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윤진만 기자= “맨시티는 매우 훌륭한 팀인 데다 운도 따라주고 있다. 축구의 신이 그들 뒤에 있다.”
조세 무리뉴 맨유 감독은 지난 11일 맨체스터더비에서 1-2 패한 뒤 이같이 말했다. 경기에서 드러났듯이 맨시티가 한 차원 높은 실력을 지닌 것은 분명하지만, 두 차례 실점으로 직결한 로멜루 루카쿠의 걷어내기 실수 덕도 봤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순순히 너 잘 났다고 인정할 무리뉴가 아니다.
맨시티가 ‘훌륭한 팀’이라는 데 이견은 없을 듯하다.
영국 언론은 2004년 아스널, 2005~2007년 첼시, 2008년 맨유와 견주기 바쁘다. 맨시티는 19라운드 현재 리그에서 16연승을 달리며 2위 맨유와 승점차를 11점으로 벌렸다. 반환점도 돌지 않은 시점에 우승은 떼놓은 당상이란 말이 나온다. UEFA챔피언스리그, FA컵, 리그컵도 진행 중이어서 4관왕도 가능하다.
여기에 ‘행운의 신’까지 그들과 함께한다.
맨시티는 1.5군으로 레스터시티를 물리치고 카라바오컵(리그컵) 4강에 올랐다. 하루 뒤, 준결승 상대가 2부 클럽 브리스톨시티로 결정 났다. 브리스톨이 21일 맨유를 2-1로 제압하면서다. 맨유가 올라왔다면 내년 1월 맨체스터더비를 두 차례 더 치를 뻔했다. 더비가 지니는 긴장감, 체력 소모 등을 고려할 때 그리 반길 일은 아니었을 것 같다.
게다가 또 다른 4강 진출팀에는 첼시와 아스널도 있었다. 브리스톨을 만날 확률은 33.3%였던 셈.
앞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다소 행운이 따랐다. 바르셀로나(vs첼시) 유벤투스(vs토트넘)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수월한 스위스 클럽 바젤과 16강 대진이 성사했다. 맨유(vs세비야) 리버풀(vs포르투)도 첼시, 토트넘을 보며 미소 지었겠지만, 바젤보단 더 까다로운 팀을 상대한다고 봐야 한다.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한 맨시티도 언시드 팀이지만 우승후보로 꼽히는 레알마드리드, 유벤투스, 바이에른뮌헨과 만날 수 있었다.
맨시티는 내년 1월 3일부터 11일까지 8일 동안 왓포드(리그) 번리(FA컵 3R) 브리스톨(카라바오컵 4강 1차전)과 3연전을 연달아 홈에서 갖는다. 원정 이동 없이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15일 안필드 원정이 덜 부담스러울 법하다.
리그가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컵대회에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더 많은 변수가 발생하겠지만, 현시점에서 맨시티가 걷는 길에 가시는 보이지 않는다. 잘 되는 집안의 전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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