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양준민 기자] ‘권토중래(捲土重來).’ 한 번 싸움에 패하였다가 다시 힘을 길러 쳐들어오는 일. 또는 어떤 일에 실패한 뒤 다시 힘을 쌓아 그 일에 재차 착수하는 일을 비유하는 사자성어다.
2017-2018시즌 NBA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2연패로 막을 내린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NBA의 30개 구단들은 벌써부터 차기시즌인 2018-2019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6월 26일(이하 한국시간), 2018 NBA 신인드래프트가 성공적으로 개최된 데 이어 7월 1일부턴 FA시장 개막으로 오프시즌의 열기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에는 신인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는 시간인 서머리그까지 개막, 다음 시즌의 개막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여름, NBA는 지미 버틀러(MIN)와 폴 조지(OKC) 등 동부 컨퍼런스를 호령하던 올스타들이 대거 서부 이적을 감행하면서 서고동저의 행태가 심화됐다. 마찬가지 이번 오프시즌 역시 동부 컨퍼런스 올스타들의 서부 컨퍼런스 이적이 줄을 잇고 있다. 그 예로 2003년 리그 데뷔 후 줄곧 동부 컨퍼런스를 지켜왔던 르브론 제임스(33, 203cm)까지 올 여름 LA 레이커스로 이적, 서부 컨퍼런스는 점점 더 절대강자들의 세계로 변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로 지난 시즌까지를 포함, 2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댈러스 매버릭스도 오프시즌 신인드래프트와 FA시장에서 알찬 보강을 이어가면서 2018-2019시즌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댈러스는 2018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루카 돈치치를 지명한 데 이어, FA시장에선 디안드레 조던까지 품에 안는 등 대대적인 선수단의 개편을 진행하면서 전력보강에 성공했다.(*댈러스는 신인드래프트에서 돈치치와 함께 제일런 브런슨(33순위), 코스타스 아데토쿤보(60순위)를 팀에 합류시켰다)
▲21번째 시즌 맞이하는 노비츠키, 유종의 미 거둘 수 있을까?
NBA 역사상 최고의 유럽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이 선수일 것이다. 바로 댈러스 매버릭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더크 노비츠키(40, 213cm)다. 유럽무대를 거쳐 1998 NBA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NBA에 데뷔한 노비츠키는 댈러스와 함께 무려 20년이란 시간을 동고동락해왔다. 2011 NBA 파이널, 댈러스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 주역도 노비츠키였다. 노비츠키는 NBA 역사상 유럽선수 최초로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는 등 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어오고 있다.(*노비츠키는 1998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밀워키 벅스에 지명됐지만 곧장 댈러스로 트레이드됐다)
하지만 그 역시도 어느덧 선수생활의 황혼기를 바라보는 나이가 됐고, 노비츠키를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는 댈러스의 성적 역시 노비츠키의 떨어지는 경기력과 정비례했다. 실제로 댈러스는 2015-2016시즌 서부 컨퍼런스 6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이후 지난 시즌까지 서부 컨퍼런스 하위권으로 떨어지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마찬가지 노비츠키도 최근 2시즌 연속 정규리그 131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나마 지난 시즌 릭 칼라일 감독이 드와이트 포웰, 샬라 메즈리 등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 노비츠키의 출전시간을 조절해준 덕분에 노비츠키는 정규리그 77경기에서 평균 24.7분 출장 12득점(FG 45.6%) 5.7리바운드 1.6어시스트를 기록할 수 있었다.
