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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시거마저 시즌아웃, 위기의 다저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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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1 (화) 10:22

수정 1

수정일 2018.05.01 (화) 11:35

                           


 


[엠스플뉴스]


 


올 시즌 시작 전, LA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의심하는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다시 투표한다면 어떨까?


 


다저스는 5월 1일(한국시간) 기준 12승 15패로 NL 서부지구 4위에 머물고 있다. 물론 시즌은 길다. 6달 162경기에 달하는 정규시즌 일정 가운데 이제 고작 1/6이 진행됐을 뿐이다. 최근 몇 년간 다저스의 압도적인 선수층 두께는 늘 시즌 후반기가 될수록 더 빛을 발했다. 


 


하지만 주전 3루수와 주전 유격수가 빠진 상황에서도 그럴 수 있을까. 오늘 다저스 팬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다저스는 1일 "코리 시거(24)가 토미존 수술을 받는다. 시거는 수술을 받고 남은 시즌을 뛰지 않을 예정이다"고 발표했다.


 


다저스의 주전 유격수인 시거는 본격적인 풀타임 데뷔 후 2년 연속으로 팀 내 WAR(대체선수 대비 기여승수) 1위를 차지했다. 2년 평균 151경기 24홈런 74타점 타율 .302 OPS .867 WAR 6.5승을 기록한 공수겸비 유격수를 대체할만한 선수는 다저스에도 존재할 수가 없다.


 


게다가 다저스는 시거에 앞서 이미 타선의 기둥 하나를 잃어버린 상태였다. 다저스의 주전 3루수 저스틴 터너는 시범경기가 한창이던 3월 왼쪽 손목에 공을 맞고 골절 진단을 받았다. 얼마전 SNS에  티배팅을 하는 영상을 직접 올리며 자신의 재활에 진전이 있었음을 알렸지만, 터너가 언제 복귀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정이다.


 


 








 


 


 


지난해 다저스와 FA 재계약을 맺은 터너의 2017시즌 성적은 130경기 21홈런 71타점 타율 .322 OPS .945 WAR 5.4승이었다. 이 가운데 절반인 WAR 2.7승이 사라진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에 시거의 지난해 WAR이었던 5.9승을 더하면 8.6승이 된다.


 


그런데 두 선수의 대체자인 로건 포사이드(119경기)와 키케 에르난데스(140경기)는 지난해에도 충분한 출전 시간을 보장 받으며 각각 WAR 1.8승, 1.3승을 기록했다. 따라서 다저스의 현재 전력으로는 시거의 시즌 아웃과 터너의 손목 부상으로 인해 발생한 WAR -8.6승을 만회할 여지가 없다.


 


즉, WAR을 통한 계산으로는 두 선수의 부상으로 인해 다저스는 시즌 초 전망보다 8~9승을 덜하게 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이 예상한 시즌 전 다저스의 예상 성적은 94승 68패였다. 여기서 8~9승을 빼면 86승 또는 85승이 된다.


 


지난해 NL 와일드카드 진출팀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콜로라도 로키스, 전통의 강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있는 NL 서부지구에서 86승은 지구 3위도 장담하기 어려운 성적이다. 2013년부터 5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로서는 모처럼 맞이하는 위기다.


 


물론 희망적인 요소도 있다. 


 


다저스는 터너가 이탈해있고, 시거가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4월 한 달간 128득점을 뽑아내며 NL 팀 득점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평소보다' 부진하고, 2선발 리치 힐이 부진과 부상에 빠져있는 와중에도 선발 로테이션 평균자책점 3.44을 기록하며 NL 팀 선발 평균자책 3위에 올라있다.


 




 


여기엔 5경기에 등판해 3승 0패 28.1이닝 평균자책 2.22를 기록하며, 시즌 초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류현진의 공이 컸다. 시즌 초반 집단 부진에 빠져있는 불펜진 역시 부동의 마무리 켄리 잰슨을 필두로 조금씩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시거 이탈 후에도 투타에서 모두 현재 페이스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터너의 복귀를 기점으로 다저스는 다시 한번 치고나갈 수 있으리라고 예측된다. 그러나 다저스처럼 수년간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던 팀의 (팬을 포함한) 구성원들은 이렇게 느긋한 마음으로 시즌을 지켜보기 쉽지 않은 법이다. 어제(4월 30일) 있었던 일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30일 다저스 감독 데이브 로버츠는 6회말 수비를 앞두고 선발 출전한 1루수 코디 벨린저(22)를 교체했다. 선두타자로 나서 우중간 깊숙한 코스로 타구를 날렸음에도 불구하고 3루까지 뛰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즉, 무성의한 플레이를 질책하는 차원에서 교체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상을 보면 해당 타석에서 벨린저는 커브를 퍼 올리면서 타격자세가 무너지는 바람에 스타트가 느릴 수밖에 없었다. 3루까지 뛴다면 아웃당할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벨린저는 인터뷰를 통해 이와 같은 점을 얘기하며 "나는 언제나 허슬플레이를 하려고 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당연히 벨린저를 교체한 로버츠의 행동은 벨린저 한 명에 대한 '질책'이라기보단, 12승 15패로 NL 서부지구 4위에 머물러 있는 선수단 전체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이 언론에 대고 공개적으로 한 선수를 비판하는 행위는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한 선수의 불만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전염되기 쉽다. 그렇게 되면 코치진과 선수단 사이에 갈등의 골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그 경우에는 전력이 제아무리 좋더라도 성적은 곤두박질치기 마련이라는 것을 우리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미 경험한 바 있다.


 


팀 내 최고 타자들인 터너와 시거의 부상, 불펜진 난조, 감독의 선수단 장악능력에 대한 의문부호까지. 다저스는 최근 6년간 최대 위기에 놓여 있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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