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야구계 "주말리그, 전형적인 탁상행정"-평일리그 가능성 열어둔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주말이든 평일이든 상관없다.”-대학야구연맹 “평일리그 부활하면 대회 야구장 확보 수월해질 것”-야구선수로서의 꿈과 학습권 사이에서 현실적인 절충안 마련 필요하다
[엠스플뉴스]주말리그 시행으로 벼랑 끝에 몰린 대학야구가 살아날 한 가지 방법은 평일리그 부활이다. 대학야구리그 예산을 지원하는 단체는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다. KUSF가 평일리그 부활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대학야구연맹과 함께 합의점을 찾아갈 전망이다.엠스플뉴스는 7월 19일 자 기사 ‘[엠스플 특집] ‘졸속 행정’ 주말리그, 대학야구 씨가 마른다’(http://www.mbcsportsplus.com/news/?mode=view&cate=1&b_idx=99890008.000#07D0)로 대학야구 주말리그의 폐단과 씨가 말라가는 대학야구의 현실을 알렸다.지난해부터 시행된 대학야구 주말리그에 선수·학부모·감독·대학교 야구부·대학야구연맹 모두가 고통을 받는 상황이다. 선수들은 주중엔 수업, 주말엔 리그 참가로 휴식권 보장 없이 제대로 된 훈련조차 못 하는 상황이다. 대학야구연맹도 고교야구와 겹치는 주말리그 시행으로 야구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대학야구 구성원 대다수가 주말리그 폐지와 더불어 평일리그 부활을 외치는 분위기다. 이대로 주말리그가 유지된다면 대학야구 선수들의 기량 발전은 요원해진다. 자연스럽게 프로 팀의 외면을 받으면서 대학야구의 씨가 마를 수 있단 지적이다. 대학야구의 몰락은 프로야구의 위기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한국야구의 저변이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다.평일리그 가능성 열어둔 KUSF “주말이든 평일이든 상관없다.”
대학야구 주말리그 시행 과정 속엔 ‘KUSF’라는 단체가 있다. 대학스포츠와 관련한 모든 정책을 총괄하는 KUSF는 지난해부터 대학야구리그 주최와 예산 배정의 권한을 가졌다.KUSF는 전국 운동부 설치 대학교의 총장협의체로 2010년 출범한 단체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KUSF는 지난해 총 134억 4,400만 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그 가운데 대학야구리그에 지원한 금액은 3억 4,000만 원이었다. 올해엔 1억 5,000만 원이 오른 4억 9,000만 원의 금액을 대학야구리그에 지원한다.KUSF는 학습권 보장을 이유로 대학야구연맹에 주말리그 강제 시행의 압력을 넣었단 의혹이 있다. 하지만, KUSF 관계자는 “주말리그는 대학야구연맹의 결정이다. 우리는 리그제를 시행하라고 했을 뿐 주말리그를 운영하란 지시를 한 적이 없다. 또 평일에 열리는 토너먼트 대회는 학습권 침해를 할 수 있다. 그래서 토너먼트는 방학 중에 개최해야 한다. 우리는 학점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리그 운영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다행히 주말리그만 고집하지 않겠단 게 KUSF의 생각이다. KUSF 관계자는 “주말리그 시행으로 나오는 현장의 목소리를 계속 듣고 있다. 여러 가지 대안이 나오는데 대학야구연맹과 조율할 계획이다. 사실 주말이든 평일이든 우리는 상관이 없다. 다만, 학생들이 야구만 하는 게 아니라 수업을 제대로 들으면서 운동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대학야구연맹도 평일리그 부활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상황이다. 연맹은 주말리그 시행으로 야구장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연맹 관계자는 “주말리그 시행 뒤 야구장 구하기가 정말 힘들었다. 시설이 가장 좋은 아마추어 전용구장인 목동구장은 고교 주말리그와 겹친다. 만약 토·일 주말이 아닌 목·금 평일로 리그가 진행되면 대학야구선수들이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을 거다. 프로팀 스카우트들도 더 수월하게 대학야구선수들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대학야구연맹 “평일리그는 대학 야구선수의 꿈을 이어가기 위한 최소한의 환경이다.”
그간 대학야구연맹도 목동구장을 사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주최하는 고교 주말리그에 목동구장 우선 사용권이 있었다. 목동구장 관계자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아마추어 경기 배정 권한을 다 위임했다. 협회에서 연간 신청서를 내면 우리가 허가를 내주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기존에 목동구장을 사용하던 프로팀 넥센 히어로즈가 2016년부터 고척 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바꿨다. 이에 목동구장은 아마추어 전용구장으로 탈바꿈했다. 당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서울시와 목동구장 사용과 관련해 MOU 협약을 맺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관계자는 “서울시와 협약을 맺으면서 목동구장 우선 사용권은 우리 협회에 있다. 서울권 고교 야구팀이 17개다. 전국 토너먼트 대회에 주말리그까지 소화하면 도저히 주말에 비는 날이 없다”고 강조했다.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대학야구 주말리그 시행이 쉽지 않단 의견을 KUSF에 전달한 적도 있었다. 대한소프트볼협회 관계자는 KUSF가 과거 대학야구 주말리그 시행과 관련해 협회에 문의했다고 밝혔다.협회 관계자는 “2년 전 KUSF가 대학야구 주말리그 시행과 관련해 우리 협회에 문의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야구장과 인적 인프라가 제대로 안 갖춰진 상황에서 주말리그 시행은 힘들지 않겠냐고 우리가 답했다. 지금 대학 주말리그와 고교 주말리그가 겹치기에 현실적으로 애로사항이 많을 거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성인 야구선수에게 주말리그를 강요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대학야구연맹은 KUSF와의 협의를 통해 평일리그 부활이 확정된다면 야구장 구하기가 더 수월해질 거로 기대한다. 최근 연맹은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주말리그 진행을 위해 프로팀 2군 구장 사용 가능성까지 알아봤다. 하지만, 주말리그 제도 아래서 현실적인 제약에 발목 잡히기 일쑤였다.연맹 관계자는 “내년부터 평일리그 부활을 위해 KUSF와 계속 협의를 해보겠다. KUSF가 평일리그 부활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기에 대학야구 현장에서 나오는 기대도 크다. 주중 수업이나 학점과 관련해선 일선 학교 담당자와 상의해보니 조절할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 야구선수들에게 엄청난 특혜를 달라는 게 아니다. 야구선수로서 꿈을 버리지 않게끔 최소한의 환경은 만들어주자는 거다. 현실을 인정하고 한 발짝씩이라도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최근 대학야구 현장에선 ‘이대로 가다간 대학야구의 씨가 마른다’는 성토가 쏟아진다. 대학운동선수에게 학습권도 중요하지만, 프로 입단의 꿈도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당장 내년부터라도 대학야구 현실에 맞는 절충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엠스플뉴스는 고사 직전의 대학야구가 다시 살아날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더불어 비판의 목소리를 내겠단 약속을 드린다.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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