수비에선 느린 발로 인해 마이너스 요소들이 많았다. 허나, 공격에선 3점슛 성공률 40.9%(평균 1.8개 성공)라는 숫자를 기록지에 남기는 등 여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릭 칼라일 감독이 클러치 상황에서도 믿고 공격을 맡긴 선수도 노비츠키였다.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의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 박스아웃과 스크린 등 궂은일에 더 집중하는 모습까지 보였다.(*노비츠키는 2017-2018시즌 4쿼터에만 평균 6분 출장 3.3득점(FG 47.9%), 3P 44.9%(평균 0.6개 성공)를 기록했다)
#2017-2018시즌 더크 노비츠키 정규리그 3점슛 성공률 분포도
무엇보다 노비츠키하면 떠오르는 건 ‘팀을 위한 희생’이다. 2015년 여름부터 댈러스는 고의적인 탱킹이 아닌 FA대어 영입을 통한 리빌딩 방법을 고수했다. 이에 노비츠키는 팀이 대어들의 영입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연봉삭감을 자처했다. 그러나 노비츠키의 바람과 달리, 대어들은 번번이 댈러스가 내민 손을 잡지 않았다. 그나마 케빈 듀란트(GSW) 이적의 나비효과로 2016년 여름, 해리슨 반즈(26, 203cm)를 영입한 것이 가장 큰 성과. 반즈는 댈러스에서 보낸 지난 2시즌 정규리그 156경기에서 평균 19득점(FG 45.7%) 5.5리바운드 1.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댈러스의 확실한 중심으로 발돋움했다.(*반즈와 댈러스는 2016년 여름 4년간 9,4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노비츠키는 올 여름도 디안드레 조던의 영입과정에서 본인이 다음시즌 받아야 할 연봉인 500만 달러를 포기하고, 더 적은 금액에 다년 계약을 추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한 번 댈러스의 팬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CBS Sports의 보도에 따르면 노비츠키는 FA시장이 개막하자마자 댈러스와 1년 계약을 구두로 체결, 구체적인 금액은 상호 합의 하에 알리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시즌까지 본인의 20번째 커리어를 마친 노비츠키는 최근 NBC Sports와의 인터뷰를 통해 21번째 시즌도 댈러스와 함께 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큐반도 MSN News와의 인터뷰에서 “노비츠키는 스스로 몸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선수다. 때문에 다음 시즌도 개막전에 맞춰 100%, 자신의 컨디션을 끌어올릴 것이라 믿고 있다. 나는 노비츠키라면 좀 더 많은 시간 현역선수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노비츠키의 경쟁자는 다른 선수들이 아니라 본인 자신이다. 노비츠키의 선수생활 지속여부는 본인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말을 전했다는 후문.
이미 美 현지에선 다가오는 2018-2019시즌, 리그에서 가장 흥미로운 팀으로 댈러스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서부 컨퍼런스 강호, 댈러스의 중심에는 노비츠키가 함께 할 것이다.
▲‘D통수’ 디안드레 조던, 이제는 댈러스의 기쁨이 되어줄까?
올 여름 FA시장은 르브론 제임스(LAL), 폴 조지(OKC) 등 대어들이 많이 쏟아져 나온 가운데, 디안드레 조던(29, 211cm)의 행선지 역시 많은 이들이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여름, LA 클리퍼스는 크리스 폴(HOU)과 이별을 결정, Lob City의 해체를 선언하고 새로운 시대의 주역으로 블레이크 그리핀(DET)을 낙점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그리핀이 입고 있는 옷은 다름 아닌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파란색 유니폼. 클리퍼스는 지난 시즌 그리핀이 다시 한 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본인들의 선택이 틀렸다는 것을 직감했는지 트레이드를 통해 그리핀과의 이별을 결정했다. 그리핀을 영입한 디트로이트도 안드레 드러먼드(24, 211cm)의 경기력이 급격히 하락하는 등 지난 시즌 그리핀이 속했던 팀들 모두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그리핀은 2017-2018시즌 정규리그 58경기에서 평균 34분 출장 21.4득점(FG 43.8%) 7.4리바운드 5.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조던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워싱턴 위저즈 이적 등 끊임없이 트레이드 루머에 시달리며 곤혹을 치러야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클리블랜드와 클리퍼스는 삼각트레이드 등 진지하게 조던의 트레이드를 논의했지만,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으면서 결국, 트레이드 논의는 불발됐다. 클리퍼스는 조던을 매물로 신인드래프트 상위지명권을 원했지만, 클리블랜드와 워싱턴 등 조던의 영입을 원했던 팀들은 반년 렌탈로 끝날지 모르는 선수에게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을 넘기는 건 위험부담성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클리퍼스의 제안을 거절했다. 올 여름, FA로 조던을 영입하면 출혈이 적다는 점도 조던이 클리퍼스를 떠나지 못한 또 다른 이유.
