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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섭의 하드아웃] '노장은 죽지 않는다' 38세 유한준의 힘찬 날갯짓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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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2 (수) 08:22

                           
38세 베테랑 타자 유한준이 놀라운 타격 페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유한준은 4할 타율 이상을 기록하며, KT 위즈 타선을 이끌고 있다.
 


 
[엠스플뉴스]
 
KT 위즈 유한준이 폭풍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2016년 KT로 이적한 유한준은 지난해까지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기량이 점점 하락하고 있다”는 소릴 듣기도 했다. 넥센 히어로즈 때 선보였던 호쾌한 타격이 KT에선 그리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 유한준은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며,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어가고 있다. 
 
유한준의 시즌 초반 활약은 ‘놀라움’ 그 자체다. 5월 2일 기준 유한준은 타율 0.430/ OPS(출루율+장타율) 1.203/ 9홈런/ 29타점을 기록 중이다. KT 이적 후 최고 페이스다. 
  
‘3년 전 그때처럼’ 환골탈태한 38세 베테랑 유한준
 
 


 
2014, 2015년 유한준은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넥센 소속이던 유한준은 ‘넥벤져스 1기’의 주축 멤버로 활약하며, 2년 연속 20홈런-90타점 이상의 괴력을 뽐냈다. 
 
빛나는 활약은 FA(자유계약선수) 대박으로 이어졌다. 유한준은 2015년 겨울 4년 총액 60억 원에 KT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FA 계약 이후엔 ‘골든 글러브 수상’이란 보너스까지 뒤따랐다.  
 
유한준을 바라보는 KT 팬들의 기대감은 커졌다. 구단 역시 유한준을 ‘KT 탈꼴찌를 이끌 승부사’로 점찍었다. 하지만, 유한준은 2014, 2015년보다는 다소 불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으로 KT에서의 2년을 보냈다. KT 역시 숙원인 '탈꼴찌'에 성공하지 못했다. 
 


 
표면적인 성적이 나빴던 건 아니다. 유한준은 KT에서 보낸 두 시즌 동안 '10홈런-60타점 이상'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건 유한준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KT 김용국 수석코치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유한준이 제 몫을 못 한 게 아니”라면서도 “시즌 후반부터 타격감이 살아나는 게 다소 아쉬울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제 더는 ‘시즌 초반 활약이 아쉬웠던' 유한준은 없다. 올 시즌 초반 유한준은 보란 듯이 4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유한준은 수줍은 표정으로 “‘4할 타율 유지 비결’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어느 때보다 컨디션이 좋고, 운도 따라주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4할 타율’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채종범 타격코치 “유한준, KT 타선의 기둥”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KT 채종범 타격코치는 “유한준이 중심 타선에서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며 뿌듯해했다. 채 코치는 유한준을 “자신의 문제점을 스스로 찾은 뒤 반드시 그 문제점을 수정하는 타자”라고 평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유한준의 리듬이 달랐어요. 예년과 다른 기운을 풍겼죠.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가장 다른 게 있다면 역시 '자기 관리'입니다. 세심한 관리가 올 시즌 초반 맹활약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채 코치의 분석이다. 
 
넥센 시절 유한준의 전성기를 지켜봤던 KT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 역시 유한준의 '철저한 자기 관리'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 코치는 “유한준이 겨울부터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선 유한준이 '나이가 들어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것 같아 흐뭇합니다. 지난 2년간 KT에서 유한준이 어떤 방식으로 훈련했는지 솔직히 잘 알지 못해요. 전 넥센에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KT에 와서 보니 넥센 시절 '리그를 대표하는 중심 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유한준은 '노력이 재능보다 앞설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모든 선수의 롤모델'입니다.” 
 
 
유한준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언론 인터뷰를 포함한 모든 외부 접촉을 피한 채 훈련에만 집중했다. 스프링캠프가 지나고 기자는 그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다.
 
“스프링캠프 때 올 시즌 개인 목표를 수첩에 몰래 적어봤어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훈련에만 몰두해보고 싶었습니다." 돌아온 유한준의 답변은 그랬다.
 
유한준은 “개인 목표는 없다. ‘5할 승률과 5강’이란 팀 전체의 목표를 달성하는 게 우선이다. 그렇게 어려운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팀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전진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 KT의 슬로건은 'Hi Five'다. '5할 승률-5강'이란 목표가 담겨있는 메시지다. 과연, 시즌 초반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노장’ 유한준이 KT의 ‘Hi Five(5할 승률-5강)’란 숙원을 풀 선봉장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장은 죽지 않았다.
 
이동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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