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지역민심 리포트] 댈러스 팬들 “돈치치도 좋지만, 역대최고는 노비츠키!”

일병 news1

조회 1,151

추천 0

2018.12.17 (월) 23:27

                           

[지역민심 리포트] 댈러스 팬들 “돈치치도 좋지만, 역대최고는 노비츠키!”



[점프볼=댈러스(미국)/이호민 통신원] 누구나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 선물을 개봉할 때의 설레임이나, 세뱃돈이 들어있는 봉투를 열어보는 두근거림을 경험해봤을 것이다. 포장지 안에 숨어있는 선물이나 봉투 속에 감추어진 금액이 원래 생각했던 수준을 뛰어넘는다면 당연히 날아오를 듯 기뻤을 것이고. 

2011년 NBA 우승 후 오랜 가뭄을 겪었던 댈러스 매버릭스 팬들이 요즘 이런 심경이 아닐까 싶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업어온 루카 돈치치가 연일 맹활약을 하며 프랜차이즈 스타의 면모를 나타내고 있으니 말이다. (매버릭스는 드래프트 당일 5순위 지명권 과 2019년 1라운드 보호 지명권을 내주는 조건으로 애틀랜타 호크스의 3순위 지명권을 받아왔다. 그리고 그 지명권으로 돈치치를 지명했다). 

[지역민심 리포트] 댈러스 팬들 “돈치치도 좋지만, 역대최고는 노비츠키!”

[지역민심 리포트] 댈러스 팬들 “돈치치도 좋지만, 역대최고는 노비츠키!”

기존에 배정되어있던 5순위로는 지명할 수 없었던 유로리그 MVP출신 돈치치였기에 기쁨이 더욱 클 것이다. 1순위까지도 예상되었던 선수를 데리고 올 수 있었고, 어렵게 모셔온 신인이 높게 책정된 기대치마저도 훌쩍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것이다. 

물어보나마나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지역민심을 정확하게 헤아리기 위해 돈치치 트레이드에 대한 댈러스 주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보았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즈 센터를 찾은 현지 팬들은 한결 같이 “뭘 그런 당연한 걸 물어보냐”는 표정을 지으며 물론 대만족이라고 대답했다. 

드래프트 당일 저녁때 동지 매버릭스 팬들과 함께 댈러스의 신인 지명장면을 단체관람했다는 10대팬 마테오(Mateo)는 돈치치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는 소식이 전광판에 뜨자 현장에 있던 모든 팬들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everyone started flipping out)고 생생하게 전해주었다. 

그렇다면 ‘올해의 신인상’을 넘보는 이 신성의 인기는 과연 ‘댈러스 프로스포츠의 대부’ 덕 노비츠키의 아성을 뛰어넘는 수준일까. 

역대 매버릭스 선수 중 가장 좋아하는 선수를 꼽아달라고 하는 질문에는 남녀노소할 것 없이 노비츠키를 꼽았다. 질의에 응했던 15명중 14명이 ‘독일병정’을 선택했으니 압도적인 1위였다. 타구단과는 달리 암흑기가 유독 길었던 댈러스였기에 수십년전에 뛰었던 레전드가 단 한명도 거론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당연하게 느껴졌다. 

흥미로운 점이라면 떡볶이에 떡이 기본으로 들어가듯 노비츠키를 지체 없이 선택한 후에 사리추가라도 하듯 한명씩 더 끼워 넣으려고 하는 팬들도 여럿 있었는데, 4~5명이 철인 마이클 핀리, 노비츠키와 함께 ‘빅3’를 구성했던 스티브 내쉬, 푸에르토리코 농구의 심장 J.J. 바레아, 친정팀으로 돌아와 우승에 일조한 제이슨 키드 등을 함께 언급했다.

현재 로스터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를 뽑아달라는 질문 역시도 답이 정해진 질문을 하는 느낌이었다. 대부분(12명)이 노비츠키를 기본으로 전제해놓고 돈치치라고 응답했다. 데빈 해리스와 바레아를 언급하는 팬들도 있었는데 댈러스에서 오래 뛰었던 만큼 정이 들었던 것이 아닐까. 

올 시즌 모든 홈경기를 AAC에서 직관했다는 매들린은 다소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는데, 역대, 현역할 것 없이 디안드레 조던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때마침 돈치치의 패스를 이어받아 앨리웁을 작렬하자 “이것 봐, 현장 분위기를 확 바꾸어 놓지 않느냐”며 어깨를 들썩거렸다. 

패기 넘치는 신인이 현지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음은 분명했지만 1990년대부터 팀과 함께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장 노비츠키의 입지가 줄어든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21시즌 근속’ 헌정 영상을 띄운 직후 노비츠키가 교체 투입되자 모든 홈팬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로 영웅의 귀환을 환영했다.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12월 16일 경기는 노비츠키의 부상복귀 후 올 시즌 첫 홈경기였다.) 

이날 경기를 관전하고 있던 노비츠키의 은사인 홀거 게쉬윈드너에게도 기립박수를 보냈을 정도니 확고부동한 노비츠키의 지위를 알 수 있었다. 한 손에는 긴 공백 끝에 복귀한 레전드, 다른 손엔 가장 핫한 신상품. 양손가득 선물을 거머쥔 댈러스 팬들은 실로 오랜만에 따뜻한 연말을 행복하게 보낼 준비를 마친 듯 했다. 

[지역민심 리포트] 댈러스 팬들 “돈치치도 좋지만, 역대최고는 노비츠키!”

[지역민심 리포트] 댈러스 팬들 “돈치치도 좋지만, 역대최고는 노비츠키!”- 노비츠키가 등장하자 체육관 관중들의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 

※ 댈러스 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경기 전 웜업(warm-up) 시간에 돈치치가 언제 나오는지 주목하라”며 귀띔을 해준 팬의 말이 무슨 뜻일까 궁금했다. 돈치치가 몸을 풀기 위해 코트에 등장하자 전광판 시계를 가리키던 팬들. 전광판 시계는 정확하게 돈치치의 등번호 77번과 일치하는 ‘77:00’이었다. (경기 시작 77분전). 알고 보니 늘 경기 시작 77분전부터 몸을 풀기 시작하는 루카의 경기 전 루틴. 징크스라는 것이다. 

#사진=이호민 통신원 



  2018-12-17   이호민([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이전검색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