그러나 이후 美 현지에선 “조던이 마음을 돌려 클리퍼스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루머가 나왔다. 조던이 팀원들과 함께 경기 전 댄스타임을 즐기는 모습이 종종 카메라에 잡히면서 조던의 클리퍼스 잔류는 신빙성을 더하며 조던을 노리던 팀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내 시즌이 종료되기가 무섭게 “조던이 크리스 폴과 함께 하고 싶어 한다. 정규시즌 휴스턴 선수들과 클리퍼스 선수들의 충돌이 있었을 때, 조던은 클리퍼스 선수들의 행동을 비난하는 등 팀에 큰 불만을 가지고 있다. 폴의 행선지가 곧, 조던의 차기행선지가 될 것이다”는 루머가 쏟아져 나오는 등 제임스의 차기행선지 못지않게 다음 시즌 조던이 입을 유니폼의 색깔도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2011년 폴이 클리퍼스에 합류한 이후 폴과의 2대2 픽앤 롤 플레이 등 폴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성장에 성장을 거듭한 조던은 리그 정상급 수비형 센터로 거듭났다. 조던은 2017-2018시즌 정규리그 평균 12득점(FG 64.5%) 15.2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 최근 5시즌 연속으로 평균 더블-더블 작성에 성공했다. 앨리웁 덩크 등 받아먹는 득점을 제외하곤 1대1 공격능력이 전무한 조던은 폴이 떠나면서 득점적립에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 초반에는 그리핀과의 하이 로우 게임으로 큰 재미를 봤지만 그리핀이 팀을 떠나면서 조던의 활용도는 떨어졌다.(*2017-2018시즌 조던은 46번의 더블 더블을 기록했다)
또, 폴을 대신해 조던의 2대2플레이 파트너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밀로시 테오도시치(31, 196cm), 패트릭 베벌리(29, 185cm)가 부상으로 신음, 수비에선 여전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공격에서 조던의 위력은 이전과 같지 않았다. 그나마 루 윌리엄스(31, 185cm)가 조던의 든든한 2대2 파트너가 돼주면서 조던은 공격에서 조금씩 자신의 역할을 찾아갔다. 조던 본인도 지난 시즌 극악으로 평가받던 자유투성공률을 58%까지 끌어올리며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는 등 슈팅메커니즘이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조던은 클리퍼스에서의 10시즌동안 정규리그 통산 750경기 출장, 9.4득점(FG 67.3%) 10.7리바운드 1.7블록 FT 44.6%를 기록했다)
이렇게 지난 시즌에도 리그 정상급 수비형 센터로 입지를 다진 조던은 올 여름 댈러스의 유니폼을 입고 다음 시즌에 나서게 됐다. 조던과 댈러스의 만남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이유는 바로 2015년 여름, 조던과 댈러스간의 악연 때문이었다. 2015년 여름, 댈러스는 노비츠키의 뒤를 이어 댈러스를 이끌 주역으로 조던을 낙점, 당시에 구두계약으로 조던의 영입을 성사시켰다. 댈러스는 조던의 영입을 위해 4년, 8,000만 달러라는 거액을 제시했고, 노비츠키도 조던의 영입을 위해 페이컷을 감행하려했다.
그러나 정식계약을 앞두고 조던이 변심하는 바람에 댈러스는 닭 쫓던 개처럼 조던의 영입에 실패, 시즌과 플랜과 리빌딩 플랜 모두 망가졌다. 이 과정에서 닥 리버스, 現 LA 클리퍼스 감독과 폴, 그리핀이 직접 조던의 집까지 찾아가 댈러스 구단관계자들과 조던의 만남을 가로막은 일이 벌어지는 등 댈러스와 조던은 철전지 원수가 됐다. 큐반 구단주는 조던의 어이없는 행동에 대해 강한 분노를 감추지 못했고, 댈러스 팬들도 조던이 댈러스 원정을 올 때마다 야유로 그를 맞이했다. 조던의 변심으로 득을 본 사람은 웨슬리 매튜스(31, 196cm). 댈러스는 조던에게 주려던 돈의 일부분으로 매튜스의 계약금액을 올려줬다.(*매튜스는 2015년 여름, 댈러스와 4년 7,0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이에 올 여름 댈러스가 조던의 영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많은 이들의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일부에선 “댈러스가 2015년 조던이 했던 행동 그대로 복수하기 위해 조던의 영입을 추진한다”는 말까지 들릴 정도였다. 심지어 국내 커뮤니티에선 “큐반은 사람이 아닌 보살이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비단, 댈러스의 행보를 지켜보는 팬들뿐만 아니라 당사자인 조던도 큐반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일은 모두 없었던 걸로 해주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등 본인조차도 댈러스가 자신의 영입을 추진한다는 것에 의구심을 느낄 정도였다.
