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이라도 더 땄더라면"…자책한 SK 김광현·김강민
SK, 한화에 6-2승리…정규리그 우승은 마지막 날 결정
(대전=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자신의 손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결정하지 못한 SK 와이번스 선수들이 회한 섞인 소회를 털어놨다.
SK는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6-2로 승리했다.
SK의 승리로 이제 정규리그 우승팀은 마지막 날인 10월 1일 결정되게 됐다.
0.5경기 차 2위인 두산 베어스가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전에서 승리하면 두산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SK는 2위가 된다.
두 팀의 승률이 같아지지만, 시즌 상대 전적에서 두산이 9승 7패로 앞섰기 때문이다.
반대로 두산이 비기거나 패하면 SK가 극적으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손에 넣게 된다.
NC가 이틀 뒤 펼쳐지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대비해 전력을 다하지 않을 공산이 커 두산의 역전 우승 가능성이 크지만 사실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SK 선수들은 이제 실낱같은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있다.
경기 후에 만난 김강민은 "심장약을 먹고 잠실 경기를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강민은 2회 초 한화 선발 채드벨에게 투런포를 뽑아내고 반드시 이겨야 했던 이 날 경기에서 팀에 귀중한 선취점을 안겼다.
하지만 김강민은 정규리그 우승을 거의 손에 넣었다가 이제는 2위로 밀려날 위기에 처한 상황이 자신의 탓인 양 자책했다.
그는 "최근 10∼20경기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도 아쉽지만 그 전에 내가 못해서 진 경기가 있다"며 "그 경기만 이겼더라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 부닥치지 않았을 것 같아서 후회된다. 어제 낮 경기를 마치고 나서는 그 생각에 잠이 안 오더라"고 했다.
김강민은 이날 선발 등판해 7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낸 김광현에 대해 "나이도 어린데 소년가장 느낌이 난다"면서 "(김)광현이가 오늘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올 시즌 베테랑의 진가를 발휘하고도 고개 숙인 김강민처럼 올 시즌 17승을 올린 김광현도 하늘의 뜻에 맡겨야 하는 지금의 상황에 책임감을 토로했다.
그는 "시즌 막판 4경기에서 부진한 것이 아쉽다. 그 경기 중 1승만 했더라도 순조롭게 정규시즌 우승을 할 수 있었는데 나 때문에 어렵게 된 것 같아 선수단에 미안하다"고 했다.
그는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이 가장 아쉽다"며 "내가 더 잘 던졌어야 했다. 승리하고 싶었고,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는데 아쉽고 미안하다"고 거듭 자책했다.
김광현은 19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7이닝 2실점(1자책)으로 역투했으나 불펜 난조로 팀은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내줬다.
그는 "그때 무실점으로 막아냈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광현은 "내일 잠실 NC-두산전은 안 보고 싶다"면서도 "그런데 보겠죠"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그는 "내일 결과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지만, 상대 팀과 관계없이 작년처럼 마지막에 웃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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