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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메츠가 카노·디아즈를 영입하려는 이유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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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30 (금) 21:04

                           
[이현우의 MLB+] 메츠가 카노·디아즈를 영입하려는 이유

 
[엠스플뉴스]
 
올겨울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에서 첫 블록버스터급 트레이드가 임박했다.
 
미국 유료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 켄 로젠탈은 30일(한국시간)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뉴욕 메츠와 시애틀 매리너스가 2루수 로빈슨 카노와 마무리 에드윈 디아즈가 포함된 초대형 트레이드를 앞두고 있다. 오늘밤은 어렵지만, 내일 중으로 공식 발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메츠 자체 방송국 SNY의 앤디 마티노, <야후 스포츠>의 제프 파산 등은 카노와 디아즈를 영입하는 대가로 메츠가 보낼 선수를 "제이 브루스와 앤서니 스와잭은 확정적이며 제프 맥닐, 자레드 켈레닉, 저스틴 던 가운데 2명"이라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국과 한국의 메이저리그 팬들 사이에선 '메츠가 또 어리석은 트레이드를 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 주된 원인은 역시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되면서 올 시즌 81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데다가 잔여 연봉이 5년 1억 2000만 달러나 남은 만 36세 2루수 카노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면밀히 검토해보면 이번 트레이드는 메츠의 입장에서도 결코 손해라고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번 트레이드의 주된 목적은 카노가 아니라 디아즈를 영입하는 데 있었으며, 트레이드 대가로 거론되는 메츠의 선수들 역시 대부분 중복 자원에 가깝기 때문이다.
 
메인칩은 카노가 아니라 디아즈
 
 
 
2014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돌풍에서 시작된 '불펜 투수 전성시대'는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2017 스토브리그에서 '3대 FA 마무리 투수'라 불리던 아롤디스 채프먼(5년 8600만)과 켄리 젠슨(5년 8000만), 마크 멜란슨(4년 6200만)은 종전 마무리 투수 총액 기록이었던 조나단 파펠본의 5년 5000만 달러를 아득히 뛰어넘는 계약을 맺었다. 
 
한편, 2019 스토브리그 시장에 나선 크레이그 킴브렐의 계약 규모 역시 4년 7000만 달러(MTR 기준)를 상회할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들의 공통점은 마무리 투수로서 최고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검증된 선수'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대별 성적변화나 불펜이 롱런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험 요소 역시 적지 않다.
 
이들의 최대 5년 연평균 1500만~1750만 달러에 이르는 연봉은 이 모든 요소를 감안한 금액이라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2018시즌 0승 4패 57세이브 73.1이닝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하며 마리아노 리베라 어워드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FA까지 4년간 저렴한 연봉으로 쓸 수 있는 만 24세 특급 마무리 투수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나이대별 성적변화나 부상 위험성에서 채프먼과 젠슨, 킴브렐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충 계산해도 8000만 달러 이상일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디아즈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는 구단은 2022시즌 종료 후 FA가 될 때까지 연봉조정 금액을 합쳐도 4년간 2500만 달러에 그를 쓸 수 있다(시장 가치 8000만 - 실제 연봉 2500만 = 5500만 달러 이득).
 
이런 디아즈를 영입하기 위해 많은 대가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브루스와 스와잭을 보냄으로써 메츠가 얻는 이득
 
[이현우의 MLB+] 메츠가 카노·디아즈를 영입하려는 이유

 
2018시즌 브루스는 94경기에 출전해 9홈런 37타점 타율 .223 OPS .680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심지어 2019시즌 메츠의 주전 외야수 3명은 마이클 콘포토와 브랜든 니모 그리고 (수술 복귀 후) 요에니스 세스페데스가 맡을 예정이며, 1루수로는 도미닉 스미스와 윌머 플로레스가 있을 뿐만 아니라 팀 내 최고 유망주 피터 알론소가 콜업을 앞두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내년 시즌 브루스는 메츠에서 잉여자원에 가깝다. 그런데도 잔여 연봉은 2년 2600만 달러가 남았다. 또한, 불펜 투수인 스와잭은 2018시즌 0승 2패 4세이브 26.2이닝 평균자책점 6.15를 기록하는데 그쳤으나, 2019시즌 연봉은 800만 달러에 달한다. 스와잭 역시 브루스와 마찬가지로 메츠에선 잉여자원에 가깝다.
 