그러나 조던을 향한 댈러스의 마음을 진심이었고, 결국, 조던은 3년 전과는 달리 댈러스와 1년 2,41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큐반은 “나는 조던의 능력을 믿고 있다. 몇 년 전까지 조던은 리그에서 젊은 축에 속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지금은 한 팀을 이끌 수 있는 어엿한 베테랑 선수다. 우리 팀은 젊은 재능들과 노장선수들의 조화가 필요한 팀이다. 일단, 조던과 1년 계약을 맺은 건 팀과 조던이 잘 맞는지를 보기 위해서다. 만약, 다음 시즌 조던과 우리 팀의 궁합이 좋다고 판단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조던에게 안겨줄 준비가 되었다. 다음 시즌의 서부는 지난 시즌보다 격한 전쟁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오프시즌의 행보를 본다면 다음 시즌의 우리는 분명, 플레이오프 진출권 팀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는 말로 조던의 영입에 만족감을 표했다는 후문.
리그 최고의 수비형 센터인 조던은 댈러스에게 알맞은 조각이다. 지난 몇 년간 댈러스는 인사이드 전력이 팀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팀이었다. 백코트진에는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 루카 돈치치 등 팀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이 계속해 들어왔던 것에 반해, 인사이드는 노비츠키의 노쇠화와 드와이트 포웰(26, 211cm), 막시 클레버(26, 211cm)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더딘 상황이었다. 널렌스 노엘(24, 211cm)도 잦은 부상과 함께 태업성 플레이를 이어갔다. 댈러스는 조던의 합류로 발이 느려진 노비츠키의 수비범위를 보완하며 동시에 팀의 전체적인 수비력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노엘은 올 여름 댈러스를 떠나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2년 계약을 맺었다)
반대로 노비츠키는 수비에서의 부담을 덜고 공격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조던의 영입으로 댈러스의 인사이드 전력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지난 시즌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좋아졌다. 가드진에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 J.J 바레아, 루카 돈치치 등 2대2플레이에 능한 선수들이 많아 공격에도 조던이 보여줄 활약이 기대되는 등 올 여름 조던의 댈러스 합류는 자존심 회복을 꿈꾸는 댈러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8 댈러스 매버릭스의 선택 루카 돈치치, 또 다른 유럽신화 쓸 수 있을까?
고의적인 탱킹은 아니었지만 2017-2018시즌 하위권을 기록했던 댈러스의 선택은 결국 옳았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4승 58패를 기록, 서부 컨퍼런스 13위를 기록했던 댈러스는 올 여름 신인드래프트에서 5순위 지명권을 획득했다. 댈러스는 5순위 지명권을 활용해 모하메드 밤바(ORL), 웬델 카터 주니어(CHI) 등 빅맨의 영입을 검토했다.
하지만 신인드래프트 개막 직전, 애틀랜타 호크스와의 지명권 트레이드를 통해 3순위 지명권을 얻어오면서 루카 돈치치(19, 201cm)를 지명했다. 이미 지난해 여름,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를 전체 9순위로 지명하며 포인트가드를 보강했던 댈러스는 돈치치까지 지명, 1번과 2번 포지션 모두 유망주들로 채우게 됐다.(*애틀랜타는 5순위 지명권과 함께 2019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고 3순위 지명권을 넘겼다)
돈치치의 지명에 대해 릭 칼라일 감독은 “돈치치는 팀의 프랜차이즈가 될 자질을 갖춘 선수다. 차기시즌 돈치치는 팀의 주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에게 큰 기대감을 갖는 것은 독이다. 돈치치는 이제 19살로 아직은 어린 선수다. 스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스타는 수많은 과정들을 거치고 거쳐 만들어진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가 유럽에서 잘했던 것을 NBA에서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는 말을 전했다. 돈치치도 “신인드래프트 개막 전부터 나는 댈러스에 지명되길 희망했다. 댈러스의 일원이 되었단 사실이 너무나도 기쁘다. 댈러스에는 노비츠키란 전설적인 선수와 함께 스미스 주니어라는 리그 최고의 재능을 보유한 팀이다. 이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건 내게 큰 영광이다”는 말을 전했다는 후문.
