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해결사' 양효진 "조금만 방심하면 겉으로 드러나더라고요"
"'점프를 조금 살살 할까'라고 마음먹으면 결과가 나빠져…초심 유지"
(수원=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헤일리 스펠만(등록명 헤일리)의 합류로 부담을 덜었던 양효진(30·현대건설)이 다시 바빠졌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뛸 수 있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고 '득점 많은 센터'의 역할을 받아들였다.
현대건설은 1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3-1(25-18 21-25 25-19 25-20)로 꺾었다.
이날 경기 최고 득점자는 양효진이었다.
양효진은 블로킹 6개를 잡고 특유의 시간차 공격으로 상대 진영을 유린하며 29점을 올렸다. 양효진의 올 시즌 개인 최다 득점(종전 28점)이다.
이날 헤일리는 13점, 공격 성공률 34.61%로 다소 부진했다.
그러자 세터 이다영은 고비 때마다 양효진에게 공을 올렸다. 양효진은 64.7%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팀에 귀한 승점 3을 안겼다.
경기 뒤 만난 양효진은 "원래 내 역할이 측면 공격이 좋을 때는 (미끼처럼) 가운데에서 그냥 뛰고, 측면이 막히면 가운데에서 직접 공격하는 것"이라며 "다영이가 확실히 시야가 넓어졌다. 오늘 경기 초반에 측면 공격이 막히자, 나를 많이 활용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양효진은 헤일리가 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20득점 이상을 자주 했다. 당시 외국인 선수 마야가 다리 통증으로 고전했고, 양효진은 다른 팀 센터와 달리 주포 역할까지 해야 했다.
헤일리가 합류한 뒤, 양효진의 공격 부담은 줄었다. 그러나 이날처럼 헤일리가 부진할 때는 다시 양효진의 공격 비중이 커진다. 양효진은 헤일리 합류 후 처음으로 20점을 넘겼다.
사실 양효진은 예전부터 '득점력을 갖춘 센터'로 꼽혔다. 소속팀 현대건설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많은 득점을 한다.
양효진은 "내가 이 정도 위치까지 온 걸,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가끔 지칠 때는 '점프를 조금만 살살 할까'라고 마음먹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꼭 겉으로 드러난다. 결과도 나빠진다"며 "어릴 때는 정말 경기에 출전하는 게 즐거웠다. 지금도 그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16일부터는 대표팀에 합류해 2020년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준비한다. 양효진은 "15일까지 소속팀에서 경기를 치르고, 16일 오전에 진천선수촌으로 간다"며 "너무 빡빡하다"고 웃으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효진은 거듭 "내가 이 자리에서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라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물론이고, 한국 여자배구 전체가 초심을 잃지 않는 양효진에게 고마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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