그런데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과 <야후 스포츠>의 제프 파산 등 현지 유력 기자들에 따르면, 이번 카노·디아즈 트레이드에서 메츠가 시애틀로 보내는 선수들 가운데 브루스와 스와잭이 포함되는 것은 기정사실에 가깝다. 그렇게 되면 메츠는 잉여선수 2명을 내주고 2년간 3400만 달러를 아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렇게 아낀 3400만 달러에 디아즈를 영입함으로써 얻은 이득인 5500만 달러를 더하면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메츠가 얻는 금전적인 이득은 약 8900만 달러에 이른다. 한편,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메츠에게 추가되는 금액은 카노의 잔여연봉인 1억 2000만 달러다. 즉, 이런저런 득실을 빼고 보면 메츠는 카노를 5년간 3100만 달러에 쓰는 셈이 된다.
 
후술하겠지만, 이는 메츠로서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메츠가 시애틀에 넘기는 유망주의 가치
 
[이현우의 MLB+] 메츠가 카노·디아즈를 영입하려는 이유

 
물론 지금까지 한 계산에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빠져있다. 바로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시애틀로 건너가는 메츠 유망주들의 가치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러 현지 유력 기자들에 따르면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시애틀로 건너갈 메츠의 유망주는 제프 맥닐(지난해 데뷔), 자레드 켈레닉(팀 내 3위), 저스틴 던(팀 내 4위) 가운데 2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가운데 켈레닉이 메츠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중견수 자원임을 감안했다면 (글을 쓰는 시점에선 아직 트레이드가 확정되진 않았으나) 매우 높은 확률로 맥닐과 던이 시애틀로 가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먼저 맥닐은 지난 시즌 중반 빅리그에 데뷔해 63경기 3홈런 19타점 타율 .329 OPS .852 WAR 2.7승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남긴 2루수다.
 
따라서 맥닐은 시애틀로 이적할 경우 카노의 빈자리를 대체해줄 만한 역량을 갖춘 선수임에는 틀림이 없다. 문제는, 맥닐이 만 25세였던 2017시즌까진 평범한 마이너리거에 지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지난 시즌 평균 타구 속도가 85.2마일(137.1km/h)에 불과했음에도 BABIP는 .359에 달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난 시즌 성적은 '운'이 따른 결과일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우완 투수 던은 93-95마일 정도에서 형성되는 패스트볼과 플러스급 슬라이더를 갖춘 좋은 투수 유망주지만, 선발로 보직을 바꾼 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나이(만 23세)에 비해 체인지업의 완성도와 제구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다른 팀에서는 몰라도 투수 자원만큼은 풍부한 메츠에선 당분간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즉, 맥닐과 던은 둘 다 좋은 유망주지만 메츠로서는 디아즈를 영입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내줄 수 있는 대가이기도 하다. 이는 켈레닉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금지약물 복용자란 이슈를 제외한 카노의 가치
 
[이현우의 MLB+] 메츠가 카노·디아즈를 영입하려는 이유

 
지금까지 내용을 요약하자면 메츠가 카노와 디아즈를 동시에 영입하면서 시애틀에게 주는 대가는 켈레닉을 제외하면 모두 팀 내에선 중복자원에 가깝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리빌딩에 돌입한 시애틀 입장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시애틀 입장에선 브루스와 스와잭이 내년 시즌 반등할 경우 시즌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유망주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편, 평균 타구속도가 느리고 신인치곤 다소 나이가 많다는 불안 요소가 있지만, 지난 시즌 뛰어난 성적을 남긴 맥닐은 리빌딩 팀으로선 매력적인 자원일 수밖에 없다. 또한, 메츠에 비해 상대적으로 널널한 시애틀에서 기회를 듬뿍 받는다면 나이에 비해 발전 가능성이 높은 던이 몇 년 내로 기량을 만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MLB.com 기준 전체 89위).
 
마지막으로 트카노는 금지약물 복용자라는 이슈를 제외하고, 성적만 놓고 봤을 땐 만 35세인 지난해에도 80경기에서 10홈런 50타점 타율 .303 OPS .845 WAR 2.9승을 기록한 2루수다.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된 이후 급격한 기량 하락이  찾아온 전례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카노 최소한 앞으로 2년간은 이에 근접한 성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리빌딩에 돌입한 시애틀로서는 당분간 성적에 목멜 필요가 없기 때문에 굳이 금지약물 복용으로 문제를 일으킨 데다가 잔여 연봉이 잔뜩 남은 카노를 처분하길 원했을 것이다. 반대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메츠로선 금지약물 복용선수 영입을 통한 대외적인 이미지 하락을 제외하면 이번 트레이드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따라서 아직 공식적으로 트레이드가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봉보조를 포함한 구체적인 사안을 확인하기 어렵지만, 현시점에서 봤을 때 이번 트레이드는 어느 한 쪽이 일방적인 우위를 보이는 트레이드라기보단 리빌딩을 해야 하는 팀과 포스트시즌에 도전하고 싶은 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뤄진 트레이드에 가까워 보인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 트레이드의 진정한 성패는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 수 있겠지만 말이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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