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사 지키고, 내부 잡음 잦아들고…'우주의 기운' 몰리는 인천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뒤늦은 2연승으로 '생존왕 부활'을 선언한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에 시즌 막판 '우주의 기운'이 몰리고 있다.
이달 초만 해도 홈인 인천축구전용구장에는 장마철 날씨처럼 암울한 기운만 가득했다.
정식 감독 없는 선수단은 10경기가 넘게 1승도 올리지 못하며 압도적인 꼴찌로 곤두박질쳤다.
구단은 이임생 전 수원 삼성 감독과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불발되는 등 여러 '헛발질'로 팬들의 신뢰를 잃었다.
고참 선수들이 코치진 말을 대놓고 무시한다거나, 경영진 사이에 불화가 심각한 지경까지 갔다는 등 선수단과 구단을 가리지 않고 잡음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정식 감독 선임이라는 첫 매듭을 풀자, 인천은 극적으로 '정상화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2010년대 중반 제주 유나이티드의 중흥을 이끌었던, 조성환 감독 부임 뒤 최근 2연승을 포함, 2승 1패의 상승세다.
특히, 지난 주말 직접적인 강등권 경쟁 상대인 수원 삼성과의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1-0으로 이긴 것은 의미가 크다.
인천의 순위는 여전히 최하위인 12위에 있으나, 11위 수원과 격차가 승점 3점 차로 좁혀졌다.
여기에 인천의 올 시즌 총 득점 10골 중 4골을 책임진 스트라이커 무고사가 대표팀에 차출되는 대형 악재도 운 좋게 피했다.
몬테네그로 축구협회는 9월 A매치 기간에 열릴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조별 리그 경기를 앞두고 무고사를 대표팀에 차출키로 한 바 있다.
무고사가 대표팀 경기를 마치고 국내에 돌아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2주간의 자가격리를 거쳐야 해 1부 잔류를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인천으로서는 타격이 매우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이 국가 간 이동 시 5일 이상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선수는 대표팀 소집에 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를 두기로 25일 결정하면서 무고사는 공백 없이 인천을 위해 뛸 수 있게 됐다.
인천 입장에서 FIFA의 이번 결정은 '행운'이나 마찬가지다.
여기에 시끄럽던 구단 내부도 안정을 찾는 모양새다.
전달수 인천 대표는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이달 중순 박남춘 구단주에게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수원전 승리 뒤 인천 주장·부주장인 이재성과 김도혁, 시민주주연합 대표, 서포터즈 대표 등이 전 대표 사무실을 찾아 사퇴를 만류하자 마음을 돌렸다.
팬들이 경영진 사퇴를 만류한 것은 국내 프로축구계에서 매우 보기 드문 일이다.
기업 구단인 제주, 전남 드래곤즈가 2부로 강등되는 동안, 그보다 허약한 인천은 늘 1부에서 살아남았다.
올해도 '우주의 기운'이 인천으로 몰리는 모양새다. 뜨겁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인천 팬들의 가슴은 점점 빠른 속도로 뛰고 있다.
정신 차린 인천은 오는 29일 상주 상무와의 원정 18라운드에서 3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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