슬로베니아 출신의 돈치치는 2018 유로리그 우승과 MVP를 차지하는 등 일찍이 유럽무대를 평정하고 NBA에 진출했다. 지난 시즌 새크라멘토 킹스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보그단 보그다노비치(25, 198cm)도 돈치치와 같은 나이에 유로리그 6경기에서 평균 5득점(FG 33%) 1.8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에 그쳤다. 하지만 돈치치는 2017-2018시즌 유로리그 33경기에서 평균 25.9분 출장 16득점(FG 45.1%) 4.6어시스트 5.2리바운드를 기록, 유럽 현지 전문가들로부터 “유럽농구 역사상 이 나이에 모든 것을 이루고, NBA 진출을 노리는 선수는 돈치치가 유일하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보그다노비치는 2017-2018시즌 정규리그 78경기에서 11.8평균 득점(FG 44.6%) 2.9리바운드 3.3어시스트를 기록, NBA 올-루키 세컨드 팀에도 선정됐다)
올해로 19살의 돈치치는 이미 지난해 여름, 고란 드라기치(MIA)와 함께 슬로베니아의 유로바스켓 우승을 이끌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당초, 슬로베니아는 우승전력으로 평가받지 못했지만, 드라기치와 돈치치가 주도하는 공격농구를 앞세워 유럽을 제패했다. 스페인 리그 역사상 3번째로 어린 나이이자 레알 마드리드 구단 역사상 최연소로 스페인 리그에 데뷔하는 등 돈치치는 유럽농구의 역사를 통째로 바꾸어 놓았다. 레알 마드리드 구단 역사상 최연소 프로무대 데뷔기록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리키 루비오(UTA). 루비오는 14세 11개월의 나이에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리그 데뷔전을 가졌다.(*돈치치는 16살 61일의 나이에 레알 마드리드 데뷔전을 가졌다)
2017 유로바스켓을 거치며 성인레벨의 농구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 돈치치는 2017-2018시즌 유로리그와 스페인 리그 우승을 동시에 석권, 앞서 언급했듯 최연소 유로리그 MVP와 함께 스페인 리그 MVP까지 차지했다. 스페인 리그와 유로리그 올 퍼스트 팀의 한 자리도 돈치치의 몫이었다. 스페인 리그 역사상 최연소 트리플 더블 작성의 주인공도 돈치치였다.(*돈치치는 지난 5월 9일 CB Sevilla를 상대로 17득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결국, 더 이상은 유럽무대에서 이룰 것이 없음을 알게 된 돈치치는 NBA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전 세계의 농구 팬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돈치치의 NBA 진출소식이 알려지자 NBA 구단들은 돈치치의 기량체크를 위해 스카우터를 대거 유럽으로 파견했다.
