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윤진만 기자= ‘우리는 VIP 한 분만 성심성의껏 모십니다.’
사우샘프턴에 있어 리버풀은 VIP, 아니 VVVIP다. 엄청나게 중요한 고객이라는 뜻이다. 일반 클럽들은 고개를 갸웃할 만한 가격표를 달아놓아도 선뜻 지갑을 연다. 수비수 버질 반 다이크를 세계 수비수 이적료 신기록인 7500만 파운드(현재 환율 기준 약 1079억원)에 사갔다. ‘그 금액이면 (전성기의)가레스 베일 1명, 모하메드 살라를 2명 사겠다’는 일부 반응도 있지만, 이미 결제는 끝났다. 참고로 지난여름 AS로마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살라의 이적료는 3400만 파운드(약 489억원)다.
사우샘프턴이 리버풀을 본격적으로 모시기 시작한 건 2014년부터다. 아담 랄라나, 데얀 로브렌, 리키 램버트, 나다니엘 클라인, 사디오 마네가 차례로 안필드에 입성했다. 28일 이적을 확정한 반 다이크는 3년 사이 리버풀이 영입한 6번째 사우샘프턴 선수다. 랄라나, 클라인, 마네의 기여도에 만족한 리버풀 구단 수뇌부가 사우샘프턴만 들여다봤거나, 아니면 수준급 센터백을 물색하다가 반 다이크만 눈에 들어왔거나 둘 중 하나다.
두 팀 사이에 오간 이적료만 무려 1억7150만 파운드(약 2468억원). 사우샘프턴이 장사 수완을 발휘한 결과다. 사우샘프턴은 마음이 떠난 반 다이크를 지난여름 이적시킬 수도 있었다. 당시에도 책정된 이적료는 6000만 파운드(약 863억원)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결정을 내리지 않고, 부상 없는 선수를 명단에 제외하는 강수까지 두면서 리버풀과 줄다리기를 했다. 결국 급한 쪽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빅4’를 목표로 잡은 리버풀은 당장 수비 불안을 해결해야 했다. 빅딜이 성사된 배경이다.
프리미어리그 공격수 출신이자 ‘BBC’ 분석위원으로 활동 중인 앨런 시어러는 “반 다이크는 좋은 선수이긴 하지만, 7500만 파운드의 가치가 있는 선수는 아니다”라고 했다. 리버풀 들으라는 소리이지, 사우샘프턴을 겨냥한 얘기라고 보기 어렵다. 사우샘프턴은 조용히 미소지으며 다음에 어떤 선수를 보내면 좋을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사진= 다시 만난 마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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