용(51) 감독은 '1부 승격'만을 다짐했다.
15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만난 정 감독은 새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지난달 21일 2020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하루를 쉰 그는 그다음 날부터 선수들과 개인 미팅을 하며 곧바로 2021시즌 구상에 들어갔다.
피로로 입술이 부르텄다는 그는 "마지막 경기가 끝난 다음 날에도 마음 편하게 쉬지 못했다. 요즘에는 건강검진 등 일 년 동안 미뤄온 일도 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느라 거의 쉴 시간이 없다"며 "21일부터는 선수들 몸 관리 측면에서 훈련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는 내년 1월 4∼29일 전남 목포에서, 2월 1∼26일에는 제주 서귀포에서 동계 훈련에 돌입한다.
이랜드와 정 감독에게 이번 시즌은 도전의 시간이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K리그2 최하위의 수모를 겪었던 이랜드는 반등을 꿈꿨고,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활동하며 연령별 대표팀을 맡아왔던 정 감독은 처음으로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이랜드는 시즌 초반 4경기에서 3무 1패로 주춤했으나, 점차 자리를 잡아가더니 시즌 후반에는 3위까지 올라섰고, 최종 5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지난 시즌에 비해 훌륭한 성적이지만, 마냥 손뼉을 칠 수는 없었다.
목표했던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전남 드래곤즈와 1-1 무승부에 그쳐 준 PO 문턱에서 미끄러진 건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절반 정도의 성공이다.
지난해 12월 감독 취임 당시부터 선수 육성과 팀의 결과를 강조했던 정 감독은 육성 측면에서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용병들도 잘 해줬고, 임대로 팀에 온 선수들은 돌아가서 많이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기량이 많이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결과 측면에서는, 딱 목표 언저리에서 멈추게 돼 아쉽다"고 덧붙이면서 이번 시즌 팀과 자신에게 50점을 줬다.
그는 "좋아진 부분이 있지만, 결론은 5위였고 PO 진출도 하지 못했다. 잘한 것도 못 한 것도 아니다"라며 "50점은 사실 내 점수다. 내가 더 준비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곱씹었다.
이랜드의 다음 시즌 전략은 '다이내믹한 축구'와 '중심 잡기'다. 이를 위해 선수 영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축구가 지겨우면 안 된다'는 철학으로 빠른 템포의 다이내믹한 축구를 지향해 온 정 감독은 "올해는 우리가 추구하는 스타일을 100% 보여주지 못했다. 훈련도 더 해야 하고, 팀에 맞는 선수단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줄 선수들이 여럿 필요하다. 경험이 많은 선수와 어린 선수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균형 잡힌 팀을 꾸릴 생각"이라며 "끝에서 끝까지 뛸 수 있는 선수, 중심을 잡아줄 선수들을 데려오려고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시즌 목표를 묻자 그는 손가락을 위로 높이 들어 올리고는 주저 없이 '승격'이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내년엔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상무가 내려오고 부산 아이파크도 만만치 않고, 대전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 긍정적인 면을 봤으니, 내년에는 결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프로 무대가 녹록지 않다. 턱 한 개를 넘으면 되는데 그 턱을 못 넘는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렇게 준비하고, 이런 부분을 손보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겠다'는 약간의 자신감은 생겼다"며 "원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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