돈치치의 장점은 ‘다재다능함’이다. 201cm의 돈치치는 1번부터 3번 포지션까지 두루 맡을 수 있다. 이미 댈러스는 1번과 3번 포지션에 스미스 주니어와 반즈라는 확실한 재능을 보유, 때문에 돈치치는 슈팅가드인 2번 포지션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돈치치는 내·외곽을 넘나드는 공격력으로 직접 득점을 올리는 데도 탁월한 재능을 보이고 있다. 신장을 활용한 포스트업 능력도 뛰어나다. 안정적인 미드레인지 점퍼와 3점슛 등 슈팅능력까지 갖춘 것은 물론, 상대의 타이밍을 정확히 뺏는 돌파에 이은 플로터 슛 등 득점 마무리능력도 뛰어나다. 그 결과, 돈치치는 득점기술에 있어선 2018 NBA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한 신인선수들 중 단연 최고라는 평가를 들었다.(*돈치치는 유로리그에서 커리어 평균 34.4%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그중 돈치치의 2대2플레이 능력은 이미 완성형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뛰어나다. 포인트가드까지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패스센스와 코트를 보는 시야가 넓은 돈치치는 스크리너의 후속 움직임과 수비수의 대응책을 정확히 파악, 파트너에게 알맞은 타이밍에 패스를 찔러주거나 직접 득점으로 플레이를 마무리하는 등 픽앤 롤과 픽앤 팝 모두에 능하다. 반대로 풋워크 능력이 부족해 2대2 픽앤 롤 플레이 수비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듣기도 하지만 돈치치는 기본적으로 2대2플레이 수비를 포함해 대인수비와 팀 디펜스 등 수비적인 부분들도 전문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댈러스가 돈치치의 지명을 간절히 원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댈러스의 칼라일 감독은 평소 2대2플레이를 잘 활용하는 감독으로 정평이 나있어 칼라일 감독과 돈치치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효과를 낼지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리그 정상급 스크리너인 조던의 합류도 2대2플레이에 강점이 있는 돈치치에겐 또 하나의 호재. 같은 유럽출신인 노비츠키가 NBA 생활에 대해 조언을 해줄 수 있다는 점도 돈치치의 입장에선 든든할 것이다. 이미 노비츠키도 신인드래프트 개막 전부터 “돈치치는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다”라는 말로 돈치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는 후문.
다만, 세상의 모든 선수가 완벽할 수 없듯이 돈치치에게도 약점은 있다. 바로 NBA 리그 평균에 비해 떨어지는 운동능력이다. 이는 돈치치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의 유럽출신 가드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다. 유럽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명성이 자자했던 밀로시 테오도시치(31, 196cm)도 2017-2018시즌 떨어지는 스피드 등 운동능력에 약점을 드러내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테오도시치는 2017-2018시즌 정규리그 45경기에서 평균 25.2분 출장 9.5득점(FG 41.9%) 2.8리바운드 4.6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데 그치는 등 유럽에서 뛰던 시절의 명성과는 달리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며 올 여름 방출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돈치치의 운동능력은 백인 선수치고 좋은 편에 속해 유럽리그에서 뛰는 것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NBA는 다르다. 특히, 민첩함이 떨어지고, 사이드스텝의 속도가 느려 돈치치가 같은 포지션의 빠른 선수들을 수비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 또, 201cm에 99kg로 신체적인 조건은 좋지만, 아직은 힘과 포스트업 수비에 대한 요령이 부족, 미스매치 상황으로 만들어진 인사이드 수비에 약점을 보이는 것도 돈치치가 앞으로 고쳐나가야 할 점이다. 다만, “돈치치의 운동능력이 극악이 아니고, 무엇보다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운동능력에 관해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주장하는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도 만만치 않다.
돈치치는 레알 마드리드가 스페인 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면서 이번 신인드래프트 워크아웃에 불참해야했다. 더불어 댈러스와 레알 마드리드간의 바이아웃 협상이 지난 10일에야 마무리되면서 올 여름 서머리그까지 불참하게 됐다. 칼라일 감독은 올 여름도 돈치치의 슬로베니아 집으로 찾아가 그의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기로 계획했다는 후문. 돈치치가 트레이닝캠프 개막 전까지 슬로베니아에 머물면서 휴식과 개인훈련을 병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돈치치가 과연 NBA 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는 기량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리게 됐다.(*바이아웃 협상의 체결과 동시에 댈러스와 정식 계약을 맺은 돈치치는 등번호로 77번을 선택했다)
돈치치와 함께 2017 유로바스켓 우승을 이끈 드라기치는 “흔히 천재라고 평가받는 선수들은 어린 시절 주변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관심에 환호에 취해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들이 많았다. 그들은 최고라는 찬사에 취해, 노력을 게을리 했고, 결국 성인레벨로 올라섰을 때,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사라진 경우들이 많았다. 하지만 루카에겐 그럴 일들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루카는 어릴 때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항상 부족함을 느꼈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NBA 입성 후에도 루카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다”는 말을 전하는 등 돈치치가 2018-2019시즌 댈러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좌우할 비밀병기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사진-점프볼 DB, NBA, 유로리그, NBA.com(*슛 차트) 제공
2018-07-12 양준민([email protected])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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