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구장 마운드 선 니퍼트 "두산-kt PO, 기다려진다"
준PO 1차전 시구자로 나서 한국말로 팬들에게 인사
두산 황금기 함께한 '영원한 에이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영원한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9)가 다시 잠실구장 마운드에 섰다.
두산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3전 2승제) 1차전 시구자로 니퍼트를 초대했다.
두산의 홈팀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니퍼트는 1루, 3루는 물론 외야 관중석을 향해 90도로 인사한 뒤 "안녕하세요. 두산 니퍼트입니다"라고 또박또박 한국말로 인사했다.
니퍼트는 이어 "홈에 와서 기분 너무너무 좋았어요. 두산 화이팅"이라며 준비한 한국말 인사를 매끄럽게 끝낸 뒤 과거 영광을 누린 잠실구장 마운드에서 힘차게 시구를 했다.
니퍼트는 두산의 황금기를 함께한 에이스다.
니퍼트는 2011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해 통산 102승 51패,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했다.
2016년에는 최소 경기·최고령 20승 신기록과 함께 정규시즌을 22승 3패로 마무리하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2015년과 2016년 두산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하는 등 포스트시즌 통산 17경기에서 5승 3패 1세이브, 평균자책 3.55를 거뒀다.
시구 뒤에 취재진과 만난 니퍼트는 "작년에도 선수가 아닌 몸으로 잠실구장에 왔었는데, 기분이 조금 묘했다"며 "올해도 선수는 아닌데 준플레이오프에 와서 기분이 좋다"고 잠실구장을 찾은 소감을 밝혔다.
잠실구장에서 포스트시즌을 호령했던 과거의 기억을 취재진이 소환하자 니퍼트는 "좋은 기억"이라며 "과거이긴 하지만 그때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니퍼트는 포스트시즌 첫 경기를 앞둔 옛 동료들에게 "모든 선수가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지금까지 우승을 향해 뛴다"며 "재미있게 경기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덕담을 건넸다.
니퍼트는 시구 제안을 받았을 때 무척 반가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걱정도 됐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혹시라도 팀에 방해가 될까 봐 걱정했다"며 "하지만 구단에서 방역을 철저히 한 것은 물론 선수들과의 접촉을 막아줘서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니퍼트는 두산과 결별하고 2018년 kt wiz에서 한 시즌을 더 뛰며 8승을 더해 102승을 거둔 뒤 유니폼을 벗었다. 외국인 투수 100승은 역대 최초였다.
두산이 이번 준PO를 통과하면 PO에서 kt와 격돌한다.
두 구단에 인연이 있는 니퍼트는 "두산과 kt가 맞붙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두산은 항상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는 팀이고 자신감이 많은 팀이다. 하지만 kt는 처음 올라가서 어린 선수들의 힘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를 것이다. 둘의 대결이 재미있을 것 같고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큰 경기를 앞둔 옛 동료들에게 민폐가 될까 봐 시구 제안을 받고도 연락을 삼갔다는 니퍼트는 "올 시즌은 모두에게 힘든 시즌이었다. 자주 야구장 놀러 와서 경기를 보고 싶었는데, 마침 포스트시즌에 오게 돼서 기쁘다"며 팬들에게도 "선수들이 다 듣고 있으니까 열심히 응원하면 좋은 경기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니퍼트는 조만간 야구 아카데미를 개원할 예정이라며 근황 소개를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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