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가장 부지런히 그라운드 위를 뛰어다닌다. 아직은 곧바로 포수 마스크를 쓰고 뛰어나간다 해도 어색하지 않다. 두산 베어스 조인성 신임 배터리코치의 얘기다. 리그 최강 두산 포수진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픈 조 코치의 다짐을 들어봤다.
[엠스플뉴스=광주]
아직까진 코치라는 직함이 어색하다. 그래도 제법 두산 베어스 유니폼이 익숙해졌다. 게다가 ‘바로 마스크를 써도 되지 않냐’는 농이 나올 정도로 열심히 그라운드 위를 뛰어다닌다. 두산 조인성 신임 배터리코치 얘기다.
조 코치는 지난해 20년간의 현역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조 코치는 지도자 연수 없이 곧바로 두산 1군 배터리코치로 선임되는 파격 인사의 주인공이 됐다.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두산 김태형 감독의 과감한 결단이 보여준 결과였다.
선수가 아닌 코치로서 떠난 첫 스프링 캠프는 어려우면서도 즐거웠다. 부족함을 분명히 느꼈지만, 조 코치는 다음 캠프에선 더 잘할 수 있겠단 자신감도 얻었다. 무엇보다 양의지와 박세혁 등 두산 포수들과의 호흡이 좋았기에 올 시즌 결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나름대로 준비는 했지만, 많이 부족했다. 지도자라는 길은 정말 힘들고 험난한 일 같다. 그래도 감독님과 다른 코치님들께서 조언을 많이 해주시고 잘 챙겨주셔서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캠프에서 미리 구상한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다. 선수들과 절충해야 할 부분도 있었는데 나를 잘 따라줘서 다행이었다.” 조 코치의 말이다.
김 감독은 코치의 역할에 대해 “나는 ‘안전빵’을 싫어한다. 과감하게 자신의 야구 이론을 내세울 수 있어야 한다. 감독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조 코치는 김 감독이 바라는 적극적인 코치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노력했다.
조 코치는 “ 감독님께선 특별하게 주문하신 거 없이 내 소신대로 지도하라고 하셨다. 20년 동안 현역 생활을 해오면서 느낀 여러 가지 부분을 고려해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예전과는 다른 부분이 있기에 의견이 안 맞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도 선수들이 하루하루 스트레스를 안 받고 즐겁게 훈련하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조인성 코치 “포수의 가장 큰 미덕은 희생”
조인성 코치가 강조하는 포수의 미덕은 희생이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양의지·박세혁으로 이뤄진 두산 포수진은 KBO리그 최강 전력으로 꼽힌다. 캠프 내내 이들의 뛰어난 기량을 지켜본 조인성 코치의 얼굴은 한층 더 밝아졌다.
조 코치는 “(양)의지는 국가대표지 않나. 나무랄 곳이 없는 포수다. 지난해 부상이 아쉬웠는데 올 시즌엔 준비를 정말 잘해서 시즌 시작부터 잘 풀릴 거로 믿는다. 박세혁도 다른 팀에 가면 주전으로 충분히 뛸 수 있는 아까운 포수다. 불만 없이 자기가 맡은 역할을 묵묵히 하더라. ‘출격’이라고 하면 바로 나가는 항상 준비된 선수가 바로 박세혁”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의지와 박세혁도 조 코치와 함께 보낸 캠프가 유익했다고 입을 모았다. 양의지는 “조 코치님과는 현역 시절 때부터 대화를 많이 나눴다. 그래서 큰 어려움 없이 편안하게 같이 훈련했다. 항상 질문하시면서 컨디션을 배려해주셨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박세혁도 “궁금했던 점을 캠프 내내 물어봤는데 현실적으로 도움 되는 조언을 많이 얻었다. 시즌에 들어갔을 때도 더 많은 도움을 조 코치님께 얻어야 할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앉아 쏴’와 같은 현역 시절 조 코치 특유의 기술을 두산에서 보는 건 힘든 분위기다. 조 코치는 “기존 포수진의 각자 장점이 있는데 그걸 무시하면 안 된다. 나만의 노하우를 얘기해줄 순 있지만, 기존의 스타일을 완전히 바꿀 필요는 없다. 서로 동등한 시선에서 선수들을 보고 도와주려고 한다. 물론 도루 저지율을 높이는 게 욕심나긴 한다”라며 미소 지었다.
조 코치는 포수의 미덕으로 항상 ‘희생’을 강조한다. 포수라면 언제 어디서나 항상 희생할 준비가 돼야 한단 뜻이다. 조 코치는 “포수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희생’이다. 시간적인 투자는 물론이고, 경기장 안에서 한 발짝 더 뛰면서 한 번 더 움직여서 공을 막아야 한다. 물론 힘들 수밖에 없지만, 나름대로 그 속에서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내가 돕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아쉬움과 희망을 고루 본 조 코치의 첫 캠프였다. 조 코치는 더 공부해야겠단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조 코치는 “야구는 정말 어렵단 걸 다시 느꼈다. 코치로서 첫 번째 캠프에서 많은 걸 배우고 느꼈다. 더 공부해야겠단 다짐을 강하게 했다. 선수의 어떤 질문이든 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잘 조언해주고 싶다. 또 내년엔 더 나은 캠프를 보낼 수 있겠단 자신감도 생겼다. 우선 두산 팬들에게 올 시즌 성과를 잘 보여주고 싶다”고 굳게 다